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246

셋째

셋째 온 지구가 코로나로 숨죽인 작년 또 하나의 생명이 잉태되어 뜨거운 여름 아름다운 가을 눈 많이 내린 겨울 지나고 나무의 새싹이 움트고 생명이 약동하는 계절에 새 하늘 열리고 새 땅이 솟아 귀한 새 생명이 오다 육년전 하나님은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가을 어느 날에 한쌍의 남녀를 짝지어 사랑과 평강의 가정 만드시더니 하나의 별이 오고 또 하나의 별이 오더니 그리고 세번째 별을 보내시다 하나님의 부름으로 세상에 오게 하니 부모의 기쁨이 되고 세상의 희망과 웃음이 되고 하나님께 영광이 될지어다 하나님이 축복하신 이 가정이 물댄 동산이요 푸른 감람나무요 무성한 가지요 물이 끊어지지 않는 샘이 되어 하나님이 좌정한 망대요 높은 산성이어라 축복과 은혜가가 흐르는 큰 강물어어라 2021.2.20 -------- ..

봄을 부르는 새 소리

봄을 부르는 새 소리 여느 때처럼 정해진 시간에 건지산 산행을 나서다. 오송지로 들어서자 작은 야산에서 꿩 우는 소리가 요란하다. 한 마리가 아니다. 두 마리가 합창을 한다. 어디서 우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낮은 포복으로 산에 오르다. 산행에 정신 없다 보니 이곳은 오를리 만무하다. 조금 올라 가니 우는 소리가 그친다. 내가 다가 오는 소리를 들었나 보다. 바로 포기하고 가던 길 로 가다. 오송지 물가에 드리워진 나무 사이로 큰 새가 웅크리고 앉아 있다. 봄 여름이면 이 저수지에서 노는 새가 있다. 왜가리다. 왜가리 한 마리가 몸을 슴기고 있다. 한참을 바라보다. 나늘 생각을 않는다. 한참 후에 공중으로 오르면서 유연한 날개를 뽐낸다. 멋진 바행 자연은 찍질 못하다. 오송 저수지에서는 겨우내 옴츠린 몸을 ..

가방

가방 사람에게는 손때 묻은 애장품 하나 둘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나에게 가방이 그런 존재다. 나에게는 앙증맞은 가방 하나가 있다. 정확하게 언제부터 사용했다고 꼬집어 말할 순 없지만 이십년 가까이 쓴 서류 가방이 있다. 현직에 있을 때는 매일 그 가방을 들고 출근을 하다. 책 한권이라도 넣어 출근해야 마음이 위안을 얻다. 그 가방으로 성경책과 찬송가와 큰 노트 또 필기구를 많이 넣어 정성으로 주일 예배와 매일 다니는 새벽 기도회에 가지고 다니다. 그런데 육개월 전 사모님이 가방 하나를 선사한단다. 그동안은 내가 가방을 가지고 다니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가방이라고 칭찬 아닌 칭찬을 듣다. 선사 받을 가방은 내 취향이 아니어서 정중히 사양을 하다. 설연휴 마지막 날이고 토요일이다. 점심을 먹고 아내와..

건지산 부엉이

건지산 부엉이 부엉이는 좀체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새다. 오늘 가까스로 부엉이의 실체를 희미하게 느껴보다. 오늘도 건지산을 걷다. 가끔 들르는 언덕배기에 도착하는 순간 과수원 안에 세워진 철제 폴 꼭대기에 앉았다가 순간 뭐가 나는듯 하다. 눈을 들어 보니 큰 새같은 물체가 날개짓을 하고 유유히 나무 숲을 향해 나는 것이다. 요즘은 부엉이가 과수원 근처에서 부엉 부엉하고 운지가 일주일 정도여서 순간 부엉임을 직감하다. 전에는 장덕사 뒷길을 걷노라면 좀 가까운데서 부엉이가 울길래 나는 높은 산 깊숙한 산에서나 우는 줄 알았다가 부엉이가 우리 가까이에서 논다는 것을 알게 되다. 그래서 보름전쯤엔 새벽에도 캄캄해서 부엉이 가 계속해서 우는 것을 알았다. 하도 신기해서 울음 소리를 녹음해보다. 손자에게 들려주고 ..

이상하게 찍힌 사진

이상하게 찍힌 사진 새벽 건지산행을 하다. 좀 추운 날씨다. 그래도 열심히 한다.이른 새벽이라 아직도 캄캄하다 보니 빛을 멀리서도 볼 수 있다. 오송지를 지나다 멀리 보이는 아파트가 맛져 보여 사진을 찍다. 그런데 오후 찍은 사진을 보고 깜짝 놀라다. 빛이 추상화처럼 찍혀 있는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초점이 잘 안 맞으면 흐려 보이거나 비슷한 물체가 보이는데 이건 상상하기 힘든 현상이다.

꼬막 요리

꼬막 요리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 있다. 나도 좋아하는 음식이 있다. 나는 식성이 좋아 어느 음식이든 가리지 않는다. 요즘처럼 겨울이면 쉽게 구할 수 있는 꼬막을 이용해서 하는 요리를 좋아한다. 아내가 마트를 가잔다. 컨디션도 좋치 않는데 마트를 가자는 것은 이유가 있다. 대전에 있는 아들 집을 이번 주말 반찬을 해가지고 가야해서다. 그동안 주기적으로 아들 내외가 손자들 키우면서 직장일 하느라 조금이라도 일손을 덜어 주려는 뜻에서 반찬을 해다 주었다. 그런데 요즘 뜸했는데 어제 갑자기 며느리가 SOS를 친 것이다. 이월 셋째 손자 출산을 앞두고 여러 가지로 약간의 어려움이 있어 두 어린 손자들 반찬도 해다 준다는 뜻에서 대전을 가기 위해 필요한 식재료를 사기 위해서다. 먼저 농수산물 센터에 있는 D마트를..

눈길 걷기 만보

눈길 걷기 만보 새벽에 일어 나니 온 세상이 하얗게 눈으로 덮히다. 제법 많은 눈이 내리다. 새벽 예배를 드리고 와선 건지산으로 향하다. 아내는 영상으로 드려서 집에 오니 깨어 있었다. 무장을 하고 나선 나를 보고 '내가 무슨 일을 하면 도와주지도 않는데 무슨 충성이냐'고 한다. 그 말을 뒤로 하고 단단히 마음 먹고 나서다. 내가 생각해봐도 미쳐도 단단히 미치다. 오늘은 멀리 돌고 싶었다. 눈길을 밟으면 발이 푹푹 빠진다. 단단히 묶여서 눈이 들어오지는 않을테지만 걱정은 되다. 오송지를 거쳐 대지 마을로 들어서다. 산책하는 사람은 별로 눈에 띠지 않는다. 눈길을 걸으면 사람이 다니는 길로 걸으면 힘이 덜 든다. 아무도 다니지 않는데를 밟으면 눈이 많이 내려 더 힘이 든다. 동물원 뒷편으로 들어서서 건지산..

새해 일출

새해 일출 2021년 새해 아침이다. 기다리던 오늘이다. 왜냐 하면 2020년은 코로나로 모든 사람이 엄청나게 두렵고 힘든 시기를 보내다. 지금도 진행중이어서 끝이 어디인지는 아직 알 길이 없다. 그래서 새해만큼은 코로나가 어서 빨리 극복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코로나 탓으로 송구영신 예배가 신년 첫 새벽 예배로 바뀌다. 새벽 첫 예배로 한 해를 시작하다. 늦게 집으로 돌아와 전보다 좀 늦은 시간에 집을 나서다. 다른 때는 6시 20분 나섰는데 오늘은 6시 40분 넘어 나서다. 오송초를 들러 가볍게 몸을 풀고 오송지를 지나 과수원 언덕배기를 오르니 삼삼오오 모여 있다. 궁금해서 알고 보니 일출을 기다리는 것이다. 집에서 좀 늦게 출발한 것이 일출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거 같다. 나도 질세라 과수원이 ..

첫눈 내린 아침

첫눈 내린 아침 새벽 아파트 문을 나서니 눈이 내리고 있다. 기다리던 눈이다. 어려선 첫눈을 기다리기도 했다. 살다 보니 생활에 찌들려 눈이 오면 오히려 차운행에 지장을 받을까 걱정이 앞선다. 올핸 나도 모르게 은근히 기다리던 눈이다. 눈이 내리니 눈길을 걸으면서도 좋다. 길가로 나서니 가로등에 내리는 눈이 아름답다. 새벽예배를 마치고 교회를 나서니 소나무에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가 반짝거린다. 집에 들러 다시 건지산으로 나서다. 평소 약 한시간 코스로 산행을 하는데 오늘은 눈이 내렸으니 두 시간 코스로 멀리 돌다. 대지 마을을 거쳐 동물원 뒷길로 들어서다. 작은 오솔길은 쌓인 눈으로 큰길보다 위험하다. 용기를 내어 작은 오솔길로 들어서다. 아무도 다니지 않아 조심스레 살펴 걷다. 좀 걸으니 괜찮을성 싶..

갈 길 잃은 꿩 한 마리

갈 길 잃은 꿩 한 마리 새벽에 비가 내리다. 새벽기도회에 갔다가 건지산으로 향하다. 비가 내려 우산을 들고 나서다. 동지를 향해 가다 보니 훤했던 이 시간이 컴컴하다. 오늘은 날씨가 흐려서 더 그렇다. 산보객도 평소에 비해 훨씬 적다. 나는 사람이 덜 왕래하니 좋다. 남 의식하지 않아도 좋으니까. 아직 가로등이 꺼지지 않아 가로등 빛에 투영되는 나뭇잎도 보기 좋고 비바람에 나풀거리니 폰에 한컷 담고 싶어 찍다. 막상 찍고 보면 별거 아니게 보인다. 길 바닥엔 많은 잎들이 떨어져 널브러져 있다. 전엔 한켵 깔더니 제법 낙엽이 수북히 쌓였다. 어디는 플라타너스 잎이 단풍나무 잎이 상수리 나무 잎이 나무에 따라 그 바닥엔 같은 종류의 단풍들이 수북히 떨어져 내려 고운 카펫을 색깔별로 깔아 놓다. 산을 다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