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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望

등경 2023. 6. 20. 11:50

春望(춘망) / 두보(杜甫, 712-770)

 

國破山河在(국파산하재)

나라는 찢겼어도 강산은 여전해.

 

城春草木深(성춘초목심)

도성에 봄이 오니 초목은 자라는 구나.

 

感時花濺淚(감시화천루)

시절에 상심했나 꽃만 보아도 눈물나고,

 

恨別鳥驚心(한별조경심)

새소리에도 가슴 뛰는 것은 한 맺힌 이별 탓이려니.

 

烽火連三月(봉화연삼월)

연삼월 오르는 봉화에

 

家書抵萬金(가서저만금)

소식 몰라 궁금탁, 집에서 온 편지 한 통, 만금을 준다고 바꾸겠소?

 

白頭搔更短(백두소경단)

흰머리 긁을 때면 자꾸만 빠져 가니,

 

渾欲不勝簪(혼욕불승잠)

이젠 비녀 꽂을 자리고 없구려.

 

지덕(至德) 2(757) 두보는 안녹산의 반군 수중에 있는 수도 장안에 갇혀 있게 되었다. 이때 나라 걱정과 부주에 남겨 둔 가족들 생각을 하다고 상심에 잠겨 쓴 시가 바로 이것이다.

 

感時花濺淚(감시화천루) 恨別鳥驚心(한별조경심)

이 구절에는 두 가지 해석이 있다.

첫째는 를 주체(主體)로 하는 경우다. 원래는 꽃이나 새는 봄날의 마음을 열어주고 눈을 즐겁게 해주는 것들인데도, 내가 지금 시절을 걱정하고 이별에 상심하는 터라 도리어 꽃만 봐도 눈물이 나고 새소리만 들어도 깜짝 놀란다는 해석이다.

둘째는 꽃과 새를 주체로 보는 경우다. 이 경우는 무지(無知)한 동식물을 의인화(擬人化)시켜 꽃이 이슬을 머금는 것을 마치 꽃 자신이 시절에 상심하여 눈물을 흘리는 것이고, 새가 퍼덕이는 것은 마치 제 스스로 한스러운 이별에 놀라서 저렇게 안절부절못하는 것이라고 보는 해석이다.

烽火連三月(봉화연삼월)

작년 3월에 봉화가 올라가고, 금년 3월에 또 다시 전쟁이 빈번하므로, 연삼월이라는 말을 썼다.

() 긁다

渾欲(혼욕) 거의 ~ 하려 한다

不勝簪(불승잠)

머라카락이 비녀를 이기지 못한다. 머리가 짧아 비녀를 꽂지 못한다는 뜻. 여기서의 비녀는 성인 남자가 머리를 묶을 때 쓰는 것.

 

<감상>

국가는 전쟁으로 조각이 났으나, 강산은 옛모습 그대로구나. 난리를 치른 장안의 성터에도 곳곳에 봄이 찾아와 초목은 어지러이 자라났도다. 난세(亂世)에 상심한 마음 때문인지 꽃을 보고도 눈물을 쏟고, 이별의 한() 때문인지 푸드덕거리는 새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란다. 해가 바뀌어도 피어 오르는 봉화. 집에서 온 편지를 만금을 준다고 바꾸겠소? 흰머리는 긁을수록 더욱 짧아져, 이젠 거의 비녀 꽂을 수도 없구나.

 

-唐詩四傑 (만화중국고전 31, 대현출판사, 1996)

 

 

[두보(杜甫;712-770) ]

중국 당나라 때의 시인(712~770). 자는 자미(子美). 호는 소릉(少陵)ㆍ공부(工部)ㆍ노두(老杜). 율시에 뛰어났으며, 긴밀하고 엄격한 구성, 사실적 묘사 수법 따위로 인간의 슬픔을 노래하였다. ‘시성(詩聖)’으로 불리며, 이백(李白)과 함께 중국의 최고 시인으로 꼽힌다. 작품에 <북정(北征)>, <병거행(兵車行)> 따위가 있다._표준국어대사전

 

 

2023. 6. 19

시민강좌 한시반에서 두보의 시를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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