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는 언제나 내 곁에
나가고 싶었다. 어디든지 가서 바람을 쐬고 싶었다.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 산을 가고 싶으면 가끔씩 가는 곳이 있다. 장수 계북 토옥동 계곡이다. 시내 가까이는 미세먼지가 많아서인지 가까운 산들도 희뿌연해서 희미해 보인다. 완주 IC를 통과해서 고속도로를 한참을 달리노라니 멀리 있는 산들도 명확하게 보인다. 장수 IC를 빠져나오는데 요금이 얼마라고 안내를 않는다. 아뿔사 하이패스가 한 구간인데 일반 게이트로 빠져 나옴을 알게 되다.
12시 반쯤 즐거운 맘으로 가끔 들르는 산장에 이르다. 주말이라 많은 사람들이 와 있다. 식사를 하는 중에 전화가 와서 받고 보니 아닌 게 아니라 고속도로 톨게이트 사무실에서 걸려온 전화다. 일반 게이트로 나와서 미납 통행료를 납부하라고 안내를 한다.
식후 식당을 나와 주위를 둘러보니 온산이 푸르고 계곡에서는 시원스런 물 흐르는 소리가 감미롭다. 물 흐르는 소리에 계곡으로 내려가다. 아내에게 이 곳 보다는 조금 위쪽에 가면 보기 좋은 곳들이 많을 것이니 몇 군데 구경을 하고 오리라 얘기를 하고 등산로를 들어서서 발걸음을 내딛다. 가다가 내려가는 곳이 있는 곳은 내려 가고 싶었다.
한 두 군데 내려가다가 어디선지 풍광이 좋아 이 곳 저 곳 다니면서 스마트폰에 아름다운 경치를 담다. 한 순간 발을 헛디뎌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그 순간은 머리가 멍해서 그만 아무 생각이 나질 않았다. 그런데 내 양손에 피가 범벅이다. 무슨 사고였으리라 보고 마음을 추스르고 얼른 계곡을 나와서 산장으로 내려오다. 얼마 전 안경을 끼었는데 내가 안경을 낀지도 모르고 찾을 생각도 않고 내려왔으니 말이다.
아내가 나를 보고 깜짝 놀란다. 피가 많이 나고 얼굴 부위와 귀가 찢어졌다고 한다. 그 말에도 나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시골보다는 전주에서 치료를 받으리라 생각하고 호성동 병원으로 달려오다. 응급실이 운영되는 곳이다. 그런데 내 상처 상태를 보고 다른 병원을 안내한다. 성형외과 응급실로 가보라면서 소방서 근처에 있는 이노성형외과 병원을 안내한다.
병원에 도착하니 두 군데가 좀 찢어져서 꿰매야 한다고 한다. 일은 벌어진 것으로 알고 의사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하다. 얼굴 부위와 귀바퀴를 꿰매고 반창고로 싸매다. 보기가 좋질 않지만 어쩔 수 있으랴. 별거 아닌 사고로 여겼다가 일은 크게 벌어진 것이다.
내일 주일인데 얼굴 내밀기가 어려울 거 같다. 실은 사진 찍다가 벌어진 일이다. 사고는 순식간이다. 사고는 어디든 도사리고 있다. 생각보단 많이 다쳤다. 조심하라는 경고 싸인이다. 비교적 정확한 곳으로 안내되어 치료를 받고 보니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머리는 좀 멍하다. 앞으로 조심할 일이다. 그 때 찍은 사진을 다 올린다. 손가락도 다쳐서 불편을 느끼면서 아픈 손가락으로 자판을 두드렸다. 다치면서 찍은 사진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