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중한게 뭔디!

등경 2018. 7. 11. 20:30

중한게 뭔디!

오늘은 소학 강의가 끝나는 날이다. 나는 올해 배우기 시작하여 뒷부분 조금 배우고 마치다. 처음부터 배운 분이 이야기를 한다. 약 3년 반 동안 배웠다고 한다. 소학 선행편 76장을 하고 마무리하다. 몇 쪽 남기고 2학기 개강으로 마무리를 미루다. 인근 음식점에서 회식으로 마무리하다.

오늘 배운 내용 중 감동을 주는 내용이 있다. 내용인즉 다음과 같다.
「서적 중거가 처음에 안정호 선생을 따라 배웠는데, 마음을 침잠하고 힘써 행하여 다시 벼슬에 나아가려 하지 않았으며, 그의 학문은 지성을 근본으로 삼아 어머니를 섬김에 지극히 효성스러웠다. 스스로 말하기를 “처음 안정 선생을 뵙고 물러나올 때에 머리 모양이 조금 기울었는데, 안정이 갑자기 큰 소리로 ’머리 모양은 바르게 해야 한다.‘고 말씀하였다. 나는 인하여 스스로 생각하기를 ’다만 머리 모양이 바를 뿐만 아니라, 마음 또한 바루어야 한다.‘고 여겼다. 이로부터 감히 나쁜 마음을 두지 않았다.” 죽자, 시호를 절효 선생이라고 하였다.」
주자 집해에 주자가 말씀하였다. “이러한 사람은 모두 자질이 아름다워서이다. 그러므로 한 번 다스림에 곧 돌이켜서(一撥便轉) 종신토록 악행을 하지 않은 것이다.”

오늘은 오후 고문진보 강의를 듣고 저녁 때쯤 돌아오다. 남편이 오늘도 하루 종일 밖에 나갔다가 늦게 들어오는 모양도 기분 좋은 모습은 아니었던 같다. 아내는 딸아이에게 보낼 국과 반찬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어제 인천에 가서 일하고 있는 딸의 반찬 걱정을 했다. 저녁을 먹고 복숭아 하나를 먹고서 껍질 등을 손으로 만져 버렸다.

오늘 쌓인 감정이 폭발한듯 하다. 전혀 도와주지 않고 베짱이 노릇만 하는 남편이 야속하기도 했을법 하다. 나에게 세상 살면서 “중요한 게 뭐냐고 한다.” 이 세상 먹고 사는 것 중요하다고 한다. 정년 퇴직을 하고 한량 처럼 노는 내가 한심했던 모양이다. 인생이 언제까지 좋은 것으로만 머물러 있는 게 아니다. 나이가 들면 병들고 죽는다. 누가 먼저 죽을 지 모른다. 아내는 그걸 걱정한다. 아내가 먼저 천국엘 가면 나는 혼자 남게 되는데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 나를 걱정해준다. 뭐가 중한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국 하나 끓일줄 모르는 나, 반찬은 아예 아무 것도 하나 할 줄 모르는 나, 세탁기도 돌릴 줄 모르는 나 정말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 나다.

그런 나에게 배운 내용이 산처럼 다가온다. 한번 다스림으로 곧 돌이킨다는 ‘일발변전’이라는 단어다. ‘중요한게 뭔디 먹고 사는 일이지. 그래서 살림을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오늘 이 말이 일발변전으로 다가가길 바란다. 이번 주 방학을 하면 살림에 관심을 가져보자. ‘두용직(頭容直)하라’ 이 한 마디처럼 ‘뭐가 중한디. 중한 것은 살림이야’ 이 말 한 마디가 내 삶이 바꿔지길 바란다.

2018.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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