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포착하기 어려운 딱다구리 모습

등경 2020. 3. 12. 20:42

 

 

 

 

 

 

 

 

 

 

포착하기 어려운 딱다구리 모습

 

며칠 전 숲 속에서 딱다구리가 나무 찍는 소리가 들려 가까이 가기도 전에 어디론지 날라가 버리다. 전에도 이런 유사한 경험을 많이 했다. 오늘 저녁 무렵 건지산행을 하다.

 

편백나무 숲에서 벗어나와 건지산 정상 쪽으로 가는 도중 나무 찍는 둔탁한 소리가 들린다. 여기 저기 둘러 봐도 새는 보이지 않는다. 한참을 기다려서야 나무 찍는 딱다구리를 발견하다. 나무에 왕매미 붙어있는 듯하다. 숨은 그림 찾기나 해야 찾을 법하다.

 

새를 발견해도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으면 눈치가 보여 사진 찍기가 쉽지 않다. 다행히 새가 한 자리에서 조금 움직일 뿐이지 날라 가지는 않는다.

 

휴대폰으로 찍어볼려 했으나 이제는 새가 어디 있는지 초점이 집히질 않고 한참 만에 새가 있는 곳을 찍을 수 있었다. 새도감에서 보는 멋진 모습은 아니어도 이렇게라도 몇장 찍으니 뭐라도 얻은 기분이다.

 

아침 오송지로 건지산을 오를 때도 새나 오리를 보면 사진을 찍고 싶다. 오송지에 왜가리가 사는데 내가 과수원 쪽으로 올라갈라치면 갈대 숲에 몸을 숨기고 있다. 몸을 숨기고 있는게 몇번 나에게 들켜 오늘도 가만히 저수지 가장자리에서 쉬고 있는 왜가리 모습을 찍어 보다.

 

어떤 때는 꿩 우는 소리가 들려 꿩을 발견해도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고 흔한 참새도 접근할려다 보면 어느 새 눈치 차고 날라가 버린다. 지난번에는 과수원 왼쪽으로 가다 고라니를 발견하기도 했지만 그런 동물을 찍는다는 것은 언감생심 꿈도 못꾼다.

 

딱다구리는 숲에서 가끔 만나는 새다. 산행을 하다 보면 딱다구리 나무 찍는 소리가 듣기가 좋다. 딱다구리는 나무 줄기를 부리 끝으로 쪼아 구멍을 뚫고 긴 혀를 이용해서 곤충을 잡아 먹는 것으로 안다. 아니면 보금자리를 마련하기도 한다.

 

건지산을 내려와서 도로를 걷는데 참새가 작은 나무 위에서 숨바꼭질을 하나 보다. 참새 모습을 전에 휴대폰에 담으려 해도 좀체 찍을 수 없다. 저녁이라 그래도 눈치 채지 않게 찍어보다. 형상이 너무 희미하여 참새같지가 않다.

 

돌아오면서 다음에 어린 손자를 만나면 이게 딱다구리라고 보여 주고 싶다. 봄이라 새들의 활동이 활발하다. 새들이 없는 숲은 상상하기 어렵다. 새들의 고향이자 보금자리가 잘 가꾸어지고 보호되어야 한다.

 

2020. 3. 12

'나의 이야기 > 나의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상  (0) 2020.03.20
왜가리와 오리떼 그리고 직박구리  (0) 2020.03.19
오후 건지산 산행  (0) 2020.03.09
비누 예찬론  (0) 2020.03.04
도도한 왜가리  (0) 2020.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