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꽃샘추위

등경 2018. 3. 8. 22:12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1, 나태주


나태주 시인은 야생화를 보고 그렇게 노래했다. 이 사진도 그렇다. 한옥마을 목요 강좌를 마치고 한옥마을 근처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집으로 가는 길에 시내버스 대기석에 앉았다가 정류장 위를 보니 작년 가을 겨울의 체취가 그대로 남아 있다. 나도 첨에 무언지 몰랐다. 은행잎과 은행들이다. 오늘 사알짝 눈이 내렸다. 여러 가지가 혼합되어 묘한 모습이 나타났다. 천장을 한번 보고 두번 보고 했다. 볼수록 보기에 아름다운 모습이다. 주위 시선을 의식해서 사진 찍기가 쉽질 않았으나 용기를 내어 한장 찍어 봤다.


시내버스를 기다릴 때면 의자에 앉질 않는 편이다. 오늘은 무심코 앉게 되다. 의자 바닥이 따뜻하다. 요즘은 지자체가 경쟁을 하듯이 시민들에게 많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바람이 세게 부니까 비닐 차단 막을 하기도 하고 이렇게 의자에 열선을 넣어 바닥이 따뜻하기도 하다. 앉고 보니 따뜻해서 좋다. 무엇이든 자세히 관찰하면 아름다운 것들이 많다.


오늘은 7시경 운동을 나가려니 비가 내린다. 계단을 오르기로 했다. 조금 후에 밖을 보니 싸락눈이 사알짝 비친다. 왠 눈이 온다. 꽃샘추위라 할 수 있다. 오늘 한옥마을 목요강좌를 들으러 가기 위해 집을 나서는 데 어제 날씨 같지 않다. 지난번은 영상 17~8도 정도 올라 아주 따뜻했다. 오늘은 좀 춥다.


9시 반경 강의실을 들어가니 내가 첨이다. 수강생이 좀 오리라 생각했는데 그동안 자주 보이던 얼굴들도 약속이나 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명심보감을 오래 들어서 이번 학기는 빠진 모양이다. 그러나 나는 작년 2학기를 시작했으니 끝까지 한번 들어보기로 작정하고 오늘도 어김없이 한옥마을로 출근(?)을 했다.



부지런히 집으로 돌아왔고 오후 2시경에는 대전을 가다. 손자를 보러가기 위해서다. 반찬을 아내가 준비해서 대전을 갔다가 8시경 돌아왔고 봉동 조문을 갔다가 집에 오니 열시경이다. 오늘도 바쁜 하루를 보내다. 좀 쉬고 싶은데 쉴 틈이 없다. 하모니카 연습도 해야 하는데 오늘은 연습 시간도 없다. 언제 좀 낮잠이나 잘 시간이 나오려나. 백수가 과로사한다는 데 난 크게 할 일도 없으면서도 마음 놓고 쉴 시간이 없으니 어떻게 된 일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일도 아니고 쉼도 아니고 어정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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