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기다리던 만남

등경 2020. 5. 23. 08:27
기다리던 만남

만남이 기다리지는 경우가 있다. 만나야 할 사람이 나타나지 않을 때도 그렇고 가끔 보이는 사람이 어느 날부터 보이지 않을 때도 그렇다.

아침 인근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만나던 사람이 작년말 이후 한 주 지나고 한달이 지나고 몇달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아 무척 궁금해하다.

얘기를 종종 나눌 때 내가 아는 분과 고교 동창이어서 ㅈ그 분을 통해 알아볼까 아니면 인후동에 있는 교회를 다닌다 해서 교회를 통해 알아볼까 고민도 했었다. 한번은 그 분이 사는 아파트까지 가서 알아볼려고 하기도 하다.

그런 노력을 포기하고 기다리기로 하다. 오늘도 난 아침운동을 하기 위해 나서다. 초등학교 가까이 가기 운동장에서 운동하는 사람이 눈에 띠다. 운동장을 들어서니 또 다른 사람이 나에게 나보고 기다리던 사람이 나왔다고 귀띰한다.

저 멀리 철봉대에서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이 내가 기다리던 사람이다. 멀리서 불러도 대답이 없다.

바싹 다가서니 이어폰을 끼고서 운동을 하다. 반갑다. 대뜸 왜 요즘 나오시지 않았냐고 묻다.

이유인즉 임파선 수술을 했다 한다. 2017년 뇌종양으로 수술을 하고 작년 2차 수술을 했다는 얘기는 본인에게 듣다.

이번엔 임파선에 문제가 생겨 1월말 수술을하고 약 한달 가까이 입원을 하고 코로나로 병원에 오래 있을 수 없어 딸네 집에 가기도 하고 수술 회복을 위해 고생했다는 얘기를 듣다.

그 분은 나보다 8살 연상이다. 운동장에서 만났지만 요근래 만난 지인 중 한분이다. 오래전 안 사이처럼 나에게 이런 저런 인생 경험담을 많이 들려주다.

즐겁게 살라는 것과 열심히 운동하라고 나에게 주문을 한다. 얘기를 듣다 보니 내 운동 시간만 늦춰지다. 열심히 기도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건지산을 향해 나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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