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딸과의 약속

등경 2022. 4. 12. 12:11

딸과의 약속

오늘은 주일이다. 주일이자 아내의 생일이다. 딸은 어제 오다. 하루 밤을 자고 일찍 갈 채비를 하다. 서둘러서 챙겨 9시 40분 집을 나서다. 전주 역으로 가는 차 안에서 자연스레 아내의 생일 이야기를 딸과 하다.

아내와 나는 딸이 수원으로가는 시각을 언제냐 하고 실랑이를 하다. 나는 딸과 같이 예배후 점심을 같이 하고 싶었는데 아내는 딸에게 일찍 가기를 재촉하다. 가서 좀 쉬라 한다. 딸은 엄마 말에 순종하고 10시 20분 기차를 타다.

딸과 약속을 하다. 나에게 딸이 주문을 한다. 아빠가 음식 만들어 엄마 한번 대접해보라고 한다. 딸은 내가 아무 거도 못하는 줄 안다. 다른 것 다 제쳐두고 오로지 공부만 한다고 그동안 자주 나에게 공부 그만하라고노래를 하다. 엄마 위해 무슨 일 좀 하라 한다.

나도 순간 딸의 요구가 틀린게 아니라는 것을 알다. 나에게 스치는게 있다. 그래 나도 한번 해보자. 내가 딸에게 제안을 하다. 내년에는 엄마 생일 날 미역국을 끊이겠다고 하다. 딸이맞장구를치면서 좋아한다. 내년엔 꼭 배워서라도 하기로 마음 먹다. 그래도 일 년이 남아서 안심은 된다.

딸과 아들은 다르다. 자고 일어나서 가족 카톡방에 엄마 생일을 언급하며 축하 메시지를 띠웠더니 아내와 딸이 난리다. 아들과 며느리가 아내 생일을 아는지 테스트하고 싶었는데 내가 먼저 카톡 방에 알렸단다.

내가 올려서일까 올린 후 아들과 며느리가 전화를하고 이어서 손자들과 카톡 영상으로 할머니에게 축하 인사를 하다. 어찌 됐든 다행이다. 아들은 자식 셋을 키우다 보니 요즘 전쟁을 치른다는 말이 맞다.

돌아오는 길에 딸과의 약속은 꼭 지키기로 나와 약속을 하다. 내년엔 아내 생일에 미역국을 끓여 아내를 대접하겠다.

202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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