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첫눈 내린 아침

등경 2020. 12. 30. 09:50



















첫눈 내린 아침

새벽 아파트 문을 나서니 눈이 내리고 있다. 기다리던 눈이다. 어려선 첫눈을 기다리기도 했다. 살다 보니 생활에 찌들려 눈이 오면 오히려 차운행에 지장을 받을까 걱정이 앞선다. 올핸 나도 모르게 은근히 기다리던 눈이다. 눈이 내리니 눈길을 걸으면서도 좋다.

길가로 나서니 가로등에 내리는 눈이 아름답다. 새벽예배를 마치고 교회를 나서니 소나무에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가 반짝거린다.

집에 들러 다시 건지산으로 나서다. 평소 약 한시간 코스로 산행을 하는데 오늘은 눈이 내렸으니 두 시간 코스로 멀리 돌다. 대지 마을을 거쳐 동물원 뒷길로 들어서다.

작은 오솔길은 쌓인 눈으로 큰길보다 위험하다. 용기를 내어 작은 오솔길로 들어서다. 아무도 다니지 않아 조심스레 살펴 걷다. 좀 걸으니 괜찮을성 싶어 방심하고 걷다가 크게 엉뎡방아를 찧다. 자칫하면 큰일날뻔 했다.

요즘 로마서 8장 말씀을 외우고 있는데 로마서 8장 말씀을 중얼거리며 걷다.

올핸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보내지만 나름 얻는 것도 내겐 있었다. 고전번역교육원 2년 과정을 거치면서 시경 서경을 얼심히 했다.

또 한게 있다면교회에서 성경일독학교가 열렸는데 구약 신약 다 수료하고 방학을 맞이하자 바로 옥한흠 목사 로마서 강해를 읽고 책속에서 옥목사는 로마서 8장을 늘 암송하셨다는데 그에 힘입어 로마서 8장 말씀을 외기로 맘먹다.

집에 오니 아내가 나에게 '눈이 오니 강아지처럼 기분 좋아?' 하고 빈정댄다. 기다리던 눈이 내려 좋다. 코로나로 힘든 경자년이 끝자락에 와 있다. 새해는 좋은일만 있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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