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시간 식생활관 지도를 하고 일찍 교장실로 오다. 오늘은 2학년 3반, 4반 실장 부실장 면담을 약속했다. 1시 10분 네 명의 학생이 들어오다. 학교에 부탁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지 알고 싶었으나 별 다른 이야기는 않는다. 면담을 마치고 5교시가 시작되어 사물함 주위를 둘러보러 2층을 지나 3층을 가다. 문득 중정 쪽에 눈길이 간다.
작년 중정에 느티나무를 몇 그루 보강했고 화단 가운데 느티나무를 다시 심었다. 재작년 심은 나무가 한쪽 큰 가지가 죽었다. 회생할 기미기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작년 가을 나무를 보식하면서 수형이 좋은 나무로 다시 심었다.
그 느티나무와 백일홍 사이를 새들이 왔다갔다 잘 논다. 작년 정말 잘 심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나무는 아직 옆으로 벌어진 것은 아닌데 상당히 많이 자랐다. 쭉 큰거 같고 죽은 가지는 없다. 5년후 10년후를 생각해본다. 운동장 씨름장 주위의 느티나무가 4년전에 아이들이 흔들어 대고 아이들보다 별로 크지 않은 나무였다가 얼마전 그 나무 큰 것을 정말 깜짝 놀라다. 전엔 초등학생 나무라면 이젠 대학생에다 어였한 청년의 나무가 되어 기품을 자랑한다. 그런 나무처럼 이 중정의 기린이 되어 이 곳을 지키리라 본다.
4층을 올라가서도 그 중정 쪽을 바라보다. 느티나무가 잘 생겼다. 그 곳을 지나 북쪽을 바라보니 이제 모내기를 할 때인 모양이다. 논에 물이 가두어졌다. 이 곳에 써레질이 있고 이앙기로 모가 심겨지리라. 언제나 바라봐도 마음이 포근하다. 우리 어양중은 도심 아파트 속의 학교지만 이곳을 보면 전원 속의 학교로 생각이 들고 마음이 편안해지고 포근해진다. 이 곳이 개발이 되면 그 때는 상황이 달라지긴 할 텐데 그 편은 생각조차 싫다.
오늘은 오월 말이다. 어느 덧 세월이 흘러 엊그제 입학식이 있었는데 석달을 보낸다. 학교의 1학기도 석달을 보내면 이제 방학 준비를 해야 한다. 오월 잘 마무리하고 유월 맞이하련다.
2016.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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