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토옥동계곡과 용담댐 그리고 코스모스

등경 2018. 9. 27. 17:55

 

 

 

 

 

 

 

 

 

 

 

 

 

토옥동계곡과 용담댐 그리고 코스모스


그곳에 갔었다. 만 오개월 만이다. 지난 사월말 토옥동 계곡에 갔었다가 계곡에서 넘어져 많아 다쳤다. 아직도 그 흔적이 남아 있다. 얼굴이 찢어진 곳은 아물어서 약간의 상처를 남기고 아물었지만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은 아직도 불편하다. 그 후 생활도 많이 변했다. 새벽 일어나면 새벽 기도회에 갔다가 곧장 테니스 코트로 달려갔었는데 이제는 생활이 달라졌다. 새벽에 일어나서 기도회에 다녀 온 것은 같지만, 그리고선 테니스코트가 아니라 건지산으로 향한다. 건지산을 약 1시간 걷는다. 그런지 약 오개월이다.


어제로 추석 연휴가 끝났다. 추석 연휴때 다른 데를 가지 않았던 처지라 오늘은 어디든 가고 싶었다. 오늘은 원래 향교에서 한문 수업이 있는 날이지만 오늘은 연휴 끝이라 쉬기로 했다. 학교 수업이라면 안하면 큰일이 나지만 이곳 수업은 그렇지 않다. 수업을 했다고 이수증을 주는 것도 아니고 교양으로 하는 수업이기에 쉴 수 있는 처지라면 쉬는 게 이 쪽 수업이기도 하다. 응당 연휴 끝이라 수업이 없는 것도 무방하리라 느꼈다. 


이 곳 저 곳 생각해봐도 특별히 갈 만한 곳이 없었다. 오개월 전 갔었던 토옥동 계곡을 찾았다. 그동안은 이곳 가기를 꺼렸다.이 곳은 호젓한 산책로도 있지만 좋아한 송어 양식장이 있어 식사 한 끼를 잘 해결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내도 송어를 좋아해서 가끔 찾는 곳이기도 하다. 식사를 맛있게 하고 산책로를 걷다. 변한 것이 있었다. 올해 여름 유난히 큰비가 내렸다. 산 길이 여기 저기 많이 패인 곳이 있었으리라 본다. 아침 건지산을 걷노라면 오송지를 벗어나서 떠블진흥파크 아파트로 넘어가는 과수원길이 있다. 이곳도 너무 깊게 패였는데 요즘 보수를 해서 길을 넓혔다.  이 곳도 그랬다. 길이 넓어졌다. 계곡 아래로 내려가니 여전히 물은 깨끗하고 바위와 돌들은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곳을 지키고 있었다.


넘어진 곳이 어딘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 때 넘어지면서 안경도 잃었는데 안경 생각도 난다. 그 안경이 이 곳에 있을리 만무하고 있어도 큰물로 떠내려 가도 벌써 떠내려갔다. 그래도 생각이 난다. 계곡 한 두 곳을 내려갔다가 오솔길을 오르니 지금도 포크레인이 길을 보수하고 있다. 다시 음식점으로 내려와 다음 행선지를 향해 무작정 나서다.


용담호를 가고 싶었다. 원촌에서 동향으로 부남을 지나 안천으로 가다. 지난 여름 비가 많이 내려 용담호가 만수위를 자랑한다고 아는 분이 용담호를 보고 한달전 자랑한 것이 생각난다. 꾸불길을 한참 가다가 찾은 곳이 용담호다. 정말 장관이다. 그 넓은 호수가 물로 꽉 차있다. 작년 다녀온 캐나다 슈수왁 호수와는 비교가 되질 않지만 그 호수가 생각난다. 가을하늘이라 무척 파랗다. 그 파란 하늘이 몽땅 이 호수에 담겨있다. 공기가 깨끗해서인지 몰라도 하늘도 더 파랗고 주위 산도 더 파래보인다.


용담호를 구경하고 집으로 가는 길에 막 용담호를 내려와 진안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왠 코스모스꽃이 우리를 부른다. 넓은 밭에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꽃밭이 장관이다. 차 머리를 돌리고 나선 왠만하면 다시 돌리지 않는다. 차를 돌려 좀 가다가  코스모스 꽃에 매료되어 차를 정차하고 꽃밭에 들어섰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들이 미리와서 코스모스 꽃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방황하고 있었다. 가을 코스모스를 봐도 길가에 서있는 많은 코스모스는 봤어도 이렇게 넓은 밭에 온통 코스모스로 채워져 있는 곳은 이 곳이 첨인거 같다. 황홀할 정도로 장관이다.


돌아오면서 모래재로 넘어가면서 메타세쿼야 나무길도 구경하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부귀에서 전주로 들어서고 보니 모래재로 가는 길은 진안족으로 더 가서 들어서는 길이었다. 오면서 그 곳을 들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지만 오늘은 좀 쓸쓸한 토옥동 계곡을 봤고 바다 같은 용담호에 수없이 많이 핀 코스모스 꽃밭을 구경한 것 만으로도 배가 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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