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눈길 걷기 만보

등경 2021. 1. 7. 14:28
















눈길 걷기 만보
새벽에 일어 나니 온 세상이 하얗게 눈으로 덮히다. 제법 많은 눈이 내리다.

새벽 예배를 드리고 와선 건지산으로 향하다. 아내는 영상으로 드려서 집에 오니 깨어 있었다. 무장을 하고 나선 나를 보고 '내가 무슨 일을 하면 도와주지도 않는데 무슨 충성이냐'고 한다. 그 말을 뒤로 하고 단단히 마음 먹고 나서다. 내가 생각해봐도 미쳐도 단단히 미치다.

오늘은 멀리 돌고 싶었다. 눈길을 밟으면 발이 푹푹 빠진다. 단단히 묶여서 눈이 들어오지는 않을테지만 걱정은 되다.

오송지를 거쳐 대지 마을로 들어서다. 산책하는 사람은 별로 눈에 띠지 않는다. 눈길을 걸으면 사람이 다니는 길로 걸으면 힘이 덜 든다. 아무도 다니지 않는데를 밟으면 눈이 많이 내려 더 힘이 든다.

동물원 뒷편으로 들어서서 건지산길을 걷다. 오늘은 넓고 큰 길로 들어서려다 작년부터 디니기 시작한 인쪽 오솔길로 나도 모르게 들어서다.

사람이 디니지 않는 길이다 보니 길이 어딘지도 모르겠다. 어디는 발이 푹빠지기도 하고 비탈길이라 미끄러지기도 하다. 넘어지기를 수없이 하다.

이런 길은 처음 경험한 거 같다. 얼마 전에도 똑같은 코스로 다녀 갔는데 오늘은 눈이 더 많이 내려 걷기가 더 힘들다. 낮은 포복 자세로 자세를 최대한 낮춰 걷다 보니 무릎에 힘이 더 간다.

평소 사람이 적게 다니지만 아무도 이 길은 걷지 않았다.편백나무 숲길로 들어서니 익숙하게 다니던 길이지만 길이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 덕진체련공원을 보니 그린 코트가 하얀 눈으로 덮였다.

좌우지간 오늘처럼 많은 눈길을 걸어본 적도 없다. 마치 미친 사람처럼 눈쌓인 산을 두 시간 정도 헤매고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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