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11월 28일 아침이다. 오늘은 머얼리 수안보를 가야 한다. 가고 싶었던 공무원연금공단 사회공헌과정의 연수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81년 교직에 출발하여 다음 해 2월이면 정년을 하기에 어떻게 보면 교직 마지막 체험 연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얼마 전 수안보상록 호텔에서 이용 안내문을 보내오다. 가본 경험이 있어 대충 보았고 아침 잠깐 운동갔다 와서 부지런히 짐을 꾸려 대충 차에 싣다. 필요할 것으로 생각이 들면 다 가져가는 것으로 하고 등산화까지 챙겨서 길을 나서다.
가는 길은 호남고속도로로 들어서서 경부로 가고 중부고속도로를 들어서서 증평 IC로 빠져나가 국도를 달려 수안보에 이른다. 수안보에 거의 다 도착 무렵 전화가 오다. 잘 아는 J 교장이다. 도착해서 보니 나도 신청자 명단에 있다고 숙소 문제로 전화를 하다. 처음에는 침대로 쓴다고 룸을 들어가보니 아닌가 싶어서 다시 전화를 해서 온돌로 정한다고 한다. 숙소 문제가 바로 해결되고 룸메이트가 잘 아는 분이어서 출발은 수월스럽게 되다. 이곳에 올 때는 아는 분들이 팀을 이뤄 오기도 하나 대한민국 어떤 사람이라도 괜찮다는 사고로 지난 두번을 다녔다. 완전히 다른 직장에서 일을 하신 분들을 만나 다른 세계를 듣기고 해서 뭐든 괜찮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연수는 임했었는데 잘 아는 분과 지내는 것도 마음 편한 일이라 생각이 들어즐겁게 연수를 시작하다. 호텔룸에다 짐을 갖다 놓고 내려와서 점심을 들다. 1시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강의가 시작되다.
첫 시간은 자기진단 및 진로탐색이라는 시간이다. KFC 창업자 할랜드 샌더슨이 65세 시작했다는 이야기부터 95세 어른의 후회 수기를 듣다. 젊었을 때 열심히 일하고 30년 놀다가 95세 생일을 맞아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다. 인생 후반전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전직설계를 위해 자기진단이 필요하다고 한다. 기대 수명도 알아보니 90대다. 나도 90대까지 살 확률이 비교적 높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남은 세30년의 세월을 허송세월하지 말자고 다짐을 해보다. 두 시간째는자기설계 분임토의 시간이다. 27분임이 되었고 경기 김포에서 오신 초등교장 부 분과 청주에서 오신 초등교장 두 분과 나와 룸메이트가 조원이 되어 이야기를 나누다. 발표에 신경안써도 되어서 자연스레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다. 여자 교장들도 악기 등을 열심히 배우고 관심 분야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가져보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역하다. 이제 퇴직할 때가 되니 막연한 불안감에 뭔가를 해볼려고 하나 남에게 내놓을 수준은 아니지만 잘 갈고 닦으면 좋은 시간 보내기와 취미 생활이 될 것으로 본다. 발표를 아무리 안한다 해도 두 세명은 나오는 법인데 다 소극적인 분들이라 그런지 분임조의 협의로 시간을 마치다. 즐거운 저녁 식사는 우리 강의장에서 뷔페 만찬이었다.
둘째 날(11월 29일)이다. 오전에는 사회공헌의 첫걸음이다. 인간은 의미를 먹고 산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정해진 틀에 따라 따라가기만 하면 되었는데 이제는 내가 개척해서 의미를 발견하고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 사람의 시민으로 품격을 높여가며 자원봉사도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자원봉사는 물이라고 한다. 삶에 없어서는 안되고 낮은 자세로 겸손해아 하고, 먼저 자기 자신부터 내려놓아야 하고 고인 물은 썩으니까 끊임없이 변화를 만들어내라고 한다.
오후 두 강좌가 있었다. 자원봉사로 많은 것을 만들어내었던 그동안의 성과를 우리에게 소개한다. 하다 보니 리본으로 브로치를 만들어 여자분들에 선물을 하다. 나만이 할 수 있고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자원봉사하라고 한다. 먼훗날 나의 삶을 되돌아보고 자서전을 쓴다면 쓸거리가 있어야 한다고 하니 나만의 자서전을 만들어보자.또 하나의 강의는 역사 전공 출신 강사가 나오셔서 배려와 나눔으로 생활하다 보니 행복을 만들었다고 한다. 행복한 퇴직은 제2의 인생 시작 기회고, 가족과 함께 하며 나의 시간을 갖는 중요한 시기이며, 진정한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사회에 봉사할 수 잇는 좋은 기회라고 한다. 덧붙여 인연을 끊으라고 한다. 그래 그렇다. 이제 정년하면서는 인연을 끊으라는 이야기는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앞으로 남은 기간을 잘 보내라는 뜻으로 새겼다.
셋째 날(11월 30일)이다. 오전엔 두 시간이 있었다. 사회공헌활동 정부지원정책 시간이다. 강의는 듣긴 했는데 머리속에 남아 있는 것이 별로다. 마지막 멘트다. 앞으로 내가 30년 일을 해야 하는데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일거리를 찾아보라 한다. 지속적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언지 장기 플랜을 짜보라 한다. 두번째 시간은 공무원연금공단 이창원 팀장으로부터 연금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6월달에도 와서 들었지만 이제 코앞에 정년이 다가오고 보니 더 귀에 쏙쏙 잘 들어오게 설명을 한다. 집중을 해서 듣다. 연금제도 개요와 연금주요개정내용, 그리고 퇴직급여, 득이되는 연금싱식 이야기를 많이 듣다.
점심을 맛있게 들다. 이곳 식사는 많은 분들이 괜찮다고 한다. 생각해 보니 잘한다는 생각이 든다.
현장체험시간이다. 1시 35분까지 버스 탑승하라고 해서 등산화를 신고 나서다. 충주호를 거쳐 맨 처음 도착한 곳은 공이동 협동조합이다. 협동조합 만들게 된 과정과 어려움을 이야기한다. 그럴법하다. 먼저 고구마와 차로 대접을 받다. 하늘재를 가기 위해 전에 와보았단 미륵사지터로 와서 약 1시간 40분을 걸거 하늘재를 갔다가 능이버섯으로 저녁 식사를 맛있게 하고 돌아오다. 이날 사우나는 더 신나게 하다.
넷째날이다. 사회적 일자리의 이해 시간이다. 어제 협동조합을 견학했는데 사회적 사업 설립에 대한 이야기다. 나이 들어서는 체면 생각하지 마라. 공감가는 이야기다. 강의 중간에 교감샘으로부터 메시지가 오다. 정년하는 학교 교장공모제와 관련하여 공모를 하든 않든 간에 절차를 지켜서 처리하라는 공문이 왔다고 한다. 그래 내가 이젠 교직 정리할 때가 목전에 와 있다. 이어서 심폐소생술시범이 있었다. 점심 먹고 오후엔 시니어 해외봉사로 파라과이를 다녀온 분이 해외봉사단이야기를 실제 생활한 경험을 바탕으로 열정적으로 홍보를 한다. 저런 열정을 나도 배웠으면 한다. 이어서 여자 강사가 강의를 하는데 먼저 이름부터 운을 뗀다. 이 강의는 미리 정년을 맞기 전에 뜻을 가지고 준비하라는 내용이어서 미래설계 교육생들에게 더 적합하리라 본다. 저녁 강의를 듣고 맛있게 식사를 하고 사우나를 하고 룸으로 들어오다.
다섯째 날(12월 2일)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밖을 나오다. 날씨가 춥다고 했는데 춥다. 새벽 산책을 하다. 팔각정과는 반대 방향으로 가다. 그 길은 노포란 길이다. 새벽 별이 너무 선명하다. 그 길을 걸으면서 어제 며느리가 보내준 영상의 손자 모습이 선하다. 그래 '사람이 희망이다.'라는 생각이 번뜩 든다. 학교가 되었든 가정이 되었든 정년을 하고 사회에 나가서 봉사를 하든 사람이 희망이다. 오전엔 사회공헌로드맵 완성이라는 시간이다. 강사분이 도서관을 운영하는데 학생들 인성교육을 위해서 봉사하고 더 나아가서는 시각장애인을 위해서 봉사하는 모습이 진정 봉사자의 상이라고 느끼다. 소중하게 기억할 것 세가지는 전심 전력 않았다는 것, 생애 마지막에 의지를 보이지 않은 것, 남겨진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지 않은 것이라고 하니 소중하게 생각해보자.
이어서 설문조사 후 점심을 들다. 지난 6월은 마지막 점심을 하면서 이가 아파 마지막 마무리가 어렵게 끝난 기억이 나는데 이번은 그렇지 않다. 국수로 나온 점심을 맛있게 들고 다시 언제 올지 모르는 상록호텔을 나서다. 전주에 도착해선 그동안 미뤄왔던 자동차 점검을 하다. 타이어가 많이 마모되어서 당분간 쓸 수 있도록 앞 바퀴 뒷바퀴를 교환했는데 내년 봄에 모든 바퀴를 다 바꾸라는 말을 듣다. 그래 내년 정년을 하고 타이어도 교환하자. 새 타이어로 힘차게 달리듯 내년 정년을 하고 새 신발로 힘차게 날아오르자. 얼마 남지 않은 날들을 아끼면서 뭔가를 열심히 준비하자. 그게 최선이다.
2016.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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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박5일 연수를 다녀와서 1차 작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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