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마당/좋은 시

우화의 강

등경 2013. 11. 6. 19:41

우회의 강

                                             마 종 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사람 사이에 서로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이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것이

죽고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수 있으랴.



큰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2013.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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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시기도 하고 평소 외우고 싶은 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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