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단상/익산어양중

처음 일이예요?

등경 2016. 6. 28. 11:50

3교시가 시작되다. 오늘 에어컨 가동은 10시 반 시작이 되다. 대부분의 반이 에어컨 전원을 넣어 주면 문을 닫고 수업을 하다. 3교시가 시작되자. 정부장이 와서 학생 일에 대해 상의하다. 한 학생 건은 이번 대안학교로 전학을 가려고 하는 학생을 다음 주 동행해서 전학가는 학교에 가서 학부모님과 상담을 같이 하고 오고 싶다 한다. 정말 바라던 일이고 그렇게 해주면 일을 철저히 처리해주는 격이서 맘속으로 쾌재를 부르다. 또 한 학생 건은 그동안 운동을 한 학생인데 무슨 변화가 있던지 막무가내로 운동을 포기한다고 한다. 여러 가지로 설득을 해봤지만 실패로 끝나서 관계되는 기관의 국장이 오셔서 포기 각서를 마지막으로 받으려고 손님이 내교했다는 이야기를 듣다. 감독 교사가 그 학생의 진로를 같이 생각하고 고민해주는 터라 선생님의 의견을 들을 법하지만 도무지 그 길은 자기의 길이 아니라고 하니 어쩔 수 없이 학생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한다. 어느 길을 가든 자기가 원하는 길을 가서 하고 싶은 일을 하길 바란다.

4층을 돌고 3층을 내려와서 2층 어느 반을 가니 체육이라 학생들이 없는 빈 교실이다. 문은 닫혀있고 창문은 열려있다. 그런데 에어컨이 가동되는 듯 하다. 에어컨이 꺼져 있으면 모든 창이 닫혀 있기에 맨 윗부분이 열려 있고 해서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문을 열고 들어가려 하다. 한 학생이 옆반 문을 열고 들어간다. 오라 해서 1학년부실에 가서 문 키를 가져오라 하니 갔다 오더니 없다 한다. 직접 교무실에 가서 키를 찾아보기로 하다. 학년부실에 몇 분이 계신다.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다. 문은 닫혔있지, 창은 열려있지, 에어컨은 가동되고 있지 하면서 교실을 가보고 싶어한다. 마침 그 반 담임선생님이 오신다. 그 반에 에어컨이 켜져 있다고 하니 그럴리가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처음 일이라고 한다.' 교실을 가보자고 해서 가보니 에어컨은 꺼져 있다. 교실을 나오면서 에어컨 담당학생이 모범생이고 철저히 관리한다고 한다. 나의 판단이 속단이었고 정확하지 않았다. 처음 일이라는 말이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그동안 에어컨 관리를 하는 학생에게 철저히 지도를 해서 거의 틀림없이 정확하게 관리를 해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담임도 그 학생을 믿고 잘 관리되고 있다는 신념이 존경스럽기도 하다. 그 반 담임은 팥으로 메주를 쑨다해도 믿는 분이다. 수업도 열심히 하고 학교의 중요한 업무도 계속해서 맡아오다. 올핸 좋은 일도 있어서 교직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상급자격도 얻어서 이번 여름 연수를 받다. 복도를 같이 가면서 몸이 몇개라도 버틸수 없다 하면서 교실문을 열었다. 함부로 이야기를 하면 안되겠다. 만일 확인을 하지 않았다면 어떤 기회에 이번 사례를 들어 에어컨 관리를 잘 하라는 이야기를 했을 것이다. 잘못된 판단으로 오도를 했을 것을 생각하니 정확한 사실 관계 파악이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중요하다면 중요하다. 잘못 알고 있다 보니 서로 갈등이 일고 서로 인정을 하지 않는 경우를 종종 본다. 분명히 아는 것을 말하자. 창밖을 보니 뜨거운 태양이 운동장을 달궈 가는 것 같다. 그래도 창밖에서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기분좋게 한다.

2016.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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