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단상/익산어양중

오예스 한 박스

등경 2013. 12. 24. 12:47

강당에서 댄스와 노래 예선이 있다길래 어떤 모습으로 하는지 잠깐 강당엘 갔습니다. 강당을 가보니 100여명의 학생이 앉아 있고 무대에서는 예선에 참가한 학생들이 열심히 댄스를 합니다. 내 눈엔 방송에서 보는 걸그룹들이 하는 현란한 동작들을 하면서 본선에 진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습니다. 강당을 나서는데 저에게 복선생님이 교장실로 내려가냐고 묻길래 무슨 일이 있어 저와 상의할 일이 있을 거라고 짐작하고 교장실로 왔습니다.

갑자기 복 선생님이 표정을 바꿔 이번 투호 대회에서 입상하였기에 상품을 전달하노라고 학생 두 명과 같이 오예스 한 박스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상을 받아보긴 첨입니다. 교장으로서 크고 작은 상들을 무수히 시상은 했지만 장난기 어리게 던진 투호 놀이인데 입상을 했다고 상을 주는 것입니다. 10시 반경 2층 1학년 5반 교실을 들렀는데 도우미 학생들이 해보라고 하여 투호통에 10개를 두번 받아들고 던졌는데 열개중에 서너개씩 들어갔습니다. 
오늘은 우리 어양중 아홉번째 한마음 축제가 있는 날입니다. 이제 한 해도 저물어가는 섣달 하순입니다. 2학기 2차고사도 끝나고 내일은 성탄절입니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이브이기도 하고요. 곧 겨울방학으로 들어갑니다. 시험이 끝나면 으례 기강이 풀려 시간을 알차게 쓰질 못합니다. 이렇게 축제를 해서 학생들 기분도 업(up)시켜주는 것도 의미있다고 생각해봅니다.

1학기 때 재미를 좀 봤거든요. 1학기 말 교내합창경연대회를 했는데 시험 끝나고 준비해서 무대에 올린 교내합창대회가 성공적으로 마쳐졌거든요. 축제도 그런 의미에서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합창경연대회든 축제든 그냥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시험 끝나고 준비한다고는 하는데 2학기 시작하니까 일단의 학생들이 와서 무용실 개방해달라고 조르는 것입니다. 축제때 댄스 참가하기 위해 연습을 한다는 것입니다. 담당했던 선생님들도 여러 학교 축제도 다녀오고 여러 차례 협의회를 거쳐 기획하고 준비한 축제이기에 내용도 알차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진지하게 축제에 임하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날씨도 도와주어 학생들의 활동이 전혀 위축되지 않고 자유스럽습니다. 작년에도 재미있는 축제를 꿈꾸며 많이 준비했었는데 올해도 1부는 체험마당으로 여러 교실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습니다. 2층 교무실 옆에는 시화전으로 우리 2학년 학생들이 쓴 작품들이 복도에 진열되었습니다. 나도 얼마전 어양사계라 하여 우리 어양중 뒷 모습을 보고 너무도 좋기도 해서 시 형식을 빌어 메신저로 보냈더니 국어 선생님께서 그걸 코팅을 해서 제 작품으로 붙여놨더군요. 우리 학생들의 작품들을 주마간산격으로 훓터봤습니다. 학생들의 내면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여기 저기 읽었습니다. 공부는 왜 시키는지 모르겠다는 표현이 있어 공부와는 친하지 않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도 확인해봅니다.

독서 골든벨, 영어 팝송대회를 가보니 한 학생이 유창한 발음으로 열창을 하고 선생님들은 신중하게 채점을 하고 계십니다. 나도 마술사라는 코너에는 외부 마술사 한 분이 예사롭지 않는 복장으로 마술을 선보입니다. 학생들은 그 모습에 몰입하고 있습니다. 옆반에서 페이스 페인팅을 하고 있습니다. 준비물이 장난이 아닙니다. 1-2 교실로 가니 천연화장품 만들기 옆반에선 천연 비누 만들기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1-3에서는 세계지도 퍼즐 맞추기가 있었고, 보드게임도 옆반에서 진행되었습니다. 2층 소리울터에서는 영화감상이 있었고 3층 음악실에서도 영화가 상영되었습니다. 과학실에서는 솜사탕 만들기, 위클래스에서는 감사편지 쓰기, 미술실에서는 미니북 만들기 등이 진행되었습니다.

점심 시간에 너무 학교가 조용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교무실에 갔습니다. 가보니 교감샘, 윤부장님 등이 보이지 않습니다. 추측으로 소리울터에서 오늘 올릴 핸드벨 연주를 하나 싶어서 가보았지요. 학년말 마무리로 무척 바쁘게 일처리를 하시면서 언제 연습을 하셨는지 캐롤 메들리를 핸드벨로 너무 잘 하십니다. 몇 번 해보질 못했다고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교감선생님을 위시해서 11분이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오후 1시 반 2부 어울마당이 시작되었습니다. 축제의 하일라이트입니다. 전교생이 강당에 모였습니다. 오늘은 다른 학교가 일찍 끝났던지 외부 학생들도 눈에 많이 띱니다. 1부는 플룻과 오카리나 연주가 있은 후 선생님의 핸드벨 연주가 있었습니다. 학생들의 연주는 수준급입니다. 댄스팀들의 현란한 춤은 학생들을 숨죽이게 하고 축제의 분위기에 빠져들게 했습니다.노래 3팀  댄스 8팀 찬조 2팀이 있었습니다. 밸리댄스는 좀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급하게 섭외를 하면서 학생의 눈높이는 고려하기 어려웠나 봅니다. 오늘 많은 걸그룹들을 초청한 기분이 들 정도로 손색없이 깔끔하게 최대한의 끼를 발휘한 무대였습니다. 4시가 되어서 축제의 막은 내렸습니다.

축하해주시기 위해 오신 운영위원님들과 교장실에 차 한잔을 마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 해를 심정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내년 더 나은 축제와 알찬 교육과정 운영을 꿈꾸어봅니다.

모든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수고했지만 교무 일로 바쁜 때 겹치기 출연하면서 수고하신 윤부장님, 학생들과 항상 함께 하면서 2학기 내내 고생하신, 배*미, 장*, 백*경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13.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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