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한줄 일기

119 신고

등경 2018. 5. 21. 08:30

 

 

 

119 신고


새벽 예배에 갔다가 오랜만에 운동을 갈까 하고 집을 나서다. 지난달 말 계곡에서 넘어져 몸을 좀 다친 후로는 운동을 거의 안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겨울에는 계단 오르기를 좀 했었는데 요근래 계단 오르기를 해본 적이 없다. 계단 오르기를 하려고 15층까지 갔다가 초등학교 운동장을 몇 바퀴 돌고 싶었다.


7시 10분경 ○○초등학교 앞을 지나가는 데 고라니 한 마리가 도로와 인도 사이 경계 철조망에 끼어 몸부림을 치고 있다. 아마 고라니가 새벽녘 산에서 내려와 이 도로를 지나가다가 좁은 구멍에 몸이 끼어 나가질 못하고 허둥대는 것으로 추측하였다. 운동을 하러 갔기에 내 몸에 휴대폰이 없어 지나가는 사람에게 부탁을 하기로 마음 먹다. 이어폰을 끼고 저 멀리서 걸어오는 40대 초반 장년이 지나간다. 전화를 해달라고 119 이야기를 꺼내자 손사래를 치고 달아난다.


다른 사람이 오기 까지 기다릴까 하다가 아니다 싶어 집에 뛰어가서 휴대폰을 가지러 가다. 재빠르게 뛰어 가서 현장에 오니 벌써 전주공고 다니는 학생이 119에 신고를 했다고 한다. 나이 드신 분과 학생이 신고를 하고 119를 기다리고 있다. 20분쯤 지나니 40분경 119차가 출동을 해서 도착하다.


고라니가 끼어 있기에 작은 철제 봉을 자르지 않으면 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고라니가 빠져나갈 수 있게 도와주려고 철조망을 넘어 고라니 몸에 손을 대는 순간 더 몸부림을 치고 생각해보니 뒷다리쪽이 비대해서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이다. 119 대원 세명은 신속하게 처리를 하다.


이렇게 사고는 사람이든 동물이든 어디든 있다. 사람도 조심해야 하고 동물도 마찬가지다. 오늘 고라니 사고를 보니 5년전 학교 순찰을 하는데 학교 울타리에 고라니가 끼어 동물보호단체에 신고하여 구출한 적이 있었다.


빠져 나가려고 몸부림을 고라니가 쳐서 앞다리가 꺽이진 않았는지 걱정이 되는 데 이제 구조되었으니 치료받고 자유로운 몸이 되어 산천을 누비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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