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하면 병난다
오전 10시 반 가까운 식당에서 테니스 월례회 후 아침 식사를 하고 돌아오다. 어찌 됀 일인지 밥이 잘 넘어 가지 않는다. 오늘은 참석 숫자가 적다고 해서 누군가 일괄적으로 소머리국밥 10,000원짜리 식사를 주문했다. 나는 원치 않는 일이었지만 다수 의견에 따랐다. 첫 숟갈을 떴으나 썩 구미에 당기지 않는다. 어렵사리 반절쯤 먹고 집으로 오다. 평소 식사를 잘 하는 나로서는 흔치 않는 일이다.
집에 와서 샤워를 하고 소파에 앉고 보니 졸린다. 샤워도 힘들게 했다. 소화도 안 되어서 위장 장애도 약간 있는 것 같고 춥다. 견디기 힘들어서 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하고 일어나니 오후 3시 반이다. 아내는 세탁기가 고장나서 새로 세탁기를 들이는 장소를 물색해서 치우니라 난리다. 자다가 내 폰이 울리는 것 같다. 받고 보니 딸이다. 엄마 힘들게 일하는 데 도와주라는 전화와 문자 메시지다. 남 사정도 모르고 엄마를 위한 딸의 주문이다.
내가 이렇게 아픈 원인이 여러 가지다.
첫째, 오늘 월례대회 모처럼 나가다. 작년 10월 말부터 코트에 얼굴을 보이지 않다가 겨울을 보내고 나갔더니 월례대회에 특별상으로 주어지는 상을 나에게 준다. 이유는 동면을 깨고 나왔다는 이유다. 앞으로 잘 나와 달라는 주문이다. 처음에는 나가지 않으려 했는데 주위에서 빨리 끝내야 하니까 나가라고 난리다. 그리고 오늘 게임은 세 게임 이상 해야 하는데 세 게임도 다 못했다. 오랜만에 운동을 하니 무릎도 아프고 팔도 아프고 안쓰던 근육이라 시큰시큰 하다. 오늘 운동이 무리였다.
둘째, 오늘 수양산금요기도회에 갔다가 늦게 돌아오다. 1시반에 왔으니 그리고 4시 반에 깨어 나갔으니 잠은 세 시간 잤다. 캐나다 목사이고 언론에서 2년반 독재국가 감옥국가에서 체제 반란죄목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임현수 목사가 소양에 있는 기도원에 오셔서 북한에 머물렸을 때 당한 고문과 학대 등을 고발하고 앞으로 우리 한반도가 나아갈 방향에서 동영상과 설교가 길어져서 11시 40분에 끝나다. 그 뒤 문제가 발생했다. 우리 교회 버스가 시동이 안걸리는 것이다. 버스에 타고 온 교회 성도들은 모두 다른 차에 분산되어 타고 갔고 나는 의리를 지킨다고 O부목사님과 같이 버스를 지키다가 우리 교회 장로님에게 SOS를 요청해서 차를 시동을 걸다. 그 장로님도 아닌 밤에 홍두깨라고 급히 달려와서 바로 시동을 걸고 수양산을 내려오다. 버스는 히터가 가동되지 않아 춥지 고생을 했다. 집에 오니 새벽 1시 반이다. 몸치가 난 모양이다.
셋째, 이번 주 일주일 공부를 한답시고 고전번역교육원을 일주일 내 드나들었다. 작년 1년 좀 편히 쉬면서 놀았는데 이번 주 공부를 해보겠노라고 선언을 하고 지난 수요일은 세 강좌를 들으며 힘을 쏙 뺐다. 그게 힘들었던 거 같다. 공부를 하는 데 영향을 줄 거 같다. 이젠 나이가 들어선지 내 맘 같지 않다. 한다고 맘은 먹었는데 걱정이다. 공부를 해낼 일이..무리하게 일주일을 생활한 것이 원인이다.
이렇게 다양한 원인이 되어 오늘 병이 난 것이다. 또 잠도 많이 부족했다. 원인 파악이 됐으니 조심하자. 건강 한번 잃으면 회복하기 힘들다. 나이도 모른체 공부한다고 skfEnlo는 자신도 부끄럽다. 앞으로 아프지 않도록 노력하자. 그 좋은 봄날 침대에 누워 뒤척거리다가 하루를 보내다. 속으로 멍청한 놈, 지혜없는 놈이라고 나를 질책하는 말들이 내 안에서 쏟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