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104회 1급 한자 자격 시험

등경 2024. 3. 23. 12:03

2. 24 제104회 1급한자검정시험
 
이월 마지막 토요일 1급한자시험을 보고 시험장을 나오다. 이번에는 합격할 것 같다는 마음이 강하게 든다. 지금까지 1급 시험을 정말 많이 봤지만 오늘처럼 합격할 거 같은 마음이 강하게 든 적은 없었다. 우리 속담에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말이 있는데 그러고도 불합격하면 이게 체면이 뭔가.
 
다른 때는 아니 수없이 써보고 알던 한자어도 한 두개가 아니라 엉터리로 답을 한 것이 너무 많았다. 합격이 어렵다고 이번 기회도 날렸다고 불합격을 예견하고 돌아온 날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른다. 그런데 오늘은 좀 다르다. 제대로 쓰진 못했어도 전에 시험을 치르면서 느꼈던 것과는 다른 마음이 들어서 조심스럽게 합격을 기원해 본다.
 
모아놓은 수험표가 세어보니 열 장이다. 대부분 다 모아 놓았다고 했는데 빠진 것이 있나 싶다. 한 두장 그러면 내가 족히 시험을 열 번도 더 떨어졌다. 가장 오래된 것이 2121.7.10 수험표다. 그전에 한두 번 응시한 것 같은데 수험표는 없다. 코로나가 2020년부터 퍼지기 시작하여 시험이 취소된 적도 있었다.
 
내가 한자 1급에 도전하기로 마음 먹은 것은 2019년 전주 한옥 마을에 있는 고전번역교육원을 다니기 시작한 후다. 번역원 교육과정은 한문을 배우기에 한자는 기본이다. 한자 급수를 땄다고 한문을 잘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자와 약간의 상관 관계는 있다. 한문을 잘 하기 위해 한자 급수를 따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한자 급수를 따면 여러 모로 좋은 것 같아서 였다. 우리 말은 세 가지로 구성되었다. 하나는 토박이말이요 둘은 한자어요 셋은 외래어다. 그중 한자어가 약칠팔십 퍼센트를 차지한다. 한자어는 우리 말과 글 이해에 큰 도움이 된다. 자격증을 따고 싶은 중요한 이유가 있다. 손자들에게 자랑하고 싶다. 그래서 우리 손자들이 한자와 한문에 관심을 갖고 공부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2024. 3. 22 발표일
 
새벽 잠에서 깨다. 더케이지라산 가족호텔을 지인과 같이 어제 와서 1박을 하다. 아내가 잠을 잘 못이루고 뒤척거리다 날을 새는 거 같다. 그런 통에 나도 일찍 깨다.
 
지난 2월 24일 한자 1급 시험을 봤는데 오늘 발표가 있다. 대개 9시 이후 공개가 되어서 일찍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생각을 하다. 그래도 조심스레 확인을 하다. 내 이름과 생년월일과 수험번호를 입력하다. 정말 숨죽이면서 확인하다.
 
‘홍순창님 합격을 축하합니다.’라는 문장이 내 눈에 확 들어오다. 순간 나는 두 주먹을 불끈 쥐다.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2월 24일 시험을 보고 나서는 합격할 거 같은 강한 확신이 들었다. 그 뒤 시간이 흐르면서 틀린 문제가 하나 둘씩 생겨서 이젠 합격도 자신할 수가 없다. 요근래는 지난번 시험보다 성적이 나오지 않을 거 같아 불안해지다.
 
합격과 더불어 점수도 확인하고 싶었다. 168점이다. 백분율 84점이다. 103회때 157점, 102회때도 157점이었다. 전엔 이 점수에도 훨씬 미치지 않는 때도 있었다. 그래도 언젠가는 합격하겠지 하고 끈기를 가지고 도전한 것이 이번엔 합격의 결실을 맺다.
 
수없이 많이 불합격하여 부그러웠다. 아내에게도 체면이 말이 아니고 특히 많이 응원해준 딸에게 미안했다. 너무 일찍 소식을 전해서는 안되어서 7시가 넘어 가족 카톡방에 올렸더니 아들이 축하해주고 딸이 며느리가 축하를 해준다.
 
그동안 나를 몇년간 나를 옥조이던 1급 자격이었는데 일단 큰 산은 넘다. 합격하면 특급에 도전하고 싶었다. 다시 신발끈을 매고 시작하고 싶다.
 
다음에는 이번 처럼 시행착오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 특급은 어렵다. 충분히 준비하고 도전하련다. 한자 1급을 준비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다. 철저히 준비를 해야 한다. 기출 문제도 확실히 익혀두어야 한다. 시험전에는 나름 시험에 대비하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
 
다시 일어서자.
 
2024.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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