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평생 쌀 장사 한번 제대로 해보네!

등경 2023. 10. 19. 20:02

 

평생 쌀 장사 한번 제대로 해보네!
 
오늘은 우리 교회 제39차 선교바자회다. 우리 교회는 한 해 두번 씩 이십년 째 해오다 보니 39번의 나이테가 생기다. 바자회를 평소 그리스도인의 신앙 훈련장이요 실습장으로 여기고 양정인의 정신을 몸소 실천하는 축제의 장이다.
 
바자회는 여전도회 중심으로 진행되다 보니 여전도회 회장님과 회원들이 고생한다. 우리 남전도회는 계속해서 쌀 판매를 하다 보니 의례 쌀 판매를 할 마음의 준비를 하다.
 
이번에는 다른 때와 달리 두번 봉사를 하라 해서 오늘 오전, 오후하면 되겠다 생각해서 크게 생각도 않고 신청을 했다.
 
바자회는 10시 개회 예배를 드리다. 드리기 전 쌀 판매 코너에 와서 쌀을 사겠다는 교인들이 생각보다 많다. 시작 전 10여포를 판 것으로 안다. 쌀 값을 정하기도 전에 오는 분도 있어 쌀 값을 정하기에 잠깐 협의 시간을 가질 정도다.
 
올핸 쌀값이 오르다. 작년에는 맵쌀 20㎏에 55,000원에 판매했으나 올핸 쌀값이 올랐다 하여 맵쌀 20㎏에 61,000원을 받기로 하고 팔다. 찹쌀은 작년 가격 그대로 35,000원을 받다.
 
개회 예배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하다. 내가 받은 돈이 있어 회계를 잘 보는 S장로님에게 넘겨 계산을 하고 판매를 하다. 정오 무렵 어느 정도 오전 쌀 판매 결산을 하고 내가 넘겨 받다. 오후 당번이어서다.
 
점심을 교회 식당에서 먹고 S장로님의 배려로 집에 쌀 3포를 갖다 놓고 다시 부지런히 교회로 향하다. 오후 쌀 판매를 시작하기 위해서다.
 
평소 계산에 둔한 사람이라 셈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다. 그래서 돌다리도 두드리고 간다는 정신으로 하다. 오후 당번이 네 사람인데도 나타나지 않는다. 사정이 있다 생각하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한 분이 오셨는데 맡기기가 쉽질 않아서 혼자 한다 생각하고 임하다. 두 분은 담당을 모르는 모양이다.
 
오전에 팔고 오후에 맡겨진 맵쌀 24포와 찹쌀 1포다 보니 이쯤이야 하고 쉽게 생각하다. 그런데 젊은 여집사들이 와서 차에 가져다 달라고 할 때는 좀 난감하다. 어깨에 잘 들지도 못하지만 몇 차례 가져다 주다.
 
오후 날씨가 이상해진다. 비가 떨어지더니 세차게 오다. 좀 있다가 옆에서 갈렙회원들이 건어물을 팔다가 비가 떨어지니 우리 쪽으로 자리를 옮기다. 우리는 괜찮은줄 알았다. 알고 보니 우리 쌀 포대에 비가 쏟아져 쌀포대가 비에 젖어 난감해지다.
 
얼른 다른 장로님 집사님들이 달려와 옮기다. 어느 정도 판매가 이루어져 오후 판매를 한 것을 결산하다. 결산하고 보니 13,000원이 부족하다고 한다. 두 번 계산을 해도 똑같다. 인계를 받은 S장로님이 '돈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결손 처리해도 된다.' '어쩌겠냐?'고 하는데 기분이 찝찝하다.
 
저녁 식사를 하고 나서는 본격적으로 H장로님이 결산을 보다. 한참 보더니 이리저리 맞추어 보니 정확하게 맞다. 쌀을 주문한 사람들이 가져가지 않는 것 정리하다 쌀 포대가 찢어져 내가 얼른 식당에 있는 것으로 바꾸어다 놓기로 하고 식당엘 가니 쌀을 산 여집사님이 있어 제대로 인계를 하고 내려오다. 오다가 오늘 쌀을 사간 P집사님이 쌀포대가 찢어져 지하주차장에 쌀을 조금 쏟았다고 한다. 분명 조심하라고 하고 파란 비닐봉지로 씌워 주면서 인계를 하다.
 
그래도 그 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좋칠 않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오늘 쌀을 판다고 동동거린 하루다. 여기 저기에서 수고했다 한다. 우리 남전도회 쌀 판매를 하느라 고생을 좀 했다고 주위에서 생각해 주는 모양이다.
 
오늘 쌀 장사 제대로 했다.
 
2023.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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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로 가기전 우리 집에 난 화분 하나가 꽃을 피웠다. 예쁜 꽃은 아니지만 죽어가는 난이 꽃을 피우니 기쁜 마음이다. 나를 좀 잘 봐달라는 외침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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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어 나니  몸이 뻐근하다.  평생  노동일 안해봤는데  제대로  일 한번 했다.

2023.   10.  20  바자회  이튿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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