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은 바쁘다. 방학중 토요일은 별로 바쁠 것이 없을 것 같아도 오늘은 할 일이 많다. 일단은 덕진체련공원에 나가서 운동은 해야하겠기에 나갔다가 서둘러 돌아오다. 집을 나서려 하니 14일 4박5일간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늘은 10시부터 광화문 거리에서 순교자 124위 시복식 미사를 방송에서 중계를 한다. 눈길을 거두고 나가기가 싫다. 그러나 오늘 10시 반 이리동중에서 4강 축구 시합이 있다. 교육감배 지역 예선 마지막 날이다. 복선생님과 만나기로 약속도 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속도를 내어 도착하니 10시 반이 다 되다. 이리동중 경기장에 들어서니 덩치 큰 학생들이 경기를 한다. 고등학교 예선이 진행되고 있다. 다행이다. 도착하자 마자 복선생님이 나에게 주문을 한다. 막 경기가 시작하니 한 말씀 해달라고 부탁한다.요즘 경기장에 가선 구호를 한번씩 외친다. 선수들이 모이자 몇 마디 하고 '어양 최강, 어양 최고, 파이틍!'을 외치고 돌어서서 들어가는 우리 어양 축구 선수들을 격려하다.
어떤 팀이든 만만한 팀은 없다. 다 준비를 철저히 해서 매 경기를 최선을 다해서 치르는 것이 우승의 비결이다. 이번 만난 원광중팀도 지난 토요일 이리 남중을 물리치고 올라온 팀이다. 승부를 못내서 승부차기로 4강에 진출한 팀이다. 우리가 지난 이리동중을 전반 시작하자 몰아부쳐 처음 두골을 넣고 보니 경기가 쉽게 풀리는 것을 보다. 이번에도 그래주길 바라다. 그런 여먕을 알기라도 한듯 좀 지나니 원광팀 골대에서 환호성이 터지다. 첫골도 첫골이지만 우리가 한골 먹으면 시소게임으로 이어져 승부가 쉽게 나질 않지만 좀 지나니 또 한골이 터지다. 이래서 쉽게 전반전을 3대0으로 마치게 되다. 후반도 크게 염려할 것없이 우리 선수들이 공을 잘 찬다. 패스도 정확하고 그동안 복선생님이 지도해서 연습한 대로 벌려주고 공을 뺏으려고 하지 않고 책임지고 막아주고 여러 다양한 기술들을 보여준다. 마치 지난번 월드컵에서 보고 배운 것 처럼 기술들을 보여준다. 그래서 가볍게 5대0으로 원광을 누르고 결승에 오르다. 12시가 되어 근처 식당으로 옮기다.
오후 경기를 대비하다. 점심을 먹고 이리동중 운동장으로 들어오니 영등중이 이리중을 1대0으로 이기고 막 경기를 끝내다. 좀 안심이다. 우리가 먼저 경기를 마치고 식사를 하고 대비하는 시간이 많았고 영등중과 이리중 경기는 그렇게 골이 많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위 도와주는 이리동중 친구들도 있다. 이리동중이 우리와 지난주 대결하여 우리가 4대1로이기고 올라와서 게임에서 진 동중 축구선수들은 할 일이 없는 모양이다. 그 동중 축구선수들이 매 경기마다 어양 친구들을 도와준다. 주장이라는 고석일이와 이진이라는 친구가 도와준다. 고석일이는 이주현이 키퍼 전담 코치같다.
동중 이준이는 나보고 '교장선생님,착하네요.'한다. 이유인즉 코치나 감독이 안 오기도 하고 관리자는 보기 드문데 어양팀은 교장이 왔다는 소리다. 좋게 봐주어서 고마운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니 방학하자 마자 농구 사흘 쫓아다녔지 바로 일주일후 축구 이틀 쫓아다녔지 지난 주는 이리동중왔지 오늘 또 달려오다. 날수로는 칠일이지만 중간중간 다녀서 방학내내 다닌 거 같다. 그래도 좋다. 이겨서 좋다. 우리 아이들이 행복해하니까 좋다.
고등학교 결승이 끝나고 중학교 결승전이 시작되다. 결승전이라 그런지 긴장이 된다. 영등학생들이 우리보다 크다. 내가 좀 걱정된다 하면 복선생님이 '괜찮을거예요'라고 간단하게 한다. 게임이 시작되었는데 전반전을 2대0으로 마치다. 후반전은 득점없이 끝나서 그대로 전반전 스코어 대로 2대0으로 이기다. 정말 고맙다. 감독인 복선생님이 고맙다. 정말 헌신적으로 지도하신 분이다. 우리 학생들이 고맙다. 방학 반납하고 깜둥이가 되도록 연습을 하다. 이동원 엄마도 고맙다. 언제나 경기가 있으면 뒤바라지를 해주신다. 승빈이 부모님도 오시다. 또한 이리동중 친구들로 한몫 거들다. 모두 다 고맙다. 협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말이 이를 두고 한 말이다.
오후 2시 50분 시작해서 네시가 되어 끝나다. 오늘 할 일이 많아서 서둘러 동중을 나서다. 선산 벌초를 해야 해서 장수를 가야하다. 익산 장수 고속도로를 가려고 익산 IC를 나갔는데 남원순천 표지판이 안보인다. 한참을 달리다. 내가 너무 간 거 같다. 논산을 지나 양촌까지 가서 내가 잘못온 걸 알고 돌아오다. 착한 게 아니라 바보다. 몇 번 이용했는데도 불구하고 잘못을 범하다니.1시간 낭비하고 기름쓰고 톨비쓰고 정말 바보같은 짓을 하다. 또 서둘러 가다가 과속방지 CCTV에 찍힌 거 같아 기분이 말이 아니다. 오늘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기분이다. 선산이 장수 산서에 있어 산하 아는 분에게 부탁을 하고 돌아오다.
완주 IC 입구에 들어서니 방송에서 김동규의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노래가 나온다. 아직 여름방학이 끝나지 않았지만 이 노래가 나오는거 보니 곧 가을이 오나보다. 집에 오니 8시다.
2014.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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