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장갑 소동

등경 2019. 11. 18. 09:13

 

 

 

 

 

 

 

 

 

 

 

 

 

 

 

 

 

 

 

 

장갑 소동

 

건지산을 갔다가 집으로 건너오는 횡단보도 앞에서 파란 신호등을 기다리다 뭔가 허전함을 느끼다. 장갑 한짝이 없는 것이다. 호주머니를 뒤져 보니 장갑이 없다. 당연히 없다. 장갑이 볼륨이 있어 잘 들어가지 않는다. 무의식적으로 바지 호주머니도 만져 본다. 잃어버렸다고 판단하고 오던 길로 그대로 돌아가보다.

 

작년 유럽 가기 전 재고 정리한다는 가게 갔다가 이 장갑이 맘에 들어 샀고 지난 겨울 아침 등산에 아주 유용하게 끼었다.

 

몇 군데 지피는 데가 있어 그 곳까지 가기로 하고 종종걸음으로 오던 길을 그태로 가보다. 있을 곳으로 예측했던 곳은 차례로 지나가도 그곳엔 장갑이 없다. 정자 있는 곳을 지나고 장덕사 뒤편을 지나 사진 찍은 곳이 있어 가보니 그곳에도 없다. 슬슬 다른 생각이 든다.

 

누가 주어가지는 않았는지 그래도 오늘은 사람이 많이 안다녔고 누가 사용한 장갑을 주어 가지 않을 거라 여기지만 아직 못찾고 보니 걱정이 되었다. 고개를 넘어 내리막길을 한참 가서야 장갑을 발견하다. 반갑다. 잃어버린 물건을 찾는 기분이 이렇게 좋은 걸 느껴보다.

 

이보다 더 소중한 물건을 잃어버린다면 얼마나 서운할까 생각해보며 더블진흥파크 아파트로 내려가는 사잇길로 내려가다.

 

집에 오니 8시 40분쯤 되고 12,0000보쯤 걷다. 이러다 보니 하루일정이 뒤틀리다. 이런 소동이 난것도 다른 때는 그대로 지나치다가 오늘 길가주변 풍경이 좀 생경스런 거 같아 나무 중심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건지산 걷기를 한 것이 화근이다.

 

비가 내려선지 단풍이 길가에 믾이 떨어져 있다. 나무도 이젠 여러 색깔 옷을 입고 있지만 곧 다 벗을 준비를 해야 한다. 지금은 그래도 봐줄만 하지만 얼마 안 있어 또 다른 변화된 모습을 보이리라.

 

2019. 1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