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오후 건지산 산행

등경 2020. 3. 9. 21:11

 

 

 

 

 

 

 

 

 

 

 

 

 

 

 

 

 

 

 

 

오후 건지산 산행

 

나는 운동을 좋아한다. 시간이 나면 운동을 좋아해서 바쁜 틈을 이용해서 틈틈히 한 것이 테니스였고 2년전 테니스 라켓을 놓은 후로는 산을 걷는다. 그러고서 약 2년 정도 새벽예배를 다녀 와서는 건지산을 오른다. 오늘도 아침 건지산을 걷다.

 

솔직히 낮에는 운동을 할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 현직에 있을 때는 직장 일을 하느라 운동할 수가 없고, 퇴직 후에도 부지런히 뭔가를 하다 보니 낮엔 좀체 운동하기가 어렵다.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사람들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버리다. 코로나 예방 수칙으로 밖에서는 사회적 거리를 두라고 사람들의 외부 생활을 제한하고 있다. 낮에는 도서관을 가고 밤에는 한옥마을 교육원을 다녔으나 도서관도 폐쇄되고 교육원은 개학이 연기되다.

 

개강이 늦어지다 보니 삼월 들어 오후에 건지산을 가게 되다. 오늘 오후 비가 온다는 예보는 있었으나 비가 올 것 같지 않아 오후 늦게 건지산을 향해 나서다.

 

오후 코스는 편백숲 쪽으로 가서 건지산 정상 근처 가까이 가서 대지마을로 해서 오송지로 해서 돌아오곤 한다. 시간도 길고 넓은 원을 그리고 돌아온다.

 

다른 때는 평소 다니던 길로 총총 걸음으로 돌아오나 오늘은 여유를 부리며 건지산 속살을 들여다 보고 싶었다.

 

전라고 솔빛중 길을 지나 장덕사 뒷편길로 지나가다. 이 길은 가을이면 단풍이 아름다운 곳이다. 삼거리에서 최명희 문학공윈 쪽으로 가다. 이 길도 단풍길이라 명명되어 있어 가을이면 단풍이 아름답고 호젓한 길이다.

 

고개를 넘으니 전북대와 저 멀리 조경단이 보인다. 체련공원 옆에 내 기억으로는 간재 선생 비가 있나 싶어 찾아 보니 명필 창암 이삼만 선생 사적비가 있다. 아차 간재 선생은 덕진공원에 있었구나.

 

창암 선생은 우리 고장이 나은 조선후기 명필로 학문 교유 취처가 늦어 삼만이라 개명하고 어려서부터 서예에 심혼을 쏟다. 병석에서도 하루에 천 자를 쓰고 제자들에게 한 획을 가르치는 데 한달이 걸렸다한다. 평생에 벼루 세 개는 구멍 뚫어야 한다는 마전삼연의 유훈과 같이 세상에서 말하는 유수체의 명필을 많이 남기다. 선생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연비어약이라는 서예비가 서있다.

 

체련공윈 뒤 편백숲길을 가다. 수많은 편백나무가 즐비하게 서 있다. 길도 수천 수만 갈래 길이 있다. 이 숲이 있어 많은 전주 시민이 찾는 공원이다. 다른 때는 큰 길로 갔으나 숲 속을 헤짚고 숲속 작은 도서관을 거쳐 건지산 정상으로 가다.

 

큰 표지판 하나가 서 있다. 들여다 보니 이곳은 전북대 캠퍼스 수목원으로 식생자원 전반에 관한 연구, 산림 실습장이고 도시숲으로 시민에게 건강 증진을 위해 개방하고 있단다. 면적은 133.6ha 이고 다섯개 동 덕진, 송천, 금암, 인후, 호성동 에 걸쳐 있고 느티나무, 단풍, 상수리, 잣, 편백, 히말라야시다 나무 등이 편재되어 있다.

 

정상에서 전주 시내를 내려다 보고 승마장을 내려다 보면서 내려오다. 전에는 등산을 해도 보이지 않더니 오늘은 표지판을 자세히 들여다 보다.

 

숲은 저수지랍니다. 숲의 흙은 빗물을 가장 잘 흡수하는데 그 양이 나무가 없는 장소의 30배가 된다. 숲은 홍수 피해를 막고 가뭄이 들때 계곡에 물이 흐르게 하고 이런 숲은 수백년에 걸쳐 꾸준히 키워가야 얻을 수 있다.

 

숲엔 나무비가 내린다. 미세한 물방울이 나뭇잎과 가지에 물방울로 맺혀 땅에 떨어지는데 이를 나무비라 한단다. 나무비란 단어를 처음 배우다.

 

가지런한 숲은 좋지 않다. 큰 나무와 작은 나무가 잘 어우려져 있는 정돈되어 보이지 않는 숲이 오히려 건강한 숲이다. 숲바닥을 이루고 있는 작은 나무나 풀같은 하층 식생은 숲이 건강하다는 증거이며 잘 발달한 숲의 모양이다.

 

숲은 거대한 녹색댐이다. 우리 나라에서 1년간 내리는 수자원 양을 약 1,267억톤이 된다. 이중 숲이 저장할 수 있는 물은 약 180억톤이나 되는 엄청난 양이다. 우리 나라에 설치된 인공댐물은 126억톤보다 약 1.6배가 많다. 숲은 토양과 토양 입자 사이의 공간에 빗물을 모아 두었다가 비가 오지 않을 때 서서히 물을 내보내는 녹색댐이다.

 

건지산을 다 내려 오니 동물원이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북적이던 동물원은 적막강산이다. 코로나로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지난번 손자와 놀러 온 곳이다. 언제 손자와 손잡고 같이 와서 그때 다음에 타자고 약속한 놀이 기구를 탈 예정이다.

 

오늘은 숲에 대해 제대로 알고 학습도 많이 하고 건지산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운 산행이다. 대지 마을을 거쳐 오송지에 도착하니 비가 한두 방울 떨어지다. 총총걸음으로 부지린히 집으로 달려오다.

 

2020.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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