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주일이다. 개인적으로는 교회 장로이고 보니 주일은 특별한 일을 제외하곤 거의 움직이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알고 살았다. 주일엔 거의 2부 예배를 드리는데 2부는 11시 예배가 시작되어서 오늘은 1부 예배를 드리고 아중체육공원을 갈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늦게 1부예배를 드리고 나니 10시 반이다. 대충 아중체육공원의 위치를 알고 있으나 담당선생님에게 위치를 확인하고 아중체육공원으로 향하다.
아중체육공원에 도착하니 11시가 넘어서다. 아중체육공원은 기린봉 아래 자리잡고 있어서 주위 수목들 때문인지 굉장히 시원해 보인다. 오늘 새벽은 천둥번개를 동반한 장대비가 내려서 날씨가 흐린데 다가 주위 경관이 좋고 보니 공을 차기에 좋은 날씨였다. 경기가 막 시작한 거 같다. 파란 인조잔디에선 젊은 학생들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우리 어양중 학생들이 유니폼이 하얀 색인데 우리 학생들도 보이고 상대편도 보인다.
16강 경기의 상대는 전주중이다. 전주중 선수들도 체격과 체력이 좋다. 우린 2학년 선수들로 주축을 이루고 있으나 대부분의 다른 팀은 3학년이 혼합된 팀을 이루고 있어 우리 선수들 보다 체격이 좋다. 공방전을 벌이더니 우리가 먼저 한 골을 보기 좋게넣다. 순식간에 이루어진 일이라서 어리둥절할 정도로 번개슛을 날리더니 한 골을 넣고 앞서기 시작한다. 25분 경기를 마치고 휴식을 갖다. 5분 쉬고서 바로 후반전으로 이어졌고 후반전엔 우리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져서인지 행동이 좀 둔하다는 생각을 하다. 10분 남겨 놓고 사이드라인을 왔다갔다 하면서 10분을 지켜주길 바랬다. 그런데 1분을 남겨놓고 한 골을 내주어서 승부차기에 들어가게 되다. 긴장을 하면서 바라봤는데 상대방 선수가 실축을 하는 바람에 운좋게 8강에 오르게 되다.
이후 경기는 2시라서 점심 시간을 갖다. 식사를 하러 가는 도중에 농구 소식을 접하다. 직접 나에게 전화하기가 미안했나 보다. 믿었던 농구는 첫경기에서 김제 클럽 선수를 만나서 4점차로 석패를 했단다. 내심 서운하다. 지난 주 김용수 선생님 지도로 강당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농구 연습을 했었는데 보람도 없이 아무 열매를 거두지 못하고 말았다는 생각에 마음이 영 개운치 않다. 작년 우리가 클럽대항 농구대회에서 우승을 했었는데 올핸 첫경기에서 탈락이다.
오늘 경기를 구경하고서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는 것이 너무도 힘든 일임을 알게 되다. 작년 담당 선생님이 무척 서운했을 거 같다. 이렇게 어려운 경기를 수도 없이 치러야 우승컵을 만져 보는 건데...속으로 작년 일을 생각해보니 김용수 선생님에게 무척 미안한 맘이 든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또 작년 너무 쉽게 우승소식을 접했다는 생각에 내 자신이 좀 부끄러웠다.
인근 점심을 들고 좀 쉬고 다시 아중 체육공원으로 오다. 오후는 해가 좀 뜨는 거 같아 긴장이 되었다. 경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어서 직전 경기를 보니 아주 실력이 출중한 선수들이 부지런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우리 선수들이 대견스럽기도하다. 2시 넘어 다시 경기는 진행되었고 상대는 솔빛중이었다. 이 선수들도 몸놀림이 보통이 아니다. 아닌게 아니라 시작하자 마자 위기를 많이 맞이한다. 더욱 후보 선수3명을 주전 엔트리에 넣고 많이 흔들려서 인지 바로 선수 교체가 이루어지다. 결국 많이 밀리는 듯 싶더니 결국 한 골을 내주다. 전반전이 그렇게 끝나고 휴식 시간을 갖다. 담당선생님과 학부모님들이 나서서 선수들의 몸을 풀어주다. 좀 쉬고 후반전이 진행되었다.
후반전엔 좀 진용을 갖추어 뛰기 시작하더니 좋은 기회를 맞이하다. 경기장 밖에선 응원은 하나 별로 신통치 않아서인지 신바람은 나지 않았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우리 몇 명의선수들이 상대방 골대를 향해 들어가더니 보기 좋게 한 골을 넣는게 아닌가. 순간 몸이 용수철처럼 뛰어 오르다. 한 골을 넣어 1:1로 경기를 마치다. 다시 승부차기다. 이번에도 잘 해주기를 바랬지만 이건 워낙 운도 작용해서 아무도 에측을 못한다. 솔빛중이 먼저 차더니 그냥 두 선수가 두 골을 골대 위로 날려버린다. 2:0으로 앞서가더니 우리 선수도 실축을 한다. 결국엔 별 긴장을 하지 않고도 이기다. 이번 게임에선 어려운 위기를 몸으로 막아낸 골키퍼 8반 이주현이 큰 공을 세우다. 경기장 밖 시민들이 구경을 하는데 전주시민이라고 우리 편이 아니다. 전주 소재 중학교를 응원한다. 그래도 보란 듯이 이기고 4강에 오르다.
내일은 서전주중과 완산클럽 선수들 중 이긴 팀이 덕진 체련공원에서 우리와 준결 진출을 두고 격돌을 한다. 내일 경기가 기대된다. 그동안 이렇게 라도 올라온 것이 다행이다. 우리 학생들에게 내일은 덤으로 즐기라고 한 마디하고 자리를 뜨다. 오늘이 있기까기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크다. 먼저 담당선생님의 공이 크다. 방학이라 이런 일이 귀찮다고 생각하고 적당히 하고 갈 분도 있을지 몰라도 복선생님은 우리 학생들을 최선으로 지도해서 이 자리까지 오른 것이다. 또 동원이네 가족이다. 이런 축구대회라면 만사 제두고 찾아오셔서 물심양면으로 많은 것을 지원해주셨다. 동원이 아버지는 익산에 오기 전 계북에 있었는데 계북중 출신으로 동문일도 아주 적극적이시다. 인연도 이렇게 이어져서 좋은 만남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학생의 어머니도 오셔서 응원을 열심히 해주신다. 협력해야 선을 이룬다더니 주위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이런 작은 경기의 승리도 성취된다.
운동 경기는 많은 것을 가르쳐줌을 뼈저리게 느끼다. 우리 인간들이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반드시 접하고 실제 꼭 필요로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운동이다. 지덕체가 아니라 체덕지라고 하지 않는가. 튼튼한 체력 바탕위에 지력도 정신도 건전해진다. 그래서 건전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속담이 있다. 우리 어양학생들은 체덕지가 균형잡인 전인교육으로 성장하는 인재가 되길 바란다.
2013. 7.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