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좋을 순 없다. 2014년도 전북교육감배 학교스포츠 클럽 대회에서 농구 축구 두 종목이 동반 우승을 했다. 9월 20일부터 오늘 까지 농구는 전주남중학교에서 열렸고 축구는 삼례여자중학교에서 열렸다. 오후 1시 농구는 남중강당에서 전주서중과 우승을 다퉈 33대 30으로 가까스로 이기고 오후 3시 축구는 삼례여자중학교에서 남원중과 2대 1로 어렵게 이겨 우승을 했다. 한 종목 우승하기도 어려운데 농구 축구 비중이 큰 종목에서 동반 우승을 했다.
농구는 이 대회에서 작년에 우승을 하여 전국대회에 나갔기에 우승을 예상하긴 했으나 경기라는 것이 가변적이고 상대적인 것이어서 쉽게 우승한다고 볼 수 없었다. 축구는 불모지나 다름 없는 상황에서 지역대표로 나간다는 것도 어려운데 전북 도대회에서 우승하기란 쉽지 않아서 내심 원하긴 했어도 장담은 어려웠다. 그런데 농구도 우승을 했고 축구도 우승을 했다. 감독으로 농구를 지도한 김용수샘과 축구를 지도한 복일권샘에게 감사드리고 어양 모든 식구와 이 기쁨을 함께 하고 싶다. 경기는 실력이 월등해도 대진운도 따라야 하고 한 경기를 치르면서 부상학생도 나오지 않아야 우승할 수 있어 실력이 있다해도 우승은 행운도 따라주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기에 두 종목 동반 우승은 아마 지금까지도 없었고 앞으로도 나오기 힘들 일일 것이다.
토요일은 학부모 대표와 학운위 연찬회가 있어서 토요일부터 시작된 대회에 참여하지 못했고 당연히 응원도 못했다. 개인적으로 오늘은 교회 장로여서 9월에 봉헌담당으로 1, 2부 예배를 다 드려야 한다. 2부 예배를 다른 장로님에게 부탁을 하고 1부 예배를 드리고 집으로 달려와서 차를 가지고 농구 경기가 열리는 남중으로 향했다. 이렇게 두 경기가 출전을 하게 되니 응원을 어디로 갈 것인가도 결정해야 했다. 교감샘은 축구 경기가 열리는 삼례여자중학교로 가고 난 남중으로 향했다. 그렇게 교통의 흐름이 나쁘진 않는데도 가는 것이 너무 더딘거 같았다. 11시 넘어 들어가니 군산동원중과 4쿼터 경기가 진행되고 있다. 군산지역 1위 학교라 한다. 일방적인 게임이 아니다. 시소게임이다. 결국은 41대 35로 이기고 결승에 진출했다. 어젠 남원한빛중, 고창중을 이기고 오늘 준결승에서 군산동원중을 이기고 결승에 진출했다.
바로 이어서 전주서중과 기전중의 경기가 진행되다. 아는 체육선생님이 전주서중 감독을 하셨다. 웃으면서 결승에서 보자고 한다. 두 학교가 시소게임을 하더니 결국 전주 서중이 결승에 진출하다. 게임을 바로 진행하기 어려워서 약 30분 쉬고 1시 정각에 결승이 치러졌다. 바로 직전 경기를 구경해도 두 학교의 실력이 괜찮았다. 휘슬이 울려 우리가 보기 좋게 앞서기 시작했다. 6대 0까지 가더니 우리를 추격해 온다. 정지환의 화이팅이 넘쳐 2쿼터까진 좀 앞섰다. 3쿼터 들어서더니 18대 18로 타이를 이루더니 우리보다 6점을 앞섰다. 나도 당황스럽고 감독인 김부장도 신통한 방법이 없는듯 당황하는 기색도 엿보였다. 그 틈에 상대진영의 벤치는 난리였다. 마치 이기기라도 한듯 우렁찬 함성소리로 강당이 떠날듯 하였다. 그래도 우리가 진영을 추스리고 1학년 소석우를 투입하니 조금 우리 진영이 갖우어졌다. 석우가 들어가더니 순식간 6점을 따라붙었고 급기야는 한 두점을 앞서더니 3분여 남겨놓고 사 오점 사이를 왔다갔다 한다. 결국 33대 30으로 어렵게 전주서중을 따돌리고 우승을 했다. 나도 목이 터져라 응원했고 우리 학보모님도 우리가 골을 먹으면 안타까워 했고 넣으면 환호성을 울렸다.
농구 우승 소식을 전하니 축구도 순항 중이란다. 강당 마루에서 우승 기념 촬영을 했고 근처 김밥집오로 갔다. 돈까스와 김밥으로 서둘러 점심을 들고 삼례여중으로 향했다. 내 차에 학생 네명을 태우고 내가 먼저 출발했다. 결승전에서 후반전 맹활약을 한 소석우를 앞 자리에 태우고 뒷좌석에 3학년 셋을 태우고 삼례여중으로 갔다.
삼례여중 운동장에 들어서니 3시 30분이 되었다. 운동장에서 후반전이 이뤄지는 것 같았다. 스크럼을 하고 화이팅을 외치고 흩어진다. 그러더니 갑자기 어양중 골라인에서 페널티가 주어져 남원중 학생이 킥을 하였다. 들어서는 순간 골키퍼 주현이가 골을 막아내고 운동장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내가 막 들어가는 순간 이 삼분 사이에 이루어진 일이다. 물어보니 우리가 2대 1로 이기다가 페널티 킥을 허용했다. 정말 위기의 순간이었다. 그 뒤 공방전이 이어지고 부상병이 속출하고 한참이 진행되었는데 골은 쉽게 터지지 않았다. 전반전 스코어가 그대로 후반전까지 어어져서 결국은 남원중을 2대 1로 이겼다. 도중 학부모님이 불미스런 언행을 하여 경기장에 퇴출되는 소동도 벌어졌다고 교감샘이 전했다. 축구는 무주중과 해성중, 김제중 그리고 남원중을 물리쳤다.
아! 이게 왠일인가. 축도도 우승하다니. 경기가 끝나니 얼마나 열심히 뛰었던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드러눕는다. 양쪽 선수 모두 장했다. 남원중 선수들이 우리에게 인사를 하고 갔고 우리팀 선수들이 돌아왔다. 감독 선생님 수고하셨다고 복일권 선생님을 헹가래를 쳤다. 너무도 보기 좋은 모습이었다. 난 바래지도 않았다. 그랬더니 농구 축구 두 팀 선수들이 나를 세번 헹가래를 쳐주었다. 이런 일은 아무나 맛보는 일이 아닐것이다. 해줘서가 아니라 정말 가슴이 뿌듯하고 메어졌다. 이어 가을 햇볕이 녹색그라운드를 수놓고 주변이 아름다운 삼례중 그라운드에서 농구팀과 축구팀이 우승했다고 동반 사진 촬영을 했다. 이 순간은 대한민국 사람에게 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순간이었다.
그동안 고생한 두 감독 선생님에게 감사드린다. 농구는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김용수 선생님이 쉬는 시간도 반납하고 꾸준히 학생을 지도하여 그동안 도대회 전국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농구는 전통 강호다. 오늘 우승만 한게 아니라 그동안 우승 전적이 화려했다. 축구는 불모지다. 복일권 선생님이 뙈약볕에 몸을 던져 가며 학생을 지도했다. 두 선생님의 헌신적이고 열정적인 지도가 있었기에 오늘의우승을 한 것이다. 머리숙여 깊이 감사드린다. 우리 학생들도 선생님의 지도에 열심히 따랐다. 우리 학생들이 자랑스럽다. 이런 승리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인생에서도 멋지게 승리하길 빈다.
삼례여중을 떠나면서 왜 그리 기분이 좋은지. 월드컵에서 우승한 기분이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독일팀이 시상대에서 전 지구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우승컵에 키스를 하는 장면이 생각나는 것처럼 우리의 우승도 자랑스럽다.
그동안 운동장을 쫓아디니면서 '어양 최강, 어양 최고, 화이팅'을 수없이 외쳤는데 앞으로도 그 구호를 수없이 외치고 싶다.
'어양 최강, 어양 최고, 화이팅'
2014. 9. 21 오후 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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