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백 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아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2014.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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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교감샘이 추천하여 외워본 시다. 그런데 12월 8일 '책을 보다'라는 TV프로그램에서 안도현이 쓴 백석평전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백석의 시 이야기를 나눈다. 지난 해는 백석에 대한 정보가 전무했으나 백석시인은 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이란다. 백석은 토속적인 시어로 한국 근대시의 경지를 한 차원 높인 인물이다. 안도현 시인도 20세에 모닥불이라는 시를 접하고 백석을 짝사랑하였다고 한다. 평북 정주에서 1912년 가난한 집에 태어난 시인으로 일본 유학을 다녀왔고 그 시대에 독특한 패션으로 개성이 넘치는 생활을 한 시인이란다. 백석과 여인들의 이야기도 나오고 해방후엔 북한 평양에 머물러 살다가 노동자로 쫓겨나 삼수 갑산에서국영농장 양치기로 살다 84세의 나이로 96년 삶을 마쳤다 한다. 눈도 많이 내리는 요즘 암송하기 딱 알맞은 시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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