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1급 한자 불합격기

등경 2023. 9. 23. 11:06

1급 한자 불합격기
 
오늘 문자가 하나 뜨다. ‘한국어문회 합격 발표’ 라는 문자다. 알고 있다. 그런데 열어보기가 무섭다. 그래도 용기를 내다. 역시나 또 불합격이다. 점수를 보니 157점이다. 160점이 넘어야 하는데 또 낙방이다.
 
한 두 번이면 몰라도 무려 여덟 번이니 하도 많이 떨어져서 몇 번 봤는지 모르겠다. 그동안 응시했던 수험표를 세어보니 여덟 장이다. 그러면 여덟 번 떨어졌다는 얘기다. 그런데 다 모은 것이 아니라 빠진 게 있다면 그건 또 늘어나는 수도 있다. 한 번 정도 코로나가 하도 심해서 취소된 적이 있다. 좌우지간 곧 열 손가락으로 셀 정도니 해도 너무 했다.
 
이번엔 그래도 신경을 쓰다. 하도 떨어지니 딸이 이번 열심히 해서 공부해서 꼭 합격하라는 응원도 받았는데 체면이 말이 아니다. 이번엔 기출문제 중심으로 공부도 꽤 했는데 역시나 불합격하고 말았다.
 
맨 처음 수험표를 보니 2021년 7월이다. 생각해보니 그 이전부터 본 것으로 안다. 한 두 번 합치면 열 번은 된다. 내가 1급 한자에 도전한 것은 고전번역교육원에 입학한 후다. 그러니까 2019년 입학했으니 그때부터 관심은 있었다. 졸업 전까지 합격하리라는 목표를 세웠다. 그런데 그 목표는 이루질 못했다.
 
절실하지 못했던 거 같다. 이 자격증을 가지고 취업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면 날 밤을 세워 공부를 해서 합격했으리라 본다. 이 자격은 나에게 다른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나의 한자 실력 체크용이다. 그래도 그렇지 한 번 사나이가 목표를 세웠으면 목표를 이루는 것이 도리일진댄 이번에도 그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시험을 남겨두고 열심히 했어야 하는 후회가 든다. 다른 공부와 병행을 하다 보니 온전히 시험공부에 매진을 못했다. 연수 과정에 다닐 때는 시험기간하고 겹친다. 현재 방송대 중문과에 다니고 있는데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과제가 주어져 과제를 하기도 하고 시험과도 많이 겹쳤다. 우선 순위가 시험이다 보니 한자 1급 준비는 좀 소홀히 한 경향이 있다.
 
그것도 있지만 좀 자만했다. 처음 좀 공부를 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이 많이 지배를 했다. 좀 시험을 무시한 경향이 있는 것이 화근이었다. 한국어문회 시험이 좀 어렵다고는 하지만 그건 변명이다.
 
이번에도 방학이어서 시간을 낼 수 있었다. 그런데 사기영선 줌특강이 있었고 논어 맹자 특강이 있어 그 특강을 중심으로 하고 중국어를 좀 공부했었다. 약 2주 남겨놓고 집중적으로 공부해야 했는데 8월 16일 2학기 강좌가 열려 그것 좀 들여다 보느라 등한시했다.
 
 
고민을 해본다. 다음에 다시 도전을 할까 생각이 깊어진다.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서는 한번 칼을 뽑았으면 해야지 하는 생각이다. 다시 한 번 도전을 하자. 이 1급 시험계기로 더 큰 목표도 있는데 중간에 좌절하고 말 일은 아니다. 1급도 따고 특급도 있고 다른 한자 자격도 있다. 또 중국어 자격증에도 관심이 있다. 더 많은 일이 있는데 처음부터 터덕거리니 나도 모를 일이다.
 
2023.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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