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적상산 단풍

등경 2020. 10. 29. 20:02




















적상산 단풍

시월 하면 단풍이라는 단어를 연상한다. 시월 하순이다. 시월도 며칠 남지 않다. 지금 단풍이 한창이다. 오늘 아니면 단풍 구경하기 쉽지 않을성 싶은 마음이 든다.

아내가 썩 컨디션이 좋치 않아 조심스레 나들이 의견을 물으니 반승낙을 한다.

어디로 갈까 머리를 굴려 이곳 저곳 떠올려봤으나 마땅한 곳이 생각나지 않는다. 최종 무주 적상산을 가보기로 하다.

단풍 하면 이곳도 빠지지 않는다. 이름부터 범상치 않는 곳이다. 가을이면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다. 적은 붉을 赤 치마 裳이라 하여 무주 적상산이다.

점심은 안성에서 먹기로 하다. 곧장 덕유 IC로 가서 칠연계곡으로 들어서다. 지난번 이곳에 와서 송어회집을 한곳 우연히 알게보다.

얼마전 개업을 했다. 송어회를 좋아해서 인근에 있는 송어식당도 많이 다녔는데 이곳에 식당이 생겨 문을 연지 한달도 안된 곳이다. 먹어보니 다시 와도 될만한 곳이다.

두시쯤 나서 적상산으로 향하다. 국도에서 많이 떨어진 지방도로를 통과하는 데 가을의 경치를 제대로 구경하다. 정말 엄마품처럼 포근한 가을 들녁이다. 한참을 가니 구천동 리조트로 가는 도로가 나오다. 치목 사거리에서 무주 쪽으로 한참 내려오다.

안국사로 들어가는 길이 쉽게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무주 가까이가서야 들어서는 길이 있다. 안국사가 지어진 경위도 잘 안다. 무주로 초임 발령을 받은 처지니까 알기 뿐이랴.

이곳은 인근 초임 고교교사로 있으면서 학생들과 소풍도 온곳이고 하숙집 친구들과 단풍 구경온 곳이기도 하다.

안국사로 들어서는 도로는 단풍 그 자체다. 울긋불긋 황홀한 단풍에 눈호사를 한다. 단풍 노래가 다시는 안나올 정도로 아름답다.

그냥 지날 수가 없다. 차를 정차하고 단풍 사진을 아니 찍을 수 없다. 가는 곳마다 풍경을 폰에 담아 보다.

머루와인동굴을 지나고 전망대로 가는 곳과 안국사로 가는 갈림길에서 안국사로 오르는데 한참을 간다.

원래 안국사는 다른 곳에 있었는데 댐공사를 하면서 이곳으로 이사오다. 이사온지 꽤되는데 공사한지 얼마 되지 않을 정도로 고색창연한 밋은 없다.

무주를 거쳐 가기로 하고 무주 읍내로 들어서다. 무주는 추억이 너무 많은 곳이다. 사회 첫출발을 이곳에서 하다. 결혼하고 신혼살림도 여기서 시작하다.

살던 곳을 찾아보니 흔적 찾기가 어렵다. 트렁크 하나 들고 하숙부터 시작했는데 하숙집도 있던곳에 다른 건물이 들어서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

아내가 세월이 흐르면 다 없어지고 변하는게 순리라며 나보고 그렇계 애달아 하지 말란다. 오늘 아내의 머리를 보니 흰머리가 눈에 띤다. 그런줄도 모르고 산 내가 너무 한심하다.

손가락으로 세어보니 이곳에 온지가 39년 6개월이다. 사회 첫발을 이곳에서 내딛다.

얼마전 한시선독에서 배운 시가 생각난다. 陶淵明의 雜詩다. 12구의 오언율시인데 마지막 네구는 너무 많이 알려진 내용이다.

盛年不重來 一日難再新 及時當勉勵 歲月不待人 "젊은 시절은 다시 오지 않고 하루에 두 번의 새벽 있기는 어렵지 때에 미쳤을 때 마땅히 힘써야 하니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오"라고 시인은 노래했지.

2020.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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