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단상/익산어양중

2015학년도 1학기 학교통신 인사말

등경 2015. 8. 7. 14:29

나는 미래의 나 자신과 경쟁한다.

유월 어느 주말 우연히 EBS에서 연세대 김상근 교수의 인문학 특강 “인문의 시대 르네상스 8강”을 듣게 되었는데, 강의 마지막에 언급된 다음과 같은 멘트가 참 인상 깊어 그대로 옮겨봅니다.
“왜 나는 나에게 주어진 하루하루의 업무와 과업에 최선을 다하지 않고 대충 대충 얼렁뚱땅 넘기는가. (미켈란젤로 그림을 가리키며) 저것은요. 그림이 아니라 저를 비추는 거울이었습니다. 여러분 누구랑 경쟁하십니까? 하지 마세요. 그건 하수들이나 하는 짓입니다. 고수들은 경쟁하지 않습니다. 왜? 경쟁자가 따로 있기 때문에. 누구죠? 바로 여러분 자신입니다.”

김교수가 인용한 “나는 미래의 나 자신과 경쟁한다.”라는 말은 미켈란젤로의 명언입니다. <최후의 심판>을 그린 미켈란젤로는 자기의 경쟁 상대는 완벽(parogon)을 추구하는 자기 자신이라 하면서 미래의 자신과 경쟁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아리스토텔레스는 “탁월함이란 훈련과 습관이 만들어 낸 작품”이라고 했습니다.
하수는 주변의 것들과 자신을 비교하지만, 고수는 자신의 나아진 미래의 모습을 그리며 끊임없이 정진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남들과 비교하면서 아까운 시간을 소비하기보다는 끊임없는 연습과 노력하는 습관을 통해 미래의 나아진 자신의 모습을 그려 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남들과 비교하는 심리가 있습니다. 가진 것이 많아도 늘 부족하다고 느끼고, 더 많이 가지려고 탐욕을 부립니다. 자존감이 낮거나 열등감이 많은 경우 더 심합니다. 이러한 비교 심리는 인생이 끝나야 멈출 것입니다.
그러나, 선인들은 비교의 대상을 미래의 자신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인생의 진정한 승리는 남과 비교하여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최고를 지향하면서 최선을 추구하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결정됩니다. 진정한 삶이란 남들과 비교되는 삶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만의 가치 있는 의미를 만들어 가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현재의 자신과 나아질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발전하며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삶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늘 하루 먹고 살기도 바쁜데 무슨 미래냐”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미래는 항상 미래로 있지 않고 금방 현실로 다가옵니다. 미래가 현재가 되고 또 과거로 바뀌면서 시시각각으로 새로운 미래가 나타납니다. 따라서 미래를 잘 예측하고 준비하는 사람이 승자가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미래가 어떤 모습인가를 명쾌하게 정리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미래를 예측하며 준비해야 합니다. 미래를 모르고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마치‘어둠 속에서 방향감각 없이 절뚝거리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미래는 너무나 복잡합니다. 미래 변화의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고, 변화의 내용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남보다 먼저 미래를 파악하고 개척하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미래의 나를 바로 봅시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단순히 예측만 하는 데서 더 나아가 각자가 원하는 대로 만들어가려는 노력과 지혜가 필요합니다. 우리 어양인은 미켈란젤로의 가르침대로 오늘보다 나은 내일, 더 큰 미래를 열어갑시다.


2015. 7. 20

익산어양중학교장 홍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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