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단상/익산어양중

익산어양중 교내 올빼미 밤샘 독서

등경 2013. 12. 21. 09:44

'익산어양중 교내 올빼미 밤샘 독서'는 도서실에 걸려있는 플래카드 내용이다. 새벽에 눈을 떠보니 4시 반이다. 아! 어제 밤부터 어양중 도서실에는 책을 읽는 학생들과 교사가 있다는 생각이 전광석화처럼 스치면서 익산에 달려가고 싶은 생각이 불현듯 일다. 간단하게 세면을 하고 집을 나서다. 밖을 나서니 어제 차를 주차하면서 눈이 많이 쌓일 거라 생각했는데 눈은 내리지 않아서 다행이다. 시내를 빠져 삼례로 가는 우회도로에 들어서니 안개가 자욱하여 코 앞이 보이지 않다. 조심조심 하면서 학교에 도착하니 5시 20분이 되다.

도서실에 들어서니 많은 학생들이 모둠을 이루어서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 큰모조지에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왁자지껄 분주하게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상상하기는 밤샘독서니까 조용하게 책만 읽는 활동이라 생각했는데 활동이 너무 다양하다. 주말 중요한 행사를 미루고 참여한 교감샘이 반가이 맞아 주면서 밤새워 있었던 활동들을 친절하게 안내해주신다.

독서가 중요시 되면서 각 학교가 독서를 특색사업이다 노력중점이다 하면서 학교 현장에서는 소중히 생각해 왔다. 저 자신도 학교관리자가 되면서 독서 관련 행사들을 힘 닿은 대로 하고 싶었다. 전 학교에서는 학교 규모가 작아서 독서 골든벨이다, 문학 기행이다, 문학의 밤이다 여러 행사들을 하기도 했으나 규모가 큰 학교에서는 학생 대상으로 행사를 하기기 쉽지 않아서 독서의 중요성만 인식한채 마땅히 독서 관련 행사에 접근하기가 어려웠는데 이번 멋진 행사를 치른 것이다.

때 마침 독서 캠프 사업 신청 공문이 와서 국어과 출신이신 교감선생님과 사서 임선생님이 적극적으로 노력하시어 2학기 독서캠프 운영 학교로 선정된 것이다. 찬찬하고 치밀하신 사서 선생님이 오랫동안 준비하여 어제부터 오늘 아침까지 멋진 활동을 하게 된 것이다. 시기적으로도 적당하다. 2차고사를 마무리하고 방학하기 전 학생들에게 독서의 중요성도 고취하고 역동적인 분위기를 조성한 점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어제 금요일 저녁부터 시작이 되었다. 6시 나에게 격려 말씀을 하라 하여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전쟁중에도 책을 읽었던 다독가 나폴레옹, 가난한 어린 시절을 딛고 독서로 미국 16대 대통령의 자리에 오른 링컨, 안질이 걸릴 정도로 책을 손에 놓지 않고 읽었던 성군 세종, 독립의 선구자 안창호 선생 등의 예화에다 어제 학교로 배달된 팜플릿을 보니 중국 공산화를 이끈 마오쩌뚱 이야기가 소개되어 대단한 독서가였다는 사실을 소개하면서 우리 학생들이 책을 사랑하고 책에서 삶의 지혜를 얻어가길 바라는 맘으로 격려의 이야기를 하고 식사를 하였다. 그러고서 눈이 내리기 시작하니 맘도 급하고 첨은 밤샘을 하려 했으나 밤이 깊어 가기 전 학교를 나섰다.

그 한 밤중에 많은 행사가 있었다. 학생들에게 두 권의 책을 주고 책을 읽어가면서 중간 중간 많은 행사가 있었다. 책 놀이로 친해지기에서 책 제목끝말 잇기도 그 중 하나인데 3모둠은 이렇게 이어갔다. 별을 보내다-다윈 지능-능소화-화장품이 피부를 망친다-다이어트 학교-교사의 마음을 제대로 전하는 대화의 기술 이런 식으로 책을 찾아다가 진열을 하였다. 마지막 교사의 대화 기술 책을 들추니 나 자신 과거가 부끄럽다. 전에는 "뭐든 좋으니까 얘기를 해봐" 이런 식으로 학생들과 대화를 했는데 "괴로웠겠구나. 혹시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있을지 몰라. 아이들과 있을 때 어떤 상활이었는지 이야기 해 볼래?" 이런 식으로 대화를 하라고 권한다. 그 책에는 아주 다양하게 짐단따돌림, 학습, 진로상담, 일상생활, 등교거부, 학부모 상담 등 여러 분야에서 현장에서 필요한 대화 기법을 소개하고 있다. 이렇듯 책은 우리에게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삶의 지혜를 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책을 멀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독서 골든벨도 했고 북아트라 하여 책 재료를 가져다가 작은 책을 만들기도 하고 영화로 만나는 독서에서는 은밀하게 위대하게 영화를 두 시간 보고 영화평을 쓰기도 했다. 책 속 보물 찾기에서는 책 내용을 카피해서 걸어 놓으면 책 진열대에서 그 책을 찾아오는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독후 활동이라 하여 책을 읽고 신문을 만들기도 하고 소개도 하기도 하여 큰 모조지에 작성하여 발표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약 30명의 학생이 참여했는데 많은 학생이 참여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그래도 많이 참여할 수가 없다. 예산이 한정되어 있어서다. 참여한 학생은 대박 난것이다. 책과 문화상품권을 상품으로 받아가면서 멋진 추억을 쌓아서 대박 난 것이다. 그 대신 우리 선생님들이 고생하였다. 심한 몸살감기로 고생한 사서 선생님, 주말 행사를 앞두고 기꺼이 시간을 할애하신 교감선생님, 국어과라 하여 여러 가정일 제끼시고 참여한 최*순 선생님, 아들 딸 쌍둥이가 연합고사를 치렀는데 달려가서 물어보고도 싶지만 참고 참여하신 이*미 선생님, 친구의 우정을 아낌없이 발휘한 보건교사 박*준 선생님 모든 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총평과 수료증과 시상을 하고 끝을 맺으니 8시가 가까와졌다. 근처 식당에서 콩나물 국밥을 맛있게 드니 올빼미 밤샘독서가 완성된 것이다. 책과 친해지게 되고 도서실을 드나들기 거리낌없이 없어진 것이 소득이고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면서 멋진 추억을 만든 어양 교내올빼미 밤샘 독서! 괘 멋진 사업이었다. 나도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삶의 한 편린이다.

 

2013.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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