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리골레토 오페라 감상

등경 2014. 11. 7. 15:03

수요일(11.5) 퇴근 하면서 교감샘과 대화를 나눈 내용이다. 목요일 익산신광교회에서 오페라 감상이 있으니 기억해두라고 상기시킨다. 오페라를 감상한다니 무얼 잘 모르니까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정말로 평소 감상하기 힘든 오페라를 볼 수 있을지 의문스러워 부인도 시인도 않했다. 설마 쉽게 오페라 감상에 동참하게 될지 나도 몰라서 기다려보기로 맘먹었다.

 

다음 날 목요일 퇴근은 5시에 하다. 일단 차를 신광교회에다 두다. 익산 신광교회는 큰 예배당을 가진 교회다. 익산으로 출퇴근한지도 오래되고 익산교육지원청을 수없이 드나들면서도 교회 예배당 안으로 들어와 본적이 없었다. 이번이 두번 째다. 첫번째는 지난 시월 말에 전북음악중등교사협회에서 해마다 공연을 하는데 이곳에서 했다. 우리 학교 교무부장이신 윤부장이 이 공연에 주역이 되어 솔로로 소프라노 독창을 했다. 평소 노래를 잘 부르는 음악선생님이라 생각했지만 성악을 하니 목소리가 딴 사람처럼 달라지고 무대를 압도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민생고부터 해결해야 했다. 행선지는 중앙동 익산문화예술의 거리다. 윤부장 차에 나와 교감샘, 미술샘인 안선생님 넷이서 문화예술의 거리로 가다. 문화예술의 거리는 익산을 오래전부터 아는 나인데도 첨 들었다.  교감샘이 신문에서 소개되었다고 그곳을 가보자고 해서 이름도 들었다. 찾아 간 곳은 익산의 구도심이고 한 때는 익산 시민들이 생활하던 곳이다. 문화예술의 거리가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이제 문화예술의 거리로 만들자고 깃발만 꽂은 상태다. 옛날 양복점과 금은방, 이용원, 식당 등 시민들이 수없이 이용했던 곳이 도시가 성장하면서 생활중심이 옮겨지고 시민들도 찾지 않고 잊혀진 거리가 되어가다 보니 부활의 차원에서 추억의 거리를 만들어 시민들의 발걸음을 인위적으로 돌려 보려는 몸부림이 시작되었다. 이곳 저곳을 돌다 좀 깨끗한 음식점을 찾다. 중국음식점인데 메뉴에 옛날된장짜장이 있다. 모두 다 한 목소리로 옛날된장짜장을 주문하고 맛있게 먹다. 다시 신광교회로 오다.

 

신광교회에 오니 이곳 저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다. 7시 반 공연이라 시간이 좀 있어서 일단 커피숍으로 가다. 커피 한잔 마시다. 초저녁 잠이 많은 나는 왠만한 재미 거리 아니면 졸기에 졸음 예방책으로 기꺼이 커피 한 잔을 마셔두다. 우리는 VIP석을 찾아 공연장 안으로 들어가다. VIP석, S석, R석이 있는데 우리는 윤부장의 힘으로 VIP석으로 안내되다. 음악을 하는 윤부장이 평소 닦은 공과 덕이 여기 저기 곳곳에서 확인을 해보는 공연이기도 하다. 옛날 가르친 제자를 만나지 않나 음악계의 지인들과 인사를 중간중간에 나누는 모습이 퍽 인상적이었다.

 

맨 앞으로 가기 위해 씩씩하게 앞자리로 향하다. 앞자리가 시원하게 보일 것 같아 그 큰 그레이스 홀에 맨 앞자릴 잡다. 무대 앞 까지 갔는데 스테이지 아래에는 오케스트라단이 자리를 잡았고 우리는 지척에서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연주를 함께 감상할 수 있었다. 7시 반이 되니 공연이 시작되다. 이번 공연은 전북지역 오페라단(서동오페라, 호남오페라단, 뮤직씨어터슈바빙, A&SC)이 주최하고 서동오페라가 주관하는 오페라 ‘리골레토’가 10월 31일부터 11월 6일까지 전주와 군산 그리고 익산에서 공연되는데 11월 7일이 익산지역 공연이다. 오페라는 대부분 이탈리아어로 부르거나 독일어로 부르거나 아니면 프랑스어가 가사이다. 자막이 없으면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울텐데 친절하게 양쪽에 자막이 있어 무대보랴 자막 보랴 부지런을 떠니 오페라를 이해하는 데는 별로 어렵지 않았다.

 

오페라 ‘리골레토’는 베르디의 여러 걸작 오페라 가운데서도 가장 사회비판적 성격이 강한 작품이란다. 줄거리는 꼽추인 어릿광대 리골레토가 딸을 희롱한 바람둥이 영주를 죽이려 하지만 결국에는 딸이 죽게 된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하고 있다.

 

다음은 받은 책자의 리골레토 시놉시스(synopsis)다. '오페라 리골레토는 세상을 삐뚤게 보는 만토바의 어릿광대지만 한편으로는 선량한 아버지인 리골레토와 사랑을 목숨을 버리는 그의 딸 질다 , 바람둥이지만 마냥 미워할 수 없는 만토바 공작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만토바 공작은 대단한 호색가인데, 그의 어릿광대인 곱추 리골레토는 공작의 엽색행각을 도와주는 일을 한다. 공작에게 딸을 희롱당한 몬테로네백작이 분노를 터뜨리지만 리골레토에게 조롱만 당한다. 몬테로네백작은 공작에게 유린당한 딸의 아버지가 겪는 고통을 조롱한 리골레토를 통렬하게 저주한다. 한편 어릿광대인 리골레토는 아무도 몰래 외동딸 질다를 숨겨놓고 있었는데, 질다는 이미 학생으로 변장한 호색가 공작을 좋아하고 있다. 공작의 신하들은 그녀를 리골레토의 숨겨놓은 애인인줄 알고 리골레토를 놀리기 위해 납치해온다. 다음 날 궁전에서, 납치된 딸이 공작에게 농락당한 사실을 안 리골레토는 복수를 결심하고 자객에게 공작을 죽여달라 청부한다. 그러나 공작에게 반하여 공작을 유혹하던 자객의 여동생은 대신 다른 사람을 죽일 것을 오빠에게 제안한다. 이 사실을 엿들은 질다는 공작대신 자신이 희생되기로 결심하고 남장차림으로 자객을 찾아가 죽임을 당한다. 시체가 담긴 자루를 넘겨받은 리골레토는 시체가 질다임을 보고 자신이 저주를 받았다며 오열한다.'

 

오페라 리골레토는 음악에 문외한이라 하더라도 비교적 잘 알려진 오페라다. 주인공은 리골레토, 질다, 만토바공작, 스파라푸칠레, 막달레나 등이다. 성악가들이 무대에 나와 무대를 압도하면서 공연하는 모습은 예술이 늦게사 정말 우리 삶에서 필요하다는 느끼고 있는 나에게 비범하게 보이다. 조연들도 나와서 제 역할을 한다. 평소 초저녁 잠이 많은 나지만 졸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감상하다. 이런적도 없었다. 1막이 약 1시간 여 공연을 하고 나니 중간 쉬는 시간이라고 자막이 뜨고 15분을 쉬다. 곧 이어서 2막이 시작되었고 무대 위헤서 마음껏 성악가들이 목소리를 토해냈고 아래 오케스트라단도 열렬히 연주를 하고 나서 대단원의 막을 내리니 9시 50분경이다. 정신없이 감상했고 오랜만에 문화인이 되어 예술인들의 활약상을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 정말 인생의 특별한 한 페이지를 장식한 날이 되었다. 베스트 드라이버인 교감샘 차로 오늘 본 공연을 일부 복기하면서 밤안개길을 달려 전주로 오다.

 

가을밤을 아름답게 수놓은 오페라 공연을 본 특별한 밤이었다. 너무도 귀한 경험이었고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2014. 11. 7일 오페라 공연을 보고서

하루 지나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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