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내소사 지장암

등경 2018. 5. 26. 17:34

 

 

 

 


 

 

내소사 지장암


내소사 입구 민박 집에서 1박을 하고 아침 일찍 내소사로 향하다. 그동안 내소사를 다녀봤지만 오늘은 특별한 곳을 우연히 가게되다. 내소사에 숨겨진 보물 같은 곳이다. 내소사 진입로가 아닌 차가 다닌 아스팔트 길을 가다가 우연히 오른쪽에 피어 있는 꽃들에 관심이 가게 되다.


가다가 인도된 곳이 지장암이다. 이렇게 고즈넉한 암자가 있었나 내 앞에 펼쳐진 수수한 암자에 내 마음을 뺏겼다. 지장암은 내소사 사천왕문을 들어서서 좀 걸어가게 되면 오른쪽에 단청도 하지 않는 수수한 건물들이 보인다. 시멘트길을 걸어 오르면 암자가 넓게 자리하고 있고 위를 바라보면 기세좋은 금강송들이 둘러 싸고 있고 저 멀리 바위산이 우뚝 서있다.


오르자 마자 스마트폰으로 꽃 사진을 찍고 있는 여스님이 반갑게 맞아 주신다. 다른 자료들을 찾아보니 해안선사의 따님이신 일지스님이 법을 이어받아 암자를 지키고 계신다 하는데 혹 그 분 아니신지 모른다. 서래선림이 어떤 곳이냐고 물으니 선방이라 하신다. 어디서 왔냐고 해서 전주에서 왔다고 하니 전주 주위엔 송광사 위봉사 등 좋은 절이 많다고 하시면서 가보냐고 묻기에 종교가 다른 나로서는 그렇다고 답할수도 없고 해서 가지 못한다고 짧게 답하고 돌아서다.


관광객이 없다 보니 마음대로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 사진을 찍다. 이번에는 초파일이 지난 화요일이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초파일 연등이 곳곳에 형형색색 걸려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대웅보전 앞에 있는 오층석탑도 사진에 담아 보고 문닫힌 대웅보전도 한 바퀴 돌아 나오다. 나만 올라 와 있는 줄 알았는데 다른 대학 동창 친구들 세명이 느린 걸음으로 산보를 하고 있다.


이번 방문은 대학 동창 모임이 부안에서 있었다. 같은 대학 동창이긴 유독 나이 드신 형이 한 분과  같이 다녔다. 한 두 살이 아니라 무려 다섯 살 위다. 그 형이 서울에서 공직생활을 하고 고향 부안에 뽕밭 농원을 하고 있어 이번에는 뽕밭 농원에 와서 뽕나무 체험도 하고 모임도 갖게 되면서 어제 1박을 내소사 앞에서 하게 된 것이다.


우리도 엊그제 대학생으로 만나 청춘을 보내면서 학업에 정진했었을 때가 44년전이다. 이젠 나이도 먹고 머리도 희어지고 팽팽했던 얼굴도 이젠 주름이 지고 정년도 해서 현직에 있는 친구들이 한둘이다. 세월이 흘러 여기까지 왔다. 동창 모임은 해마다 가졌고 올해도 했고 내년도 할 예정이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 나 자신을 우리 들 자신들을 돌아보게 하는 모임이다.


오늘 우연히 내소사 지장암을 들르면서 인셍에서 이렇게 숨은 보물같은 것을 찾아가면서 살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조용한 아침, 사람 없는 널직한 절 마당, 줄줄이 이어 있는 연등들 내소사에서 색다른 체험을 하고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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