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단상/익산어양중

학교 나무 옮겨 심기 작업

등경 2014. 10. 25. 13:18

10월 24일이다. 오늘은 1학년은 수련활동을 하고 돌아오고 2학년도 수학여행을 갔다 돌아오는 날이다. 3학년은  익산중앙체육공원 천만송이 국화축제장에서 1일 현장체험 겸 앨범 그룹 사진을 찍어서 오늘은 전교생이 야외 활동이 있는 날이어서 학교에 학생이 없는 날이다. 학생도 없고 안전하기도 하고 나무는 가을에 옮겨 심어야 잘 산다고 해서 오늘부터 나무 옮겨 심기 작업을 하다.

 

늑장을 부려 집에서 늦게 출발하다 보니 8시 50분경 학교에 도착하다. 벌써 포크레인하고 화물트럭이 와 있어 작업을 하고 있다. 맨 먼저 입구에 있는 느티나무가 죽어 입구 느티나무를 다른 데로 옮기고 진입로 안쪽에 있는 소나무 세 그루를 옮겨다 심다. 간단한 일 같지만 간단치가 않다. 기계와 포크레인이 있으니 비교적 쉽게 하는 거 같다. 항상 마음이 꺼림칙 했다. 올 봄부터 나무가 신음신음하더니 결국은 나무가 죽어 얼마전 베어 버렸다.  그 공간이 바로 학생들이 즐겁게 등하교를 하는 진입로의 입구이고 보니 항상 그 곳을 보면 마음이 좋칠 않았다.

 

학교에 도착해 보니 먼저 그곳에 느티나무가 다른 곳으로 옮겨 지고 그곳에 소나무 세그루를 심는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그 곳에 작은 소나무가 맨 앞에 그리고 두 그루가 심어지니 운동장이 들어오는 입구에서 봐도 시야가 가려지지 않고 괜찮다. 그리고서 후정에 있는 백일홍 동산에 느티나무를 한 그루 옮겨 심다. 백일홍 한 그루는 운동장 남쪽에 있는 나무 동산에 옮겨 오고 그 곳에 느티나무 한 그루를 심다. 내가 나무를 옮겨야 겠다는 생각을 맨 먼저 하게 한 곳이다. 후정이 넓은 데 큰 나무 한 그루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운데 느티나무를 심으니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다. 먼 훗날 이 나무가 크게 되면 건물 앞 뒤 사이에 좋은 그림이 만들어질거라는 생각이 든다. 토양이 척박해서 나무가 잘 자라지 않는다면 별수 없는 일이지만....

 

이어서 이번에 울타리를 했는데 울타리 밖 모과나무가 몇 그루 있다. 그 모과나무를 운동장 남쪽 나무 동산에 심다. 잘 옮겨 오니 보기가 좋다. 그리고선 남쪽 울타리 쪽으로 은행나무를 몇 그루 심다. 교감선생님이 나무 작업을 계획했을 때 고등학교 학창 시절 교정에 은행나무가 가을이 되면 노랗게 물들어서 학교 다닐때 정서적으로 좋았다고 한다. 또한 향교에는 선비의 상징인 은행나무가 많이 심겨져 있다는 조언에 은행나무를 심기로 내부에서 충분한 협의를 하다. 그런 연유로 은행나무 다섯 그루를 사와서 심어놓다. 이 은행나무도 먼훗날 잘 자라면 가을이 되면 노랗게 단풍이 들어 보기가 좋을 것이라고 상상을 해보다.

은행나무를 옮겨다 심을 때가 11시가 넘다. 오늘은 1학년 학생들은 임실관촌청소년수련원으로 수련활동을 마치고 돌아오는 날이다. 11시 40분경 영등중학교 옆 큰 대로변으로 가니 벌써 도착해서 학생들이 헤어지고 있다. 작년엔 수학여행을 인솔하니라고 가보지 못했지만 수요일 입소식에 갔었고 어제 밤 프로그램 장기자랑과 캠프 파이어에 참여를 하게 되었는데 이렇게 좋은 수련장소는 보질 못했다. 관촌 사선대 운동장 가에 수련원이 자리잡고 있었고 체육관 식당, 그리고 숙소가 잘 배열되어 있었고 가을 단풍이 들어 주위 경관이 너무 아름다운 수련원이었다. 시설 또한 최고급이고 식사도 학생들이 "완전 맛있어요."할 정도로 모든 면이 학생들이나 선생님들이 만족해하는 수련시설이었다. 세월호 이후 잠시 개점휴업 상태일 때 프로그램도 많이 개발하여 프로그램도 많이 업그레이드된 상태라는 말도 들었다. 최고의 시설이 틀림 없어 내년도 재고 말것 없이 시월 이때쯤 할수 있도록 예약을 하고 오다.

 

교무부장님과 점심 때 찾아 간 곳은 3학년 점심식사 장소다. 3학년은 오늘 중앙체육공원 천만송이 국화축제장에서 앨범 단체 사진 촬영을 하다. 학생을 보내고 점심때 학교에서 가까운 자그마한 음식점에서 3학년 담임들이 식사를 하면서 단합을 다지고 있었다. 올핸 다른 때보다 더 빨리 끝났다고 한다.

 

오후엔 후정에 있는 목련나무와 단풍나무를 옮기는 작업을 하다. 후정 서쪽에 목련이 밀식되어 있어 안에서 보기도 깝깝하고 밖에서 볼때도 음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수목 관리가 잘못되어 있었다. 그 곳에서 한 그루를 운동장 가로 옮겨 심다. 그리고 전지를 하니 훨씬 건물이 밝아 보인다. 그리고선 도서실 뒤에 있는 단풍나무를 손대다. 단풍나무 한 그루를 운동장 남쪽으로 옮기고 한 그루를 다른 곳으로 옮기니 균형이 잡히고 보기가 좋다. 이런 저런 작업을 하고 보니 시간이 많이 흐르다. 5시 가까이 작업은 마무리 됐는데 동편 메타세콰이어 나무 다듬기를 후일로 미루고 오늘은 정리를 하다.

 

나무옮겨심기 작업을 마치니 2학년 수학여행단이 운동장으로 들어서다. 이번에는 교감선생님이 인솔하였는데 생각보단 수월스럽게 학생들이 잘 따라주고 온 선생님들이 열심히 노력하여 즐겁고 재미있는 수학여행이었다고 선생님들이 전한다. 말썽을 부릴것같아 각오를 단단히 하고 나선 선생님도 계시는데 정말 별일없이 수월스러웠다고 한다. 오히려 기사님이 공연 장소를 못찾아 헤매기도 하고 마지막 어떤 반은 다 와서 기름이 떨어져 한 반을 다른 반으로 이동시키는데 좀 불편을 겪었노라 한다. 작년에도 나가보니 오히려 밖에선 우리 학생들이 선생님 말을 잘 듣고 많이 협조해주어서 비교적 쉽게 다녀왔던 기억이 난다.

속속들이 차들이 도착하고 학생들이 빠져나가니 오늘 행사는 아주 사고없이 무난하게 모두 마치게 되어 기분이 가볍다. 차들과 학생들이 빠져나간 운동장을 바라보니 먼 훗날 울창하게 자란 나무들로 어양 교정이 아늑한분위기를 만들어줄 것 같은 생각에 오늘 일이 씨앗이 될거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 누군가는 일을 해줘야 한다. 개교한지 이제 십년이 흐르다 보니 거시적인 안목으로 이곳 저곳을 살필 때가 되었다. 그게 지금 이 시점이다.

 

2014. 10.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