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어느 부음

등경 2020. 6. 17. 13:46
어느 부음

며칠전 카톡방에 초등 동창 부음이 전해지다. 건강하게 보이던 친구인데 별세라니 의아한 마음도 들고 젊은 나이에 세상을 버렸다는 데 깊은 생각이 들다.

친구는 재작년 초등 동창회때 주관해서 행사를 진행하기도 하고 오래전 초등학교 개교 백주년 행사에서 임원으로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다.

요근래 가끔 친구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듣다. 우리가 벌써 그럴 나이인가 반문해 본다. 한달 전엔 대학 동창의 부음을 듣다. 몇달전 자연스레 모임에서 만난 친구인데 그런 소식을 접할 땐 놀라웠다.

이 카톡방에 자주 드나드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 소식만 접하다. 몇몇 친구들은 친구의 죽음을 애석해 하며 안타까운 글을 쓰기도 하다.

오늘 아침 다시 문자 하나를 보다. 작고한 친구의 발인이 어제 있었나 보다. 친구의 장례식을 마치고 한 친구가 올린 글이다. 이 친구는 학식도 대단한 거 아니고 평범한 친구다. 그 친구가 쓴 글이 자꾸 뇌리에서 떠나질 않다.

"오늘 고생한 벗들아 고맙고 고맙다는 인사를 유족들 대신에 전한다. 삶과 죽음은 종이 한 장 차이만큼도 안되더라. 좋은 날에 떠난 정근이는 우리의 기억속에 추억되겠지. 맑은 하늘보면 생각날 거고 살랑거리는 바람을 느끼면 생각나겠지. 편히 영면했을 거란 생각에 위안을 얻는다.나의 벗들도 그리 생각해 주면 어떨런지...
우리 인생은 순례길이런가! 먼 훗날 소풍가듯 인사하는 그날이 우리에게도 오겠지. 감사와 고마움과 슬픔을 전하며 함께 한다는 것의 소중함을 느낀 하루였다.
정근아!!
편히 쉬라는 인사를 조용히 되뇌이며 마지막 인사를 했다.
친구들아 모두 고생했고 서로 위로하며 사는 인생을 만들자.
다시 한 번 고맙고 사랑한다! 동무들아!"

그렇다. 짧은 인생이다. 우리 삶은 잠깐 소풍나온 인생인데 언제 하나님이 불러갈지 모른다. 이 친구가 못산 오늘 이 하루 소중하게 보내자. 항상 우리의 삶은 끝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보름후엔 기말고사가 있다. 아침 건지산을 가면서 장자 에 있는 어느 한부분을 외워보다.

死生이 命也요 基有夜旦之常은 天也라 人之有所不得與니 皆物之情也라(사생은 명이오 그 야조의 떳떳함은 하늘이라 사람은 관여할 수 없으니 모두 만물의 정이다)

질병 없고 고통없는 천국에서 예수 친구 삼고 영원한 안식을 누리길 기도한다.

202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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