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선의의 약속 위반

등경 2024. 7. 16. 16:50

선의의 약속 위반
 
오늘 점심 약속을 하다. 지난 주 같은 아파트 사는 장로님이 식사를 하자고 해서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 그 때 내가 삼례 가고 싶은 식당이 있어 이번 주 간다고 하니 흔쾌히 같이 가자고 하여 오늘 점심 약속을 하다. 평소 그 분과 만날 땐 11시 반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만나는 것이 상례였다. 그 때 내가 아내가 치과 치료를 오전에 하니까 11시 반이 아닌 12시 뵙자고 약속을 하다.
 
11시 되기 전 장로님에게 전화가 오다. 11시 20분 만나자는 것을 전 주 약속을 상기하면서 12시 뵙기로 했다고 하니 12시 만나기로 하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11시경 와야 할 아내가 오지 않는다. 그래도 12시 전에는 올 거라 생각했는데 12시가 가까이 되도 오질 않다. 불안하여 아내에게 전화해도 받질 않는다. 받지 않는다는 것은 치료가 계속되는 뜻이어서 치료가 진행 중임을 짐작하다. 두 번 정도 하다가 치과로 직접 전화를 하니 치료가 좀 늦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알고 12시 10분전 다시 장로님에게 전화할 테니 기다리시라고 했다. 그동안은 아파트 밖만 바라보고 다른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마음은 약속을 제대로 지키질 못해서 불안한 생각으로 안절부절 못하다.
 
12시 반이 다 되어서야 아내로부터 전화가 오다. 치과 근처로 와달라고 한다. 12시 반 다 되어서 장로님에게 전화를 하여 내려오시라고 하다. 약속을 해놓고 이렇게 안절부절 못하긴 요근래 첨이다.
 
장로님 부부를 모시고 약속된 곳으로 가다. 아내는 미안하니까 첨에 약속한 곳 말고 근처 식당으로 가자고 한다. 그러나 처음 약속한 곳으로 가다. 가보니 손님은 없다. 지난 봄 단체로 이 곳에 와서 다슬기탕을 맛있게 먹어서 이 곳에 온 적이 있다. 세 사람은 다슬기탕 나는 엉뚱하게 어죽이 있다 하여 어죽을 시키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다. 어죽을 처음 입에 대는 순간 이건 아니다 하는 생각이 들다. 짜기도 하여 어죽 같질 않다. 양은 많으나 국수에다 다른 것들로 많이 채워진 음식이다. 정말 별로라고 생각하다.
 
나는 어죽을 좋아한다. 내가 처음 직장을 생활했을 때 그 곳에서 어죽을 만나다. 무주는 어죽이 유명해서 가끔 먹기도 하고 전문직으로 근무하던 시절 그 근처 업무차 나가면 유명 식당에서 어죽을 즐겨 사먹곤 했다. 이건 어죽도 아니고 국밥 비슷하다. 이 음식을 시킨 내가 잘못이다. 식사가 거의 끝날 쯤 권사님도 조개 앨러지가 있어 수제비만 건져 드시고 맛있게 드시질 않았다. 오늘은 이래 저래 생각한 대로 되질 않다.
 
식사후 종업원이 맛있게 드셔냐 해서 어죽이 좀 이상하다고 하니 손님들은 어죽을 많이 먹는다고 한다. 나는 할 말을 잃다.
 
오늘 점심은 우리가 약속 시간을 많이 어겨서 우리가 내는 게 맞다. 내가 이야기 하기 전 아내가 카운터에 가서 미리 계산을 하다. 나도 우리가 계산 하는 것이 마음이 편했다.
 
다시 시내로 들어와서 차 한잔을 하다. 차 한잔 하고 근처 샵에 가서 지난 주 들려 쇼핑을 했는데 가고 싶어 하셔서 샵에 들르다.
 
처음에는 살 것 없다고 하셨는데 이것 저것 물건을 골라 사다. 오늘은 뭔가 처음부터 꼬이는 것 같아 조마조마 하기도 하고 원했던 음식점이라면 즐거운 맘으로 식사도 하고 돌아왔어야 하는데 뭔가 좀 부족한듯 하여 개운치는 않았다.
 
그래도 서로를 이해하는 점심 나들이였다. 사람은 만나야 서로를 알고 배려를 한다.나도 요즘은 편한 마음으로 점심 외식을 한다. 평소 주중은 명색이 방송대 학생이라고 시간이 있어도 맘이 편칠 않다. 일주일에 이틀은 시민강좌를 들으러 한옥마을에 간다. 방학이 좋긴 하다.
 
2024.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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