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아빠 용돈 50만원

등경 2018. 6. 2. 08:12

아빠 용돈 50만원

지난 달 말일 날 딸로부터 50만원 용돈을 받았다. 처음 받았다. 그동안 학교 다니면서 공부만 했는데 삼월에 취직을 하여 온전한 봉급을 받은 것은 지난달 오월이다.

아내가 딸이 내 통장에 50만원을 넣어준다고 한다. 지난 달 4월 봉급은 첫 열매라 해서 전액을 헌금으로 드렸다. 취직하면서 나에게 정기적으로 얼마를 준다고 했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벌로 들었다.

내 통장엔 겨우 몇 십만원 들어있다. 모든 것을 아내로부터 타서 쓰는 처지기에 그리 많은 돈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번엔 첫 달이라 50만원을 받았지만 다음 달 부터는 30만원씩 준다고 하니 빈집에 황소가 들어오듯 내 통장에 차곡 차곡 돈이 모아지리라 고대한다.

나는 돈에 대해서는 그리 욕심이 많은 편이 아니다. 돈이 많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솔직하 말해서 이재(理財)에 아주 꽝이다. 아내로부터 핀잔이 그것이다. 진즉 돈 벌 궁리를 해야 하는 데 나는 쓸 궁리만 했다 한다. 맞는 이야기다. 아내에게 손만 벌리면 나오는 줄 알았다.

딸아이로부터 돈을 받고 큰 돈 주어서 고맙다고 했다. 잘 쓸 생각이다. 이 돈이 모아지면 딸이 필요할 때 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손자들이 오면 필요한 것 사주고도 싶다.

내가 대학 다닐 때 누나로부터 용돈을 받아썼다. 그 때 소중하게 써야겠다고 마음 먹었지만 정말 피나게 절약한 것은 아니다. 돈을 번 사람은 쓸 때 많은 것을 생각한다. 나도 이 용돈을 받으면서 딸이 어렵게 돈을 번다는 것을 잘 안다.

그래 이런 날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공부만 하는 딸을 보고 언제 취직해서 돈을 버나 조바심이 나기도 했는데 세월이 흐르니 또 다른 세계가 오늘 것을 느낀다. 받은 돈 소중하게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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