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주말이다. 오늘 테니스 월례회가 있는 날이다. 토요일은 새벽예배가 없는 날이기에 일찍 일어나는 대로 코트를 나갈 수 있다. 다섯시 반이 되어서 대충 가방을 챙겨서 밖을 나서니 비가 내린다. 코트에 도착하니 월례회 개최 여부가 반반이다. 우선 인조잔디에 내려 있는 비를 쓸어내리다. 가까스로 대회가 치러지다. 오늘은 두 게임만 하고 네 개의 조로 나누어 파트너를 바꾸어 가면서 치르기로 하다. 첫 게임을 이겼고 두번 째 게임도 즐겁게 치니 이겨서 B조 1위를 하다. 오랜만에 해보는 우승이다.
11시가 다 되어서 외출 준비를 하다. 오늘은 우리 학교 처녀 선생님이 시집가는 날이다. 교감샘과 연락이 되어 예식장으로 가다. 조금 늦는다고 했는데 그것이 근처 잠깐 들렀다 오신다고 했는데 결국은 일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달려오시다. 빙상경기장 오즈하우스 웨딩에서 결혼식을 한다 해서 일단은 빙상경기장으로 향하다. 여유있게 파킹을 하고 예식장으로 들어서다. 예식장 하면 큰 건물에 주례도 있고 하객들로 발디딜 틈없는 일반 예식장을 생각하고 갔으나 작은 건물에 식장이 아담하게 꾸며져 있다. 3층 신부대기실에 올라서니 신부가 씩씩하게 좌정하고 있다. 평소 활달하고 언제나 에너지 넘치는 샘이다 보니 보기가 좋다. 마음껏 축하해주고 싶은 맘으로 만나자 마자 '축하합니다. God bless you.' 로 인사를 건네다. 좋은 가정 꾸려서 건강한 몸과 깨끗한 맘으로 하나님이 내려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로 채워지는 축복의 가정이 되길 빈다. 하늘의 신령한 것과 땅의 기름진 것으로 물질의 복도 누리는 결혼의 복을 마음껏 누리는 축복의 가정이 되길 빈다.
12시가 되니 우리 선생님들이 몰려 오신다. 다른 때 같으면 봉투만 전달하고 그냥 식당으로 향했을 텐데 예식을 좀 지켜보고 싶어서 의자에 앉아 있다 보니 마무리 행진까지 보고 나서다. 편모 슬하의 한 쌍의 남녀가 만났는데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복된 가정이 되길 바란다.
아랫층 피로연 장으로 들어서서 음식을 먹고 싶은 데로 마음껏 먹고 1시가 되어서 익산으로 가다. 오늘은 익산교육장배 스포츠클럽대히 결승전이 있는 날이다. 우리 학교가 세 종목이 출전한다. 작년 같으면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함께 해왔는데 올핸 모든 것이 어긋난 것처럼 기대도 않고 대회가 있으면 가고 싶은 의지도 없었다. 올해가 그런 대회였기에 오늘도 크게 기대는 않고 나서다.
우선은 축구 결승이 1시 40분에 동중에서 있다 하여 이리동중으로 가다. 도착하니 1시 50분이 넘다. 동중 코트에 들어서니 2시가 되다. 저 멀리 정부장이 보인다. 이제 막 휘슬이 울려 이리중과 1, 2위를 다툰다. 풋살은 우승했다고 한다. 축구와 풋살 선수들이 겹치기 출전을 하면 경기를 해서 다행히 겹치질 않아서 경기운이 따라 여기 까지 온 것이다. 조금 있으니 전반전이 끝나다. 0대0으로 마치고 후반전 경기에 임하다. 낯익은 선수들 김*, 손*원, 정*호, 최*빈, 유*혁, 강*현, 김*엽, 박*찬 등등 이름을 아는 학생들이 출전하다. 몇 몇 이름을 모르는 선수들이 있어 물어보다. 작년부터 출전했다는 윤*한, 서*현, 올핸 참가한 임*주 등이 선수들이다. 기억하고 싶은 이름들이다. 몇몇 학생들이 응원을 나오다. 유일하게 홍일점으로 김*리도 있다. 후반 시작하는 것 보고 운동장을 나서다.
농구경기가 있기 때문이다. 어양중에 도착하니 고등학교 농구 준결승전이 막 끝나다. 강당에 막 들어서니 낯익은 얼굴들이 눈에 띤다. 함*고의 황*석, 김*혁 등 , 원*고의 김*웅, 한*빈, 서*양, 김*진 등 우리 졸업생들이 농구 동아리의 주축을 담당하다. 다 이곳 어양에서 갈고 닦은 실력으로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그 분야에 꽃을 피우는 학생들이다. 그 학교의 토양과 문화가 큰 주춧돌 역할을 한다.
곧 이어서 중학교 농구 결승이다. 이리 북중과 결승이 진행되다. 처음엔 시소게임을 한다. 상대탬의 투지가 돋보인다. 적극적이고 널쌘돌이다. 2쿼터가 끝나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더니 3쿼터 들어서자 소*우가 코트를 누빈다. 던지면 슛이다. 4번 김*준 학생도 투샷이 좋고 투지도 좋다. 장*준은 바닥에 넘어지면서도 콜을 성공시킨다. 그렇게 해서 더블스코어 이상으로 상대방을 누르다.
우리 팀이 나갈수 있을까 의아해 했는데 이번에는 풋살 종목도 전북도대회에 진출함으로 한 종목 우승이 늘었다. 나가더라도 익산대표 1위로 나가다. 우리 학교가 예체능 중심학교 같다. 학력이면 학력, 운동이면 운동, 예능이면 예능 못한 게 없다. 스포츠클럽대회 제2의 기념비를 세우다. 고맙다. 뛰어준 학생이 고맙고 지도한 선생님들이 고맙다. 응원 나온 학생들도 꽤 많다. 무대에 올라본 학생들이 올라보고 강당에서 뛰어본 학생들이 뛴다. 올핸 우리 학생들의 실력이 작년 같지 않은 건 분명한데 오늘 세 종목을 우승한 것을 보면 작년 선배들이 세운 전통과 업적들이 올해 학생들로 하여금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이끄는 느낌이 든다.
네시 넘어 강당을 나서다. 비가 내린다. 경기와서 구경하고 가면서 지고 가면 마음도 씁쓸할 텐데 기분이 좋다. 작년 9월 21일 익산 대표로 나가 전북대표가 되는 날 어지 기분이 좋든지 그 때의 감격이 되살아난다. 올해도 좋다. 기분이 좋다. 끝이 좋으니 다 좋다라는 말 처럼 그동안 땀흘려 맺은 결과물들이 막연한 희망이 선명한 성취로 나타나 마음껏 샤우팅을 하고 싶다. 집으로 오는 길 교감샘과 오늘의 기쁨을 계속 되새기면서 빗길을 달려오다. 오늘 같은 날이 또 있으면 좋겠다.
2015.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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