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경쯤 복일권 체육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오다. 그렇지 않아도 맘속으로 축구장을 갈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내용인즉 오늘 치러지는 축구경기에 대해서다. 어제 복선생님으로부터 오늘 12시 20분쯤 1차 예선이 치러질거라는 얘기를 듣고 왔는데 조금 앞당겨진다는 것이다. 약 30분 앞당겨져 12시 이전에 경기가 시작한다는 정정 내용이다.
오늘부터 29일 월요일까지 2013년 청소년 클럽대항 생활체육대회가 전주시 일원에서 펼쳐진다. 축구와 농구 두 종목의 경기가 전라북도 체육회 주관으로 치러진다. 청소년들의 심신단련과 건전한 여가 선용이라는 목적으로 퍽 학생들에게 유익한 경기가 치러진다.
방학이 19일 시작이 되었는데 바로 22일부터 뙤약볕에서 축구 연습을 하였다.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날씨인데도 우리 학생들이 열심히 연습하였다. 학생들은 공차는 것이 좋아서 하지만 체육선생님은 운동장에서 학생들 지도가 고역일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평소 솔선수범하고 사제동행하는 선생님이시다. 학생들을 자상하게 지도해서 우리 학부모님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분이시다.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빼는데 실갱이를 하다 좀 지체를 해서 내심 경기는 시작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전주페이퍼 잔디구장에 도착을 하니 막 시작하려는 듯 축구선수들이 본부석을 향해 열을 지어 있다. 차를 주차하고 우리측 응원팀이 있는 곳으로 가니 복선생님이 사이드라인에서 목청을 돋구워 학생들 경기를 코치하고 있다.
상대는 전주서신중이다. 2학년이 주축이다. 영현이 얼굴도 보이고 동원이도 보인다. 응원석엔 항상 경기가 있으면 오시는 동원이 엄마와 그 동생이 와 있다. 좀 얼굴을 돌리니 동원이 아버지라고 인사를 한다. 아니 동원이 가족은 총출동이다. 진곤이는 후보라서 인지 축구장 옆에 앉아 있다.
서신중 학생들은 체격이 크다. 체격면에서 밀리는 것을 우리 어양 선수들은 부지런히 뛰어서 열세를 극복하는 거 같다. 복선생님이 목 터져라 지시를 한다. 나도 너무 흥분하면 안되겠다 싶어 처음엔 체면차리기 위해서라도 조용히 앉아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벌써 열이 달아 자리에서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했다. 가금씩 한마디씩 외쳐기도 했다. 어양 화이팅이라고. 동원이가 수비에 가담해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생각했는데 얼마후 보란듯이 한 골을 넣는다. 공방전을 벌이다 전반전을 마치다.
마치자 마자 복선생님이 학생들을 불러들인다. 그리고서 전반전 아쉬운 점을 계속 학생들에게 지시한다. 나도 한마디 덧붙였다. 한 골 넣었다 방심하지 말라는 뜻으로 1:0으로 이기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0:0이라고 생각하고 심기일전해서 후반전 뒤어보라고 주문하다. 우리는 몇 차례 위기를 맞았으나 그 때마다 고맙게 오프사이드를 부른다. 한 번 두 번 그 뒤는 위기를 맞는다 해도 별 걱정을 않했다. 우리는 두 차례 골을 넣은 기회를 놓쳤다. 그렇게 해서 1:0으로 서신중을 물리치고 내일 16강 경기를 갖는다고 한다.
난 만족한다. 한 게임만 이겨도 좋다. 우리 어양 학생들이 자랑스럽다. 거꾸로 생각하면 첫 게임에서 졌다고 생각해보자. 얼마나 억울하고 분통터지는 일인가. 한 게임 이겼다는 것 만으로도 우리 학생들이 자신감을 가질만하다. 평소 말썽을 부리는 거 같은 키 작은 2학년 성민이가 운동장에서 부지런히 뛰는 모습을 보고 대견스러했다.
청소년 클럽대항 생활체육대회 아주 좋은 대회다. 학교가 폭력으로 얼룩지고 있고 학생들 탈선도 자행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폭력을 잠재울수 있는 비결도 이런 대회를 만들어 다른 곳으로 분출하는 학생들의 에너지를 이런 쪽에서 분출하게 하면 아주 좋은 인성교육의 장이 되리라 생각해본다. 우리 어양 학생들의 질주가 어디 가서 멈출지는 몰라도 연습을 하고 준비를 해서 이 대회에 참가했다는 것만으로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도 남았다고 본다.
오늘 여기는 축구장이고 농구도 출전을 했다. 강당에서 우리 학생들이 땀을 많이 흘렸기에 좋은 성과 기대해본다.
어양 축구팀 화이팅!
어양 농구팀 화이팅!
2013. 7.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