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옥수수 수염차와 가나 초콜릿

등경 2020. 11. 17. 13:30


옥수수 수염차와 가나 초콜릿

오랜만에 도셔관을 찾다. 코로나로 도서관에 접근 금지 명령이 내려 올핸 도서관에 올 엄두도 못내다가 일부 해제되어 나오게 되다. 지난 주일이다. 정신없이 보내다가 문자 하나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다.

도서관 사물함 키를 반납하라는 문자다. 그날 4시까지 반납해야 하는데 그 때가 6시다. 그날 반납하지 않으면 앞으로 사물함 이용을 제한한다는 문자다. 그걸 보고 바로 달려가 키를 반납하면서 도서관이 일부 오픈됨을 알게 되다.

그렇지 않아도 공부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 고민중이었다. 작년 1년은 도서관에서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올 1월 코로나가 터져 지금까지 제한을 받고 있고 언제 완전 풀릴지는 잘 모른다.

키를 반납하면서 언제 이용 가능하는가를 대충 파악하고 돌아오다. 평일엔 9시부터 열람실 이용이 가능하다. 오전 스터디가 없는 날 화 목 토요일이 이용가능해서 오늘 단단히 마음 먹고 도서관을 향해 나서다.

아무래도 좌석이 평소 이용하는 숫자의 삼분의 일도 되지 않기에 경쟁이 치열할거라 예상하고 도서관 개방 십분전 도착하다.

도서관 문앞에서 우연히 사대부고 제자를 만나게 되다. 작년 내가 섬기는 교회에서 주일 한번 본 제자이기도 하다. 반가왔다. 반갑긴 해도 마스크도 쓰고 불편하기도 해서 긴 얘기는 못나누다.

9시 2분 정문을 들어서서 인적사항을 기록하고 열람실 표를 뽑으려 하니 제자가 와서 도와준다. 그동안 항상 3층을 이용했기에 3층에 올라 지정된 죄석을 찾아 앉고 보니 감회가 새롭다.

그동안 집에서 공부하다가 도서관엘 오니 새로운 기분이 든다. 집에서 하는 공부는 쉽질 않다. 많은 제약을 받는다. 곧 2학기 기말고사가 있다.

한참 공부하고 점심을 먹으려고 창밖을 보니 가을비가 내린다. 곱게 물든 단풍이 이 비에 우수수 질 정도로 약한 비가 아니다. 왠만하면 비를 맞고 집으로 가려다 포기하고 구내식당으로 가다.

얼리베이터를 타다가 오늘의 할인메뉴를 안내한다. 선택의 여지도 없이 김치찌개를 시켜 맛있게 먹고 나오다가 정문에서 마주친 제자를 보다.

나에게 주기 위해 옥수수 수염차와 구운 감자와 가나 초콜릿을 들고 서있다가 나에게 건넨다. 아침 도와준건 만으로도 고마운데 나에게 선물을 주니 미안한 생각마저 든다.

이 제자가 이곳에서 공직생활을 하고 있기에 인정받고 사랑받아 직장생활을 잘 하고 가정의 일이든 건강이든 하나님이 형통의 복으로 채워 주시길 기도한다.

2020.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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