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중국인부 야유회

등경 2024. 8. 26. 10:27

중국인부 야유회

 

오늘은 중국인부 야유회를 갖기로 하다. 전도사님이 주로 준비를 하다. 행선지는 부안 해수욕장이다. 우리 중국인 지체 중 이 곳을 몇 번 다녀와서 이곳이 선택되다. 가고 싶은 곳에 가야 좋은 듯해서 나도 동의를 하다.

 

주일이다. 3부예배를 마치고 즉시 집으로 오다. 다른 때 같으면 별관 1층으로 향하여 중국인 예배를 드려야 하는데 오늘은 아니다. 중국인부 야유회를 위하여 나갈 채비를 하기 위해서다. 집으로 오자마자 몇 가지 옷을 배낭에 꾸겨넣다. 전도사로부터 전화가 오다. 시간을 약속하고 집을 나서다. 오후 110분겅이다.

 

팔월 마지막 주일이다. 오늘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간혹 하늘이 구름으로 가려지기도 해서 희망을 걸어보다.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교회 봉고차에 오르다. 출발이다. 날씨가 더워 야유회를 즐길 수 있을지 걱정이 먼저 앞서다. 즐거운 마음으로 떠나다. 휴먼시아 성도를 바래다 주고 본격적으로 변산 해수욕장을 향하다.

 

내가 중국인부를 맡은 것이 팔개월째다. 얼떨결에 맡아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을 했는데 벌써 1년의 삼분의 2를 보내다. 아직도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완전하게 정립되진 않은 상태다.

 

점심은 김밥과 햄버거다. 차속에서 점심을 해결하다. 야유회라 이름 붙여지고 밖으로 나서니 다들 즐거운 모양이다. 아야기 소리가 솔 음 이상이다. 변산에 도착하니 2시 반이 넘다.

 

주차장엔 주차 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다. 백사장을 바라보니 해수욕객들이 넓은 백사장에 드문드문 보인다. 내가 해수욕장을 찾은 것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여름에 피서를 간다면 산과 계곡으로 간다. 바다는 거의 생각지도 않다 보니 내가 여기 온 것도 철들어 처음인 거 같다.

 

나의 행동이 어색하다. 허나 바로 적응하다. 우리 중국인 지체들은 조개를 캔다고 많은 것을 준비하다. 양 손에 도구들을 들고 준비된 듯 백사장으로 나서다. 다섯 명이 오기로 한 명이 부모님을 만나서 못 오다. 못내 아쉽다. 다 같이 와서 야유회를 즐겼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댜.

 

멀리서 파도가 흰 거품을 내고 몰려 오는 것은 보기가 좋다. 다들 수평선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도 하고 즐거워한다. 우리 식구들은 소금을 뿌려 맛조개를 캐는데 몰입하다.

 

해수욕장 지킴이가 오더니 밀물이 빨리 들어오니 피하라고 한다. 우리 팀도 피하다. 도랑을 건너 전선을 뒤로 하여 다시 조개를 캐다. 나는 더 이상 강한 햇볕에 되면서 백사장에 머물 수 없어 철수를 하다. 솔밭으로 가다. 몇 그루 서 있는 소나무가 그늘을 제공한다. 좀 있다가 화장실로 가서 발을 씻고 기다리다. 밀물을 빨리 들어온다고 바다 지킴이가 거듭 이야기한다.

 

우리도 다른 장소로 옮기기로 하고 차에 오르다. 잠깐 쉬었다 가기로 하고 쉴 곳을 찾기로 하다. 모든 일정은 전도사님에게 맡겼으나 차가 가는 방향이 격포 쪽이어서 이왕 차를 마실 곳을 찾는다면 내가 부안으로 와서 차를 마시는 바다 리조트호텔로 가자고 하다.

 

내가 안내를 하다. 삼십여분 달려 바다 카페에 도착하다. 카페에 오니 시원한 바다 풍경이 우리를 반긴다. 다들 좋아한다. 좋아하니 나도 기분이 업되다. 차 한잔씩 하면서 즐거운 담소를 나누다.

 

5시 반되어서 전주로 향하다. 이왕 가는 길이면 새만금도 보여주고 싶은 생각에 새만금으로 가자고 제안하다. 전도사님 빼고 다들 처음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는 열심히 해설을 담당하다. 세계 최장 33킬로 방조제라는 설명부터 지난 해 세계보이스카웃 대회를 여기에서 열었는데 실패했다는 둥 계속 내 이야기가 이어지다.

 

오면서 이것 저것 물어보다. 좋아하는 음식부터다. 한 사람은 삼겹살, 다른 사람은 민물고기, 감자탕, 불고기 다양하다. 또 역사 속 좋아하는 인물을 물어보니 진시황, 이백, 정화, 공자라고 이야기한다. 또 한류에 대해 물어보니 엑소를 좋아한다고 한 산산이뿐이고 나머지는 시큰둥이다.

 

중국어 교재 6은 중국 한류를 다루고 있다. 한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나는 이번 여름 한시 암송에 빠지다. 이번에 외운 것만도 많다. 그런데 막상 말을 하려니 잘 나오질 않는다. 나는 주섬주섬 섬기다. 조조의 단가행, 이백의 장진주, 왕지환의 등관작로, 두보의 강촌, 백거이의 두릉수 등 수준 높은 시들이다. 우리 중국인 지체들은 어린 여성이어서 이 분야는 별 관심이 없다, 우리 전도사가 등관작루 어려서 외웠다고 한다.

 

좌충우돌 이것저것 물어보니 서로를 이해하는데 조금은 도움이 된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덧 전주다.

 

오늘은 중화산동에서 식사를 하기로 하다. 한쌈 고기 뷔페로 가다. 7시 반 예약을 하고 십분 전 도착을 했으나 손님이 너무 많아 기다렸다 들어가다. 배가 고프니 맛있다. 나도 덩달아 많이 먹다. 지난 중국으로 돌아간 그 친구가 고기를 많이 먹는다고 불과 몇 십분전 내가 이야기를 하고 나의 먹는 모습을 보니 그 친구보다 더 많이 먹는다.

 

젊은 친구들이 많이 눈에 띠고 먹는 모습이 장난이 아니다. 우리도 덩달아 즐겁게 고기를 구어 먹고 식당을 나서다. 오늘 길에 우리 식구들을 다 데려다 주다. 먼저 쯔원이다. 이 친구는 얼마전 엄마가 한국을 다녀가다. 교수님께 인사를 왔다고 한다. 오는 김에 나에게도 선물을 주었다고 한다. 나와 이 친구는 나온지도 얼마되지 않아 내가 받을 자걱이 없는데도 이유를 달아 선물을 전도사가 건넨다. 개인적으로 다 예의가 바르고 인사성이 좋다. 내가 선물을 받아서가 아니고 전도사는 덧보탠다. 내년 중국으로 돌아가면 좋은 일자리 취직해달라고 기도를 부탁한다. 나도 흔쾌하게 대답하다.

 

지금 계속 중국인 지체들을 위해 기도하다. 한국에서 잘 지내다가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고 중국으로 돌아가달라고 기도한다. 낯선 이국에서 하나님이 동행해주시고 지켜주시를 기도한다.

 

오늘 전도사님과 남편 집사님이 너무 고생을 해서 중국인 야유회는 만점을 받으면서 마무리를 하다. 교회에 오니 940분이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집으로 향하다.

 

2024.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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