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교시 시작 종이 울리는 듯 한데 한 여학생이 정문 쪽으로 걸어 나온다. 1교시가 시작되는데 왜 나오냐고 물었더니 친구 때문이라고 한다. 평소 눈에 띠는 여학생이다. 늘 잔잔한 웃음을 띠우고 생활하는 모습 속에서 열심히 사는 학생으로 느끼고 있다.
소속을 물어보니 2학년 4반 허**이라 한다. 늦게 오는 친구를 기다린다고 한다. 잠깐 밖을 응시하다가 들어가다. 친구가 늦게 일어나 지금 오고 있으니 기다리다가 가고 싶어한다. 좀 있으니 한 여학생이 들어온다. 그 여학생도 같은 반 김*아다. 친구가 기다리고 있다가 들어갔다고 하니 수업 받으라고 했는데 나왔다고 하면서 허겁지겁 교실을 향해 달린다.
그 둘 사이의 모습을 보고 친구가 좋은 모양이다.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속담도 있지만 친구가 그렇게 좋을까. 사춘기를 겪는 시절엔 서로 말 벗이 되어 서로를 이해해주고 배려해주는 친구가 좋은 모양이다. 친구 관계가 나빠 따돌림이 있는 요즘 학교 현장에서 좋은 친구를 만나서 사귀는 것도 인생에서 좋은 경험이고 큰 복이라 생각한다. 학창 시절 좋은 친구를 맺으면 평생 동지로 인생을 사는데 풍요롭게 살게 된다.
좋은 친구 관계를 나타내는 고사성어도 많다. 관포지교, 물경지교, 수어지교, 막역지우 등 다 좋은 친구관계를 표현한다. 학창시절에 저렇게 좋은 친구를 한 두사람이라도 사귀도 있으면 좋겠다. 조금 사귀다 싫다고 헤어지기도 하지만 오래 좋은 관계가 유지되길 바란다.
오늘 아침 교실을 돌려고 나서다. 1층 신발장을 지나가다가 2학년 7반 김*우 학생을 만다. 그런데 1학기 동안 내내 같은 반 여학생과 등교를 같이하다. 오늘은 의아해서 묻다. 그 여학생을 어데다 두고 너 혼자 오냐고 했더니 대뜸 헤어졌다고 한다. 요즘 학생들은 동성간 이성간 친구도 쉽게 사귀고 헤어지기도 한다. 속으로 그래 너는 자신의 미래 설계를 위해서 헤어진 편이 낫다고 생각하다.
이런 처지에도 서로 상처 받지 않고 좋은 친구로 남아 학습에 방해되지 않길 바란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뭔가 앙금도 있고 흔적도 있고 상처도 있다.
어제 한 학생이 전학을 왔다. 1학년 우리 학교를 다녔는데 운동을 하고 싶어서 전주에 사립 중학교로 전학을 갔다가 다시 오고 싶다고 해서 전학을 허용하다. 그 학생도 1학년도 친구 관계가 매끄럽지 못해서 작년 담임 선생님도 그반 학생들도 힘들어 했다. 다짐을 받고 이젠 잘 하겠노라고 해서 다시 한번 기회를 주고싶다. 오늘 아침도 등교를 하는 고*채를 불러 세워 다시 다짐을 받고 화이팅을 하다. 잘 적응해서 좋은 친구들 사귀고 멋지게 학교 생활을 하고 진학하길 기도한다.
삶 자체가 관계다. 어른들도 관계 맺는 것이 쉽지 않는데 우리 학생들도 그러리라 본다. 살아가면서 서로를 위해주고 사랑해주는 친구 몇 명 있으면 그게 행복이 아니겠는가. 우리 어양 학생들이 좋은 친구 맺기에 성공하는 학생들이 되기를 바라면서 몇 자 생각나는 대로 써본다.
2015.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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