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차 사랑하는 고국으로
6시경 잠에서 깨다. 여행기간 중 제일 잠을 많이 자고 푹 자본 적은 없다. 창을 통해 밖을 보니 우리 전원 풍경처럼 정겹고 사랑스럽다. 5층이라 뷰가 좋다.
여기서도 좀 멀리 떨어진 모스크에서 기도 소리가 나오다. 바울 사도가 전도를 하던 때는 기독교가 성행했다면 그런 땅들이 이슬람이 지배하고 곳곳 모스크에서 기도소리가 들린다. 이곳에서도 닭우는 소리가 들리는데 한국 닭이 우는 소리와 다르지 않고 짹짹거리는 참새 소리도 들린다. 공항 주변이라 비행기 나는 소리는 주기적으로 들린다.
샤워를 하고 거울을 보다. 길게 삐져 나오는 콧수염이 보인다. 평소 가위로 자르는데 가위가 없어 한두 개 뽑기로 하다. 콧수염을 함부로 뽑아서는 안된다는 상식 정도는 안다. 원래 머리가 희어졌지만 머리가 더 희어진 느낌이다.
오늘을 생각해 보니 며칠이고 현재 now 몇 시인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좀 오래 여행해서 나타난 현상이긴 하나 왔다갔다 하다 보면 정말 감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대충 정리를 하고 내려오니 먼저 Y 장로가 내려와 있다. 나는 식사전 모르는 낯선 곳을 가면 한 바퀴 돈다. 좀 멀리 가니 모스크가 있다. 모스크 안에도 들어가 보다. 토끼풀이 넓게 자라고 있다. 정겹다. 나와서 샛길로 들어 섰는데 방향을 잘못 잡았다. 그걸 빨리 인지하고 돌아서서 제 길로 들어서다.
오면서 한국 돌아 갈때가 되니 슬슬 기말고사 걱정이 들기 시작한다. 올해 4학년 1학기를 보내고 있으니 조금 힘을 내면 졸업이라는 결과가 주어지길 기대하지만 그것보단 실질적으로 중국어를 잘 구사하는 것이 희망이다.
여기 나오니 하나 더 좋은 점이 있다. 우리 나라 정치 소식을 듣지 않는 것이 좋았다. 나라를 위해 기도한다. 돌아 다녀 보니 내가 사는 대한민국처럼 좋은 곳이 없다. 그건 백성도 잘해서지만 창조적 소수가 잘 이끈 점도 있다. 역사는 창조적 소수(creative minority)의해 움직인다. 힌달 후 있을 대선에서 좋은 지도자가 뽑히기를 소망해 본다. 먼저 나보다는 나라를 먼저 구한 이순신 장군처럼 선공후사의 정신으로 일하고, 정직하고 거짓말 하지않고 천리안을 가져 우리의 미래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참다운 리더가 국민의 선택을 받기를 소망한다.
이번 미션트립을 마무리 하면서 고마운 분들을 꼽아 본다.
먼저 하나님께 감사하고 영광돌린다. 부족한 나를 사랑해 주셔서 구름 기둥 불기둥으로 인도하시고 언제나 맞춤형으로 먹을 것 자는 것을 예비해 두시고 걸음 걸음 인도하신 하나님께 영광돌린다.
평소 존경하고 사랑하는 목사님께 감사드린다. 좋은 말씀으로 인도해 주시지만 여기 나와 보니 휴대폰을 잘 사용하지 못하는 나를 아주 자상하게 친절하게 가르쳐 주신다. 오늘 아침에도 구글지도에 대해 한 수 가르침을 받다. 선교에 진심인 목사님 선교사들에게 하는 간절한 기도들이 하나님 응답해주시길 소망한다.
이번 동행한 총장님 가는 곳곳 나침판이자 네비게이터다. 솔선수범 하시고 필리핀 선교지에서 익힌 언어 실력으로 가는 곳마다 능수능란하게 우리 일행을 인도한다. 엄청난 로칼 체험을 했다.
나를 여기 가자고 운을 떼고 교회에서 평소 봉사 리더십과 강한 추진력으로 본을 보이는 장로님에게도 감사드린다.
서부 아프리카 선교사님들에게 감사한다. 제일 험한 오지에서 복음을 전하는 전사들이다. 종종 얘기를 나눔으로 선교사들의 생활도 엿보게 되었다. 돌아 가서도 선교사와 그 자녀들과 그 땅을 위해 기도하겠다.
사랑하는 나의 아내다. 외국여행 제대로 하지 않은 아내가 나보고 가라고 인도하다. 이기적인 남편인데도 언제나 헌신적으로 가족을 위해 사는 아내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두 시간 후 공항으로 가서 아시아나 라운지에서 쉬고 저녁 비행기로 사랑하는 고국으로 돌아간다.
지금 현재 근처에 있는 모스크에서 기도 소리가 크게 들린다.
202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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