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의 연발
오늘은 하모니카 레슨이 있는 날이다. 레슨 장소인 자연생활 어린이집에 도착하니 학부모님들과 상담이 있는 날이라서 좀 늦게 시작한다고 한다. 메시지를 보냈는데 내가 카톡을 못 보았다. 어린이집도 정부의 방침으로 학부모와 상담하도록 날을 정해서 실시하는 모양이다. 일반 학교에서도 학부모총회가 있는 날은 학부모님들과 상담을 하기 위해서 준비도 많이 해야 하고 바쁜 날이고 교육기관의 아주 중요한 행사다.
중요한 행사가 있는 날인데 객들이 와서 방해하지는 않나 싶어 좌불안석이다. 우리가 쓰고 있는 교실도 상담 장소로 정하고 학부모님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40분쯤 되니 P사장님이 오셔서 긴급한 저녁 식사가 예정되어 있다고 얼굴만 내밀고 가신다. 여섯시가 넘었는 데도 아직 강사님도 오시지 않고 해서 나도 결단을 내리고 싶었다.
오늘 대학동창 모임이 있는 날이라고 알고 있어서 레슨 받으러 오기 전에 총무에게 좀 늦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랬더니 천천히 여유 있게 오라는 메시지가 온다. 얼마 받지 않고 나간다면 이 기회에 일찍 나서는 편이 낫겠다 싶어서 모임에 참석하고자 나서다.
집에 와서 차를 지하주차장에 주차하고 시내버스를 타다. 오늘 버스는 유난히 떤다. 잠깐 정차하다가 출발할 때는 차가 덜덜거린다. 기사의 운전 미숙인지 차가 노후되어서 그런지 딱히 뭐라 판단하기 어렵긴 하지만 요 근래 타본 버스 치고는 너무 불량이다.
전북예술회관에서 내려서 음식점을 찾으려 하니 음식점 상호가 바로 눈에 띤다. 잘 되었다 싶어 문을 열고 들어가니 친구들이 보이지 않는다. 2층이 있냐고 했더니 홀이 1층 눈에 보이는 곳이 전부란다. 나도 깜짝 놀랐다. 여기 말고 같은 이름을 가진 음식점이 없냐고 했더니 없다고 한다. 다시 천천히 생각해보니 오늘이 아니다. 다음 주다. 이런 실수는 잘 하지 않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자책감이 든다.
30분 내에 타면 버스비는 내지 않아도 되는데 내릴 때 체크를 하지 않아서 버스비를 낸다. 사람이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 결과다. 이런 일이 있으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이것도 실수의 연속이다. 삼십분 내에 버스를 탈리 만무하다고 하차 시 체크를 하지 않았다.
인간은 연약하고 부족한 존재기에 실수는 하는 법이다. 완벽한 인간은 없다. 그러나 실수는 반복해서는 안된다. 오늘의 실수는 웃어 넘기기에는 너무도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