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교육-'중학생, 기적을 부르는 나이'의 저자와의 대화
오늘은 2학기 2차고사 이틀째 날이다. 오전에 시험을 마치고 오후는 1시 반부터 3시까지 학부모교육을 하다. 학부모교육이 있다고 가정통신문까지 보냈는데 연말이고 바쁜 철이어서 그런지 호응은 좋질 않아 참가하겠다는 학부모님이 십여분이다. 오늘 시험 감독을 하러 오신 분에게 참석 안내를 했고 그래선지 학부모님 약 25분과 우리 선생님들 40분 가까이 해서 약 60여분이 명강사의 강의를 듣다.
오늘 강사는 특별한 분이다. 참학력 모델학교 추진 사업으로 우리 교사들의 독서 동아리 필독서로 요근래 상당히 뜨고 있는 '중학생, 기적을 부르는 나이'라는 책의 저자 박미자 선생님을 모시게 된 것이다. 담당 부장님이 여러 차례 부탁을 드려 어렵사리 학부모교육이 열리게 되다.
1시 20분이 되니 귀품이 있는 어떤 분이 안부장과 교장실로 오시다. 처음 인상은 아주 온화하시고 따뜻한 인상이 편안하다는 것을 느끼게 하고 우리 학교에서 매일 대하는 인자하신 선생님 한 분 오신 거 같다. 실제 인천 청천중학교에서 국어를 현재 가르치고 계신 분이니까 그렇다.
바로 강의가 이루어지는 시청각실로 향하다. 들어오고 계신 분도 있고 막 자리에 앉는 분들도 있으나 바로 시작하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1시 반이 넘자 마자 강사님을 소개하고 바로 강의로 들어가다.
중학교에서만 계신 분이라 하지만 특별한 통찰력을 갖고 현장에서 중학생들과 열심히 생활하고 난 열매로 오늘의 책도 만들어지고 많은 사람들과 만나 중학생에 대해 자신 만만하게 중학생을 논하고 다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인생 발달 단계에서 여러 단계의 시기를 거치는데 각 시기마다 멋진 점 좋은 점을 찾아 응원을 함으로 보는 관점을 재구성해보자고 한다면서 먼저 전제를 하고 운을 뗀다. 그래서 중학생은 요즘 다루기 힘들고 이해하기 힘든 시기라 하더라도 중학생을 다른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보자는 것이다.
학부모들이 사춘기 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을 갖는 다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고 사춘기 자녀와 윈윈하여 부모로 성장하는 기회를 갖자고 외친다. 자녀를 대하면서 나와 같은 점을 보고 역시 고맙다고 할 수 있고 다른 점이 잇으면 나보다 우수한 점이 있다고 보자는 것이다. 언제나 긍정적인 면을 가지고 지도를 해야 관계의 끈이 이어지고 변화가 시작된다고 한다. 칭찬하고 긍정적인 관점으로 봐야 관계가 이어진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보니 평소 잘못한 학생을 보면 그점을 부각시켜 타이르고 훈계하고 잘못을 지적해온 나 자신이 부끄럽기도 하다. 그렇게 하기가 힘들다고 하지만 그런 맘가짐으로 대하다 보면 가능할 법도 하다.
중학생은 사실로 접근해야 통한다고 한다. 논리적 근거를 제시해야 받아들인다고 한다.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할 때는 해야 중학생들은 마음 문을 연다고 한다. 저자가 몽고 여행을 가서 말 사진을 찍었는데 그 사진은 말들이 서로 엇갈려 몸을 기대고 있는 사진을 보여준다. 그 말들은 달리지 않고 가만히 서있으면 파리들이 몸에 달라붙어 힘들어한다고 한다. 이 때 말꼬리로 서로의 몸에 붙은 파리를 쫏듯이 우리 교육의 목표는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한다. 옛날에는 프로이드가 경쟁이 본능이라 했지만 오늘날에는 협력이 경쟁력으로 이제는 남에게 먼저 손내미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 중학생들을 지도할 때 존재 자체에 대한 인정이 필요하다. 청소년을 털갈이 하는 병아리로 비유한다. 털갈이 하다 보니 모습이 보기 흉칙하다. 나태주의 시처럼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사춘기는 제2의 푹풍 성장기다. 사춘기란 단어 속에서 생각의 봄을 부르는 시기로 판을 새로 짜는 시기이다. 뇌세포들이 뉴런처럼 연결되고 가지치기를 하고 거울세포들이 발달하여 공감 능력이 푹풍 성장한다.
사춘기 청소년은 흔들리며 피는 꽃, 지적 혁명기, 15세는 지학, 개념을 이해하고 정립하는 시기, 말과 생각이 깨어나는 시기이다.
일상적인 생활에서도 우리 학생들의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 우리 학생들이 등교할 때 하교하여 돌아올 때 크게 환영해주고 부모와 자녀로서 래포를 잘 형성해서 좋은 관계를 맺어 소통하는 가정이 되길 바란다고 한다.
오늘 강의는 3시 30분이 넘어서 끝나다. 3시를 훌쩍 넘겨 30분을 더 했으니 모두가 다 강사의 강의에 몰입하여 시간가는 줄 모르고 듣다. 정말 30여년 현장에서 얻은 경험들이 고스란히 녹아 흘러 정말 그럴법한 이야기들이었기에 숨죽이고 듣다. 더욱 더 중학생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좋은 래포를 형성해서 중학생을 잘 이해하고 소통하여 교사와 학생, 학부모와 자녀간 행복한 마음들이 오가는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만들었으면 한다. 수없이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다 옮길 수 없어 크게 생각나는 몇 장면만 문자로 기록한 것이다.
이문재의 시로 마무리하다.
우리는 한 사람이고 한 세상이다.
-이문재
어떤 경우에는
내가 이 세상 앞에서
그저 한 사람에 불과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내가 어느 한 사람에게
세상 전부가 될 때가 있다.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한 사람이고 한 세상이다.
한 사람이고 한 세상인 우리 어양중 학생을이 거친 바람이 몰아치는 시기에 성장통을 거쳐 꽃피고 탐스런 열매맺는 거목으로 성장하기 바란다.
2015.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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