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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양씨녀 위응물

등경 2023. 9. 11. 22:51

송양씨녀(送楊氏女) 위응물(韋應物);

 

 

永日方慼慼(영일방척척)出門復悠悠(출문부유유)

 

女子今有行(여자금유행)大江泝輕舟(대강소경주)

 

爾輩苦無恃(이배고무시)撫念益慈柔(무념익자유)

 

幼爲長所育(유위장소육)兩別泣不休(양별읍불휴)

 

對此結中腸(대차결중장)義往難復留(의왕난복류)

 

自小闕內訓(자소궐내훈)事姑貽我憂(사고이아우)

 

賴茲託令門(뇌자탁령문)仁恤庶無尤(인휼서무우)

 

貧儉誠所尚(빈검성소상)資從豈待周(자종개대주)

 

孝恭遵婦道(효공준부도)容止順其猷(용지순기유)

 

別離在今晨(별리재금신)見爾當何秋(견이당하추)

 

居閑始自遣(거한시자견)臨感忽難收(임감홀난수)

 

歸來視幼女(귀래시유녀)零淚緣纓流(영루연영류)

 

 

 

<원문출처> 送楊氏女/作者韋應物 /全唐詩·189

 

本作品收錄於:《唐詩三百首/維基文庫自由的圖書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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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날을 슬픔 속에 지냈는데

 

집 떠나간다니 다시 아득해지는구나

 

 

딸아이 이제 멀리 시집가느라

 

가벼운 배 타고 큰 강을 거슬러가네

 

 

게다가 너희들은 어미도 없었으니

 

어루만져 보살핌에 더욱 온화하게 사랑하였지

 

 

동생은 언니인 너에게 길러졌으니

 

서로 헤어짐에 눈물이 그치지 않는구나

 

 

이 모습 보자니 창자가 맺히지만

 

의리상 가야 하니 다시 붙잡기는 어렵겠지

 

 

어려서부터 어미의 가르침 못 받았으니

 

시부모 모셔야 할 일이 걱정이구나

 

 

다행히 좋은 가문에 널 맡기게 되었으니

 

인자하고 가엾게 여길 분들이라 별탈은 없을게야

 

 

청빈과 검약은 우리가 진실로 숭상하는 바라

 

혼수품 어찌 두루 갖추겠는가

 

 

효도하고 공경하며 부도(婦道)를 따르고

 

용모와 행동거지는 법도에 맞게 하거라

 

 

오늘 아침 이별하면

 

어느 해에 너를 보랴

 

 

한가로이 지내면 시름이야 풀리겠지만

 

이별의 슬픈 마음은 거둘 수가 없구나

 

 

돌아와 어린 네 동생 보노라니

 

떨어지는 눈물이 갓끈 타고 흐른다

 

 

[通釋] 어머니를 잃고 오랫동안 항상 슬픔 속에서 지냈는데, 이제 네가 이 집을 떠난다 하니 내 마음이 다시 아득해지는구나. 오늘 너는 시집을 가려고 가벼운 배 위에 올라 큰 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게다가 너희들은 어려서 어머니를 여의었고, 이 때문에 나는 너희들을 더욱 자애롭고 온화하게 보살폈다. 너는 나를 도와 어린 동생을 돌보았는데, 오늘 헤어지려 하니 너희 두 자매 모두 눈물을 그치지 못하는구나. 이런 정경을 대하자니 나의 마음이 슬프다. 그러나 여자는 장성하면 마땅히 시집을 가야 하는 법, 실로 오래도록 곁에 둘 수는 없는 일이다.

 

너는 어려서 어머니를 여의어 규중의 가르침을 받지 못했으니, 시부모님 모실 일이 참으로 걱정스럽다. 다행히 이번에 너를 좋은 가문에 시집보내게 되었으니, 인자한 시부모님은 너를 가엾게 여기셔서 별 탈은 없으리라 믿는다. 근검절약을 미덕으로 여기는 빈한한 집에서, 어떻게 재물과 종복 같은 혼수를 다 갖추어 주겠느냐. 너는 시집에 가거든 효도와 공경으로 婦道를 따르며, 행동거지는 법도에 맞게 하거라.

 

오늘 아침 우리들 이별하니,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알 수 없구나. 집에서 한적하게 지내다보면 시름이야 달랠 수 있겠지만, 헤어질 때의 모습이 마음에 떠오르니 갑작스레 이 감정을 추스를 수가 없구나. 돌아와 네 어린 동생을 보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갓끈을 적시며 흘러내린다.

 

 

[解題] 이 작품은 건중(建中) 3(782) 혹은 4(783)에 저주(滁州)에서 지은 것으로 위응물이 딸을 시집보내며 쓴 시인데, 그의 딸이 양주(楊氏)에게 시집갔기 때문에 표제를 送楊氏女(송양씨녀)’라고 한 것이다. 중년에 배우자를 잃고 부녀 셋이서 서로 의지하며 살았던 위응물은 당시 큰딸을 시집보내는 정황과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감회를 시 속에서 핍진하게 그리고 있다.

 

두 딸은 어린 시절에 어머니를 잃고 큰딸이 작은딸을 돌보았으므로 두 자매간의 정은 매우 돈독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 언니가 시집을 가니 그들은 자연 헤어지기 어렵고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시인은 이러한 정경(情景)을 대하고 죽은 아내를 떠올리며 이 시를 썼으니 진지하고 깊은 정이 드러나 있다. 한편, 자애로운 아버지로서 시집가는 딸에게 간곡하게 당부를 하는데, 그 말이 의미심장하다. 시 전편이 산문체로 되어 있으며, 조사(措辭)가 질박하고 미사여구나 군더더기가 없어 시인의 감정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

 

 

[集評] 이 시를 읽으면 눈앞에 가득한 (위응물)의 자애로움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고 손에 잡을 수 있을 듯하다. 산곡(山谷:黃庭堅)은 일찍이 도연명(陶淵明)責子(책자)도 이와 비슷하다고 하였는데, 참으로 그렇다.

 

역주

 

역주1> 送楊氏女(송양씨녀) : 양씨녀(楊氏女)는 양씨에게 시집간 위응물의 장녀이다. 위응물의 시집 가운데 양릉(楊凌)과 창화(唱和)한 시가 매우 많은데 아마도 이 딸이 양릉의 처인 듯하다.

 

역주2> 永日方慼慼(영일방척척) 出門復悠悠(출문부유유) : ‘永日(영일)’은 지난 오랜 세월, ‘은 항상, ‘慼慼(척척)’은 슬퍼하고 근심하는 모습, ‘出門은 문을 나와 멀리 떠난다는 뜻이다. ‘다시 부

 

역주3> 有行(유행) : 멀리 가는 곳이 있다, 즉 출가(出嫁)함을 가리킨다. 詩經》 〈邶風(패풍) 泉水(천수), “여자가 시집감은, 부모와 형제를 멀리하는 것이라.[女子有行 遠父母兄弟]”고 하였다.

 

역주4> () : ()와 같으니, 물을 거슬러 올라감을 뜻한다.

 

역주5> 爾輩苦無恃(이배고무시) : ‘無恃는 어려서 어머니를 여읜 것이다. 詩經》 〈小雅(소아) 蓼莪(요아), “아비가 없으니 누굴 믿으며, 어미가 없으니 누굴 의지하리오.[無父何怙 無母何恃]”라고 하였다. 연보(年譜)에 의하면 위응물은 대력(大曆) 12(777), 그의 나이 43세 즈음에 상처(喪妻)하였다.

 

역주6> 幼爲長所育(유위장소육) : ‘()’는 동생, ‘()’은 언니를 뜻한다. 위응물은 자주(自注)에서, “어린 딸은 양씨에게 시집간 딸이 키웠다.[幼女爲楊氏所撫育]”라고 하였다.

 

역주7> 義往(의왕) : 禮記(예기)》 〈內則(내칙), “여자는 …… 스무 살에 시집간다.[女子……二十而嫁]” 하였으니, 의리(義理)상 가야 함을 말한 것이다.

 

역주8> 自小闕內訓(자소궐내훈) : 위응물은 自注에서, “어려서 어머니를 여의었음을 말한 것이다.[言早無恃]”라 하였다. ‘內訓은 어머니의 가르침이다.

 

역주9> 令門(영문) : 좋은 가문. 남편의 집안을 가리킨다. ‘(,)’은 훌륭하다는 뜻이다.

 

역주10> 資從(자종) : 일상생활에 필요한 자료(資料)와 비복(婢僕)인데, 여기서는 혼수품을 가리킨다. ‘()’은 수종(隨從)하는 자이다.

 

역주11> 容止(용지) : 용모와 행동거지를 말한다. 孝經(효경), “용모와 행동거지를 살피며, 나아가고 물러감을 법도에 맞게 하라.[容止可觀 進退可度]” 하였다.

 

[출처] [당시삼백수]송양씨녀(送楊氏女)-위응물(韋應物)|작성자 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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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시 강좌에서 위응물의 송양씨녀를 배우다. 아비가 홀로 키운 딸을 시집 보내는 서글픔이 싯구 곳곳에 배어 있다. 배우는 동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날 정도다.

 

2023.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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