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강원래, 당신이 진정한 승자요!

등경 2014. 11. 25. 20:05

강원래, 당신이 진정한 승자요!

익산교육지원청 부설로 특수교육지원센터가 있다. 특수교육지원센터 주관으로 “희망 찾아 떠나는 꿍따리 유랑단 콘서트”가 25일 이리신광교회 1층에서 있었다. 강원래 가수를 초청하여 장애의 아픔을 극복하고 새롭게 재기해서 새 인생을 살아가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줌으로 장애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기획된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특별공연이다.

TV에서 익히 보아왔고 엊그젠(19일) 저녁 방송된 KBS1 '엄마의 탄생'에서 아들 선이와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강원래 ·김송 부부의 모습이 그려졌는데 잠깐 스치면서 본 기억이 있다.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기도 해서 용기를 내서 강원래와 함께 하는 토크 콘서트를 관람하다.

공연은 2부로 되어 있다. 1부는 강원래와 함께 하는 토크 콘서트, 2부는 꿍따리 유랑단 콘서트다. 강원래는 한국 최고의 댄스 가수로 활동하던 2000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장애(척수손상마비)를 갖게 되었으나 꿋꿋이 이겨내고 제2의 삶을 시작한 사람이다. 강원래가 휠체어를 타고 나와서 ‘다시 꾸는 나의 꿈’이라는 자기 인생 이야기를 시작하다.

막 등장해서 장애가 뭐냐고 청중을 향해 질문을 던진다. 초등학생들은 ‘불쌍하다. 불편하다. 약자다 등 이런 저런 얘기를 한다. 장애가 뭐냐고 했을 때 나는 뭐라 대답할까 순간 머릿속이 텅 빈 거 같다. 나에게 대답하라 한다면 나도 뭐라 대답을 못했을 거 같다. 책을 통해서도 워크숍을 통해서도 장애라는 말에 대해서도 수백번 수천번 들었들텐데 제대로 정리되지 못하고 확고한 생각을 못한 나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게 되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신체 기관이 본래의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거나 정신 능력에 결함이 있는 상태’라고 되었지만 그런 장애가 아니다.

포항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때 서울로 전학와서 강남에 있는 논현초를 졸업하고 서울 언북중학교를 다녔다고 한다. 서울 경기고와 강릉대를 들어가 중퇴를 1990년 현진영과 와와에서 구준엽과 함께 백댄서로 연예계에 등장했다. 박미경의 백댄서 등으로 활동하고 1996년 구준엽과 클론을 결성해서 꿍따리 샤바라 등으로 많은 인기를 누리다. 2000년 11월 9일 낮 1시경 모터사이클을 타고 가던 중, 불법 U턴하는 차에 치여 하반신이 마비되었다. 이후 생사에 큰 위기까지 맞이하였으나 극적으로 깨어나 현재는 재활에 성공하여 휠체어에 앉은 채 방송에도 출연하고 있다.

콘서트 전반부에선 잠깐 졸았든지 제대로 듣질 못하다. 군대에 가선 얻은 것이 세 가지라 하면서 직업, 친구, 여자친구 송이 라고 한다. 2000년 11월 9일 낮 1시 불의의 사고로 인생이 뒤집어 진다. 처음엔 사고로 다친 자신을 절대 인정할 수 없었다. 처음엔 부정하고 분노로 세월을 보냈고 좌절하다 수용하기 까진 많은 세월이 흘렀다. 정신과의사는 빠르면 1년 길게는 10년이 걸린다고 했는데 수용하기 까지 5년의 세월이 흘렀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모든 것에 분노해서 욕만하고 살았고 누가 날 보는 것 같아 부끄러웠다고 한다. 누가 날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날 보고 있었는데. 자기가 스스로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함께 하는 친구들 덕분에 네 번째 꿈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자기가 꾸는 꿈 다섯 개를 소개한 콘서트다. 첫 번째, 대학교 입학, 두 번째 현진영과 와우 결성, 세 번째 클론, 네 번째 다시 클론, 다섯 번 째 얼마전 낳은 아들이란다. 선(son, sun, 宣) 이 최고가 되기 보다는 남을 배려하고 배경이 되는 멋진 사람이 되길 희망한단다.

2부 순서가 시작되다. 꿍따리 유랑단 콘서트다. 처음엔 나용희 아주 키가 작은 난장이 가수, 두 번짼 CCM 복음송 가수를 꿈꾸는 민지, 세 번짼 가수를 희망하는 오세준이라는 사람이 나와 공연을 한다.

한 팔이 없는데도 비장애인들에 맞서 한국 무에타이 챔피언까지 오른 최재식, 장애인가요제 금상 수상자인 심보준, 한 손 마술사로 유명한 조성진, 선천적으로 작은 키를 가지고 태어난 트로트 가수 나용희 등 쟁쟁한 실력파 문화예술가들이 총망라된 ‘꿍따리 유랑단’. 이들은 2008년 6월 28일 서울보호관찰소에서 첫 공연을 한 이래 전국의 소년원, 보호관찰소를 돌며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하는 희망 전도사들이 되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이들이 다시 한번 세상을 놀라게 하는 새로운 희망 프로젝트다.

콘서트 내내 청중들이 계속해서 박수를 보내다. 박수에 인색한 나도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다. 무대 위에 있는 분들이 이 땅의 진정한 승자다. 키가 아주 작아서, 못들어서, 손발이 완전하질 못해서,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해서가 장애가 아니다. 사지 멀쩡한 우리들이 이런 저런 상처로 장애를 입고 있는지도 모른다. 겉으로 봐서 장애를 입었다고 하는 사람이 장애자가 아니다. 진정한 이 땅의 승자는 강원래, 꿍따리 유랑단이다.

2014.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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