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양 뒷마당 사계
어양 동네 소문난 사랑의 보금자리가 있습니다.
앞마당은 어양의 꿈나무들이 노는 마당입니다.
뒷마당도 있지만 노는 마당 아닌 보는 마당입니다.
북쪽 창너머엔 너무 다른 피안의 세계가 있습니다.
사람들의 삶이 펼쳐지는 현실의 세계이기도 합니다.
그 널직한 어양 뒷마당엔 아름다운 사계가 있습니다.
넓은 동산이 색깔을 입기 시작합니다.
들녘에 훈풍 불어오면 나물 캐는 아낙들도 보입니다.
뒤뜰 나뭇가지에 새들이 뛰노니 나뭇잎이 흔들립니다.
물댄 논에 어린 모가 가지런히 열병식을 합니다.
바람 불어와 벼들을 건들어 주면 초록의 물결이 출렁입니다.
땡볕에 벼도 익어가고 어느 새 누런 옷을 입습니다.
새로 단장한 음악실 창 너머 한 폭의 유화가 나타납니다.
노랑 빨강 파랑 물감을 흩뿌려놓은 듯합니다.
추수가 끝난 논에는 트랙터가 굉음을 내며 움직이고 있습니다.
자연도 숨고르기 할 때 넓은 하늘에 흰 눈꽃가루가 뿌려집니다.
멀리 보이는 교회당에도 흰 눈은 내려 덮일 것입니다.
수없는 눈꽃가루에 우리 어양 꿈나무들의 소망이 담깁니다.
숨겨 놓은 보물 어양 뒷마당엔 아름다운 사계가 있습니다.
인생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깨닫게 하는 그런 뒷마당이 참 좋습니다.
아름다운 꿈이 담긴 그런 어양 뒷마당을 깊이 깊이 사랑합니다.
2013.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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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태가 아름답다고 합니다. 앞 모습이 아름다우면 뒷모습도 아름답다고 합니다. 그건 항상 그렇지는 않습니다. 어양중학교 앞 모습은 참 아름답습니다. 2012년 2월 말 발령 통지를 받고 처음 학교에 오는 날이었습니다. 정년으로 떠나시는 전임 교장선생님께서 학교를 소개한다고 오라고 하여 오게 되었습니다. 첨이었기에 물어서 찾아 왔고 처음 이 학교 진입로에 내려서 이 학교를 보는 순간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그런 학교기에 당연히 앞 마당은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가끔 학교를 돌면서 북쪽 창 너머를 바라보면서 언제부터인지 그 학교 뒷마당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세월이 흘렀습니다. 봄이면 봄이어서 좋고 가을이면 가을이어서 좋았습니다. 겨울은 겨울대로입니다. 가을 끝자락에 가을걷이가 끝나고 초겨울이 시작됩니다. 밖은 어제 내린 눈으로 하얗습니다. 뒷마당을 보노라니 지난 사계절이 주마등처럼 스칩니다. 몇 자 적고 싶었습니다. 평소 느낀것도 있고요. 우리 어양중학교는 뒤태가 아름답습니다. 그 널따란 공간과 마음껏 대화를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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