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뚝딱 UCC동영상 만들기

등경 2013. 8. 15. 22:06

무덥다. 팔월들어 오늘까지 전북교육연구정보원에서 실시하는 여름방학 교원 정보화 직무연수에 참가했기에 큰 무더위를 느끼지 못했다. 오늘 그 연수에서 해방되어 모처럼 학교에 나와 밀린 일들을 정리하고 있다. 밖은 지구가 달구어져 그 열기를 내뿜고 있기에 실내에 앉아 있어도 지열을 의식하고 있다.

이번 연수를 받는 동안에는 힘들기도 했으나 받고 보니 의미있는 연수를 받은 거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 2년전 디지탈 카메라 연수를 받은 적이 있는데 그 이후 굵직한 집합연수는 이번 연수였던 거 같다. 이번 연수는 뚝딱 UCC 동영상 만들기였다. 정보화 관련해서는 세상이 바뀌어 가니까 좀 친해보려 해도 왜 나는 그리 되지 않는지 이번에 욕심을 내었다. 제대로 따라 갈수 없는 입장이긴 하지만 배우는 것이 부끄럼이 아니기에 도전해보기로 하고 집합연수 참가자를 모집할 때 도전장을 낸 것이다. 운좋게 선발이 되어 설렘으로 기다렸다가 어느새 그 세월이 흘러 연수에 참가했고 오늘 마치게 된 것이다.

정보 쪽은 사람이 창의적이지 못해서 하나 가르쳐주면 그것만 익히는 정도여서 배우는 속도도 느리고 뭘 응용해서 해보는 법이 없는 나로서는 배우는 것을 즐겨이 하는 처지라 무작정 신청했는데 하나라도 주워듣는게 있다는데 의미를 부여한다면 나 스스로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연수는 8월 1일 시작이 되었다. 나이 들어 연수를 받으러 간다는 것도 좀 어색한 일이긴 해도 즐거운 맘으로 출발했다. 3년간 근무했던 곳에서 연수를 받다 보니 사정을 좀 알기에 큰 불편은 없었다. 개강식이 있었고 익숙한 제1연수실에서 연수는 시작되었다. 전 학교에서 근무한 선생님도 오긴 했으나 아는 분은 그리 많지 않았다. 첫 강사는 포토샵 강의였는데 원광정보예술고의 김** 선생님이라 잘 알고 있는 처지여서 출발은 쉬웠다. 디지털 카메라 연수에 포토샵이 주 내용이다 보니 전에 만져보기도 해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 강사님을 보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자기 할 일이 있는데 그 외에 탁월한 업무능력으로 전문성을 발휘하는 연수의 강사로 능숙하게 지도를 한다. 전보다 더 나아진 거 같다. 폭넓은 교양으로 교육과 관련된 얘기들을 많이 들려준다.

둘째날은 새 강사님이 오셨다. 동영상 기획 및 촬영이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하신다. 강사는 박**선생님이시다. 곧 바로 버킷리스트를 작성해서 조 편성을 한다고 한다. 첨 앉은 대로 강의를 계속 받는 줄 알았다가 첨엔 좀 놀랐다. 올해 하고 싶은 일을 쓰라해서 포스트 잇을 앞 칠판에 붙이라고 한다. 그냥 생각없이 아랫부분에 부치고서 제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곧 바로 조편성으로 들어갔는데 비교적 젊은 분들이 다 앞조에 배정되어 있다. 난 7조에 해당이 되었는데 우리 조 네분의 선생님은 이삼십대 선생님은 계시지 않고 남2 여 2인데 다른 남자 선생님은 좀 나이가 들어보인다. 다른 분들은 나의 흰머리를 보고 겉으로는 표현을 안했어도 속으로 어떤 생각을 했을지 짐작이 간다. 조편성하는 여러 방법이 있을텐데 왜 하필 이런 방법을 사용했을까 원망스럽기도 하고 왜 내가 낮은 부분에다 포스티잇을 부쳤지 하는 생각이 좀 머리를 흔들어 놓기도 했다. 한편 미안하기도 했다. 젊은 분들이 한두분 계신다면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텐데 우리 조는 그렇지 않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금요일 수업이 끝나고 나서 퇴근하지 전 강사님에게 가서 조심스레 내 입장을 피력해보기도 했다.

 

셋째 날이다. 다른 사람들은 자리가 바뀌어졌지만 나는 그냥 제자리였다. 또 한주가 바뀌기도 해서 그래 한번 정해진 것은 바꾸기 어렵다는 걸 알기에 어떻게든 해보기로 맘먹고 앞에서 가르쳐준대로 따라하다. 잘 모르면 나** 조교가 있으니까 물어보면 되리라 생각하고 앞에서 진행하는 것을 따라하는데 노력했다. UCC 개념조차도 없던 난 이것 저것 새로운 용어들이 나올땐 즐거웠다. 내가 업무를 하는데 직접적으로 필요없다 하더라도 요즘의 정보화 흐름도 파악할 겸 새 맘으로 열심히 주워 들었다. 갤럭시 노트로 사진 찍는 법도 배우고서 조 소개를 위한 촬영을 하라는 과제를 부여받고 근처에 가서 사진 촬영을 했다. 다른 연수에 비해 어떤 작품을 만들다 보니 여유가 있어 좋았다. 우리 조는 8조와 같이 생명과학고에 가서 조 소개 자료를 촬영해서 편집을 했다.

 

그렇게 해서 비디오에디터로 촬영하는 법, UCC 동영상 다운 받는 법, 다음팟인코더 사용법, 알툴바를 이용하여 UCC 저장하기, 안캠코더, 알씨 다루는 법 등을 배웠다. 또한 무비메이커로 동영상을 편집하는 법이라든지 QR 코드가 뭔지까지도 많은 것을 배웠다.

 

넷째 날 촬영이 많이 이루어졌다. 지난번 조 소개는 맛보기이고 하나의 동영상을 만드는 것이 과제였다. 조에게 협의하라고 많은 시간을 주었다. 다른 팀은 즐겁게 열심히 협의흘 하는 거 같다. 우리 팀은 좀 맨숭맨숭하다. 다른 팀이 부럽기도 했다. 별 아이디어가 없는 거 같기도 하고 협의해야 마땅한 소재가 없다. 옆조는 이미 작성한 콘티 용지로 상의를 하는 거 같다. 우리 조도 머리를 맞대고 협의를 하는 자리에서 다른 한 조원이 얘기를 하고 나서 곧 바로 내가 아이디어를 냈더니 다른 조원이 흔쾌하게 OK를 하였다. 그렇게 해서 UCC제작용 콘티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넷째날 여기 저기를 다니면서 촬영을 마쳤다.

 

여섯째날 새 강사가 오셨다. 동영상 편집 및 만들기 내용으로 우리를 지도하시는 강사셨다. 열정이 가득하다. 그런데 반응이 없는 우리가 부끄러울 지경이다. 염강사님으로부터는 동영상 제작 과정에 대해 자세하게 들었다. 동영상 편집에 비교적 우리에게 현실적으로 제일 적합한 파워디렉터를 다루는 법을 배웠다. 강사님은 쉽게 설명하지만 따라 하는 우리는 어렵다. 클릭 하나를 놓치면 따라 갈 수가 없다. 그 때마다 난 조교를 불렀다. 미안할 정도로 불렀다. 이런 것을 맘대로 다루는 정도라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파일을 불러와서 효과를 주고 PIP 개체를 적용하고 타이틀을 바꾸고 장면을 전환하고 자막을 넣는 등 쉽지가 않았다. 아침 일찍 와서 오후까지 열심히 배웠다.이렇게 해서 며칠 열심해 하니 또 한주가 갔다.

 

팔일째 마무리를 해갔다. 우리가 만든 동영상은 거의 초등학교 조선생님에 의해 편집이 이루어졌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작품이 거의 만들어져갔다. 우리 조도 완성된 작품을 끝나기 전에 내게 되었다. 아흐레째 이런저런 실기 연습을 했고 오후는 작품 시연과 실기평가가 있었다. 6교시째 각 조가 만든 작품을 보게 되었다. 1조부터 보여주었다. 잘 만들긴 했어도 소재가 공감이 가는 내용이 비교적 적었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우리 조가 만든 작품이 최고인거 같았다. 우리 조 작품을 보고 연수생이 제일 많이 웃었던 거 같다. 시연이 끝나고 쉬는 시간에 전에 같이 근무했던 전선생님으로부터 우리 조가 제일이었다는 얘기도 들었다. 곧 바로 실기평가가 있었는데 하기 전에는 될 거 같더니 막상 시험지를 받아 놓고 시험을 보노라니 이건 엉망이었다.

 

마지막 날이었다. 아침 1교시 지필평가가 있었다. 시험지를 받아놓고 보니 시험에 안 나올 것만 열심히 한 거 같다. 역시 기본에 충실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을 느꼈다. 이렇게 해서 평가는 마무리되었다. 곧 바로 특강 시간이었다. 시낭송가의 특강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시에 관심이 많은데 열심히 들었다. 나도 시낭송가가 얘기한 거 처럼 한달에 하나의 시를 외어 갈 것이다.그런 다짐을 하고 모든 연수를 마치고 연구정보원을 빠져 나왔다. 배우고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라는 공자님 말씀처럼 그냥 책에 덮어버리지 말고 가끔이라도 배운 거 내가 쓸일이 없다고 내팽개치지 않고 써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유난히 더웠던 연수기간이지만 보람되고 의미있는 방학이었다고 맘속으로 여러번 되뇌였다.

2013.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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