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주말이다. 금요일은 그래왔듯이 교감선생님과 행정실장님 셋이 만나서 학교 현안에 대한 협의 시간을 갖다. 협의 시간을 갖고 세 사람이 가야할 곳이 있어 부지런히 여러 일을 챙기고 인근 대학 병원을 방문하다. 이유인즉 어제 사고로 다친 학생이 수술을 하고 입원하고 있는 데 문병을 하기 위함이다. 병원을 간다는 것은 별 유쾌한 일은 못된다. 작년 체육대회 때 경기를 하다 발목을 다쳐 긴급하게 수송하여 수술을 했던 학생의 기억이 살아나 가슴을 아리게 한다.
열시쯤 나서서 원광대학 병원을 가다. 구층에 도착하여 병실을 들어서니 문병객도 와 있어서 병문안을 학생의 어머니가 받고 있다. 학생을 보니 편안하게 누워있다. 학생이 교실에 있어야 하는데 병실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러나 살다 보면 원치 않는 일로 학생도 다쳐서 수술도 하고 입원도 하는데 학생이 공부를 해야 하기에 입원을 하다 보면 여러 일이 얽히게 되어 생각이 복잡해진다. 다친 학생을 보고 간절히 기도하고 싶었다. 살아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이 손을 다친 학생을 능력의 오른 팔로 붙들어주시고 어루만져주셔서 수술로 잘 고쳐주시고 원상대로 회복시켜주시고 마음까지 위로해 주옵시고 학생의 앞날까지 잘 지켜주셔서 축복해주시길 간절히 빌다.
어제 수술을 했는데 오후 네시부터 여덟시까지 네 시간에 걸쳐 이루어졌다고 한다. 유리 파편이 깊게 박혀 어려웠고 다시 6주 후에 재수술을 해야 한다니 상처 정도는 상상할 만 하다. 아픈 수술을 잘 견뎌 주고 응급으로 잘 치료 된 것도 감사한 일이다. 학생에게 물어보니 상처가 아프다고 한다. 어제 수술 후 막 깨어나자 마자 어머니에게 내가 잘못해서 다쳤노라고 하면서 수업 시간에 칭찬을 받아서 기분이 엎(up)된 나머지 점심 시간 그 난리가 벌어졌다고 한다.
어제 점심시간 교감선생님으로부터 급한 전화가 있었다. 반사적으로 뛰쳐 올라가보니 생각보단 너무도 위중한 일이 벌어졌다. 보건 선생님이 학생의 손을 붕대로 감고 있고 학생은 아파서 땀을 흘리면서 신음하고 있었다. 좌우 학생들이 다친 학생을 부축하고 있고 학생은 힘을 잃어가면서 쓰러지고 있었다. 119 응급차는 불렀다고 하는데 지금 당장 와야 학생이 살거만 같아서 그 순간은 나도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발로 동동 구르는 정도였다. 밖을 내다 보니 앰블런스가 와 있다. 내려가서 어서 빨리 오라고 손짓을 하기도 하고 급한 표정도 지었는데 아무리 급해도 걸리는 시간은 있는 지라 마음 뿐이었다. 들 것이 들어오고 학생이 들 것에 실려 나가는 모습을 보니 일단 안도의 한 숨은 쉬었다.
어제 점심시간이었다. 교실에서 남녀 학생들이 맘이 맞아 술래를 나가게 하고 문을 닫고 들어오게 하는 놀이를 하다 이 학생의 차례가 되어 나가게 되었는데 문으로 들어오는 시도를 하다가 그만 유리창을 흔들고 밀다가 유리창이 깨지면서 유리 파편들이 깊숙히 파고 든 것이다.
그래도 다행스런 것은 보건 선생님이 판단을 잘 하셔서 빨리 119 구급대를 불러야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재빠르게 조치를 취했고 학생들을 부축하게 하고 강한 압박으로 지압을 하여 피를 덜 흘리게 한 것이 학생을 위험에서 구하게 된 것이다. 큰 일이 벌어져도 침착하게 매뉴얼대로 해준 보건 선생님이 고맙다. 같이 놀이를 하다 친구가 다치니 학생들도 빨리 위험 사실을 알리고 친구를 데려온 것도 불행중 다행이다. 사고는 어디든 언제든지 일어 날 수 있다.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
우리 학생이 빠른 시일내에 쾌유되고 장해가 생기지 않도록 간절히 기도한다!
2013.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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