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걱정도 사서 한다

등경 2022. 5. 13. 09:32

걱정도 사서 한다.

 

오늘 그동안 미루고 미루었던 전화를 하다. 내 책상 책받침대 위에 놓인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다. 고모가 요양병원에 입원하고 있어 담당 간호사 번호로 전화를 걸다. 전화를 하는데 결번이라 한다. 분명히 맞는 전화로 알고 있는데 결번이라 하니 황당하다.

 

그래서 전주효사랑가족병원 대표전화로 전화를 하다. 가족이라 하니 고모가 입원중인 6층으로 안내한다. 내 전화 번호를 보더니 등록 전화번호가 아니라고 고모 소식을 전하는 것이 어렵다고 어렵게 전화를 받는다. 굳이 더 이상의 소식을 듣고 싶지 않아 대면 면회가 가능하냐고 했더니 21일까지 예약이 넘쳐 그것도 어렵다 한다.

 

고모가 살아계신 걸 확인하고 형수씨에게 전화를 걸다. 사연인즉 고모는 자식 하나를 낳았는데 그 자녀가 십여년전 유명을 달리하다. 형수씨가 모시고 있다가 제대로 걷질 못해서 요양병원에 입원중이다. 그런데 작년 십이월 일반병원에 입원했는데 그때 뵙고 그 뒤 바로 식사를 거부한다는 얘기만 들었다.

 

그리고선 고모가 별일없이 잘 지내기를 기도만 해오다. 그 뒤 몇 달이 흐르다. 오월이 되다. 오월은 가정의 달이다. 고모가 어떻게 지내시는지 너무 궁금하다. 식사를 하지 못하셨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리 모른다. 돌아가신다면 당연히 연락을 하리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제대로 살아계실지 걱정이 되서다.

 

오늘 전화를 하고서야 마음이 좀 가벼워진다. 진즉 전화 한 통이라도 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텐데 너무 늦은 감이 있다. 고모가 살아계심을 확인하고 오랜만에 형수씨에게 전화를 하다. 형수씨로부터 고모 소식을 듣다.

 

두달 전부터 제대로 식사를 하시고 지금은 많이 회복되어 지금은 건강이 좋아지셨다고 한다. 몇 번 면회도 하고 전화도 했다 한다.

 

걱정도 사서 한다. 고모 기도를 할 때면 생사 여부를 몰라 걱정만 하고 간절히 기도를 하다. “걱정의 40%는 절대 현실로 일어나지 않는다. 걱정의 30%는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것이다. 걱정의 22%는 정말 사소한 고민이다. 나머지는 우리가 바꿔놓을 수 없는 일에 대한 걱정이다.” 어니 젤린스키는 말한다.

 

그렇다. 걱정할 필요 없는 것은 걱정하지 말자. 성경 빌립보서 46절에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라고 하고 있다. 걱정하지 말고 감사함으로 아뢰자.

 

고모가 건강하길 빈다. 오래 사시길 기도한다.

 

2022.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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